| 새로운 플레이어들 등장? 어쩌면 영상감시 시장 자체의 확대 | 2016.10.18 |
궁극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경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구글과 MS, 아마존 등 대기업들이 슬금슬금 보안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원래 카메라 회사였던 캐논이 어느 날부터 보안 시장에 더 욕심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도 이미 다뤘다. 이번에 인터뷰를 진행한 코그니티브(Cognitive) 안면인식 기업은 인터뷰 중 “설마 구글이 우리 직업을 뺏으려 들겠는가”라고, 모호한 낙관론을 펼치긴 했지만, 더 솔직한 뉘앙스는 ‘안 그러길 바란다’에 가까웠다. ![]() 별을 만드는 사람들 요즘은 하늘에 박힌 별을 육안으로 관찰하기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그래도 그 두꺼운 오염물질들을 뚫고 우리 눈에 도착하는 빛이 하나둘 있는데, 실망스럽지만, 그 별처럼 보이는 반짝이들은 거의 인공위성들이다. 은행 창구마다 CCTV가 달려 있고, 주차장 구석구석 감시 카메라가 눈을 번뜩이고 있다면, 이 위성들이야말로 ‘지구촌의 CCTV’ 역할을 한다. 게다가 여태까지 인공위성은 돈 많은 정부만 하늘에 쏴 올리는 것이었는데, 요즘은 사기업들도 위성을 띄워놓는다. 물론 위성을 머리 위에 띄우는 건 어마어마한 돈과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아이폰이 스마트폰을 크게 유행시키기 시작하면서 사정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 NASA의 엔지니어인 윌 마샬(Will Marshall)과 크리스 보슈이젠(Chris Boshuizen)은 어느 날 “손바닥 위의 핸드폰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태양전지판과 궤도를 유지하는 운항 시스템만 첨가하면 인공위성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뉴스위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전력도 있고, GPS도 있고, 배터리도 있고, 송수신기도 있고, 영상도 촬영할 수 있으니, 아이폰을 위성 대신 띄워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순수 컴퓨팅 파워 면에서는 핸드폰이 위성들을 압도하는 상황. 둘은 실험을 진행했고 가능성을 보는 데에 성공했다. 둘의 실험은 NASA의 프로젝트가 되었고 2013년 NASA는 구글 넥서스 1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내고 위성처럼 궤도에 무사히 오르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핸드폰이 위성이 된 순간이었다. 충격적인 건 비용이었다. 위성을 하나 쏴 올리는 데에 든 비용이 총 3,500불에 불과했다. 이에 보슈이젠과 마샬은 플래닛(Planet)이란 위성 회사를 설립했다. 핸드폰을 업데이트하듯, 핸드폰과 비슷한 위성도 업데이트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핸드폰 닮은 위성은 업데이트를 통해 더 나은 이미지를 전송하기 시작했다. 업그레이드는 계속되고 있고 영상은 더욱 좋아지고 있다. 질이 안 되면, 양으로 보충 그러나 아무리 업그레이드를 해도 핸드폰은 핸드폰. 정식 망원경을 장착하고 영상 및 이미지 송출을 목적으로 한 전문 위성들이 보낸 이미지에 필적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플래닛은 새로운 전략을 짠다. 바로 양(Quantity)이다. 이미지 생성 및 송수신의 가격이 낮으니 작은 사진을 더 많이 찍어내기 시작했다. 애초에 ‘몹쓸’ 해상도 수준이 아니었으므로 가능한 승부수였다. 북극부터 남극까지 셀 수도 없는 많은 사진을 찍고 그 데이터를 프로세싱하니 상세하고 깨끗한 지구 표면 이미지가 완성되었다. 핸드폰이 지구 전체를 ‘영상감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마침 인공지능이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이미지 속에서 내 친구 얼굴을 정확하게 짚어냈고, 각종 카메라는 렌즈 위에 비친 사람들의 얼굴에 네모박스를 그려냈다. 이걸 값싼 인공위성이 보낸 수많은 이미지에 적용했더니 석유 실린더를 찾아내고, 야구장이 몇 개인지 정확히 셀 수 있게 되었고, 지구 위에 살아있는 거의 모든 사람의 수까지도 계수가 가능하게 되었다. 여기가 영상감시 시장이 확대되는 대목이다. 석유 실린더와 중국의 공장들로 보는 시장 흐름 위성이 보내는 구글맵 이미지나 그와 유사하거나 더 품질이 좋은 지구 사진 한 장을 따라잡으려고 보다 저렴하고 열등한 기계로 수백만~수천만장의 작은 사진들을 찍어 이어 붙였더니 세상이 더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고, 때마침 그 세상이란 곳에서는 기계가 똑똑해지기 시작했더라, 라는 게 여태까지의 내용이다. 더 풍부하고, 풍부하기에 더 자세한 이미지를 똑똑한 기계가 알아보고 숫자를 세기 시작한다. 원래 기계는 숫자만큼은 굉장히 정확하게 다루는 종족이다. 전 지구적인 범위의 주제를 가져가려면 비용이 꽤나 많이 들던 통계 자료가 비교적 싼값에, 더 정확한 값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뜻밖에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석유 산업이 이 핸드폰 사진 때문에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석유는 출처는 매우 한정적인데 쓰이는 곳은 너무 광범위한 특이한 광물이라 시장이 매년 요동치는 격동의 분야다. 보통의 시장 경제론으로도 잘 설명이 안 되고, 그렇기 때문에 슈퍼 파워들도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는데, 딱 하나 석유가 얌전한 곳이 있으니 바로 저장 실린더다. 게다가 석유를 저장할 때 생성되는 가스는 폭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실린더의 뚜껑은 석유의 표면 위에 늘 떠 있게 되어 있다. 즉, 실린더는 절대 잠그지 않기 때문에 뚜껑의 위치가 곧 석유의 양을 표시하게끔 되어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전 세계를 한눈에 다 보고 뚜껑 높이를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면 전 세계 석유량에 대한 정보가 꽤나 정확하게 입수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석유 산업에서는 실린더에 들어 있는 석유량을 측정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띄워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그 정보는 석유를 통제하는 일부에게만 제공되고 있고, 이 정보가 있어서 그들은 석유 시장을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핸드폰이 하늘에 떠다니고 값싼 이미지들이 하늘로부터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이 중요한 정보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되어버릴 전망이다. 비슷하게 중국 전역의 공장 수와 위치를 파악함으로써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도 가능하다. 뉴스위크는 이런 이론을 실제로 사업화한 기업을 소개한다. 오비탈 인사이트(Orbital Insight)로, 이름 그대로 ‘궤도에서 온 통찰’을 수치화시키는 일을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미국 전역의 쇼핑몰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수를 일정기간 집계한다. 쇼핑몰에 주차가 많이 되어 있으면 수익이 높을 것이고, 적으면 수익도 적을 것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오비탈 인사이트는 이 이론이 예상이 아니라 ‘실제’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쇼핑몰들의 수익 그래프와 차량 수 그래프가 정확히 같은 패턴으로 오르내린 것. 이와 유사한 자료를 통해 여태까지 인류가 가지지 못했던 더 많은 ‘통찰’을 얻어낼 수 있다. 오비탈 인사이트의 이런 독특한 자료 생성 능력은 현재 금융 산업에서 많이들 활용하고 있다. 농업은 세계 평화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위와 비슷한 방법 혹은 원리로 농업 현황도 꽤 적은 오차범위 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먹거리 시장의 동향 파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물리보안 시장이 그토록 갈망해왔고 지금도 바라고 있는 세계 평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먼저 사람은 원래 먹을 것에 매우 민감한 생물체라는 건 풀어서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 넘어가겠다. 고대 전쟁의 역사를 보면 먹을 것을 스스로 생산할 줄 아는 국가의 정복 전쟁과 먹을 게 없어서 다른 나라를 정복해야만 했던 국가의 정복 전쟁은 잔혹함의 측면에서 너무나 달랐다. 후자가 훨씬 잔인했던 것. 평화스러운 정복 전쟁이 세상에 어디 있겠냐만, 굳이 비교하자면 먹을 것이 든든히 뒷받침될 때 조금 더 평화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예시가 될 수 있다. 좀 더 가까운, 우리가 다 아는 사건을 보자면 프랑스 혁명의 원인 중 하나가 기근이라는 주장이 있다. 더 최근에 터진 ‘아랍의 봄’ 사건 직전에 밀의 값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보코하람과 중동의 IS도 식량난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먹을 것만 있으면 평화가 온다는 건 아니지만, 사람을 너그럽게 만드는 데에 음식의 효과가 작다고 볼 수도 없다. 게다가 직접 식량 생산에 영상감시 위성이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캐나다의 파머스엣지(Farmers Edge)라는 기업은 위성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가지고 특수한 알고리즘에 적용시켜 토지의 흙 성분을 빠르게 파악한다. 그리고 이를 농장주들에게 전송해 가장 적합한 작물을 심게 하거나 궁합이 잘 맞는 비료를 쓰게 한다. 농사에 드는 비용이 절감하고 풍작 확률은 올라간다고 한다. 배가 부르고 사람들은 조금 더 편안해진다. 영상감시 시장은 디딤돌일지도 영상감시 기술은 보다 높은 곳에서, 보다 한 눈에 들어오는 정확한 정보를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자료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시장을 분석하고 지구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보물창고와 같은 기술이 되고 있다. 영상으로 감시하려는 게 범죄자들로 국한되지 않는다. 그러니 기존 ‘보안 산업’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업체들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영상감시 시장이 그런 업체들의 최종 종착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솔직히 보안 자체에 큰 관심이 없다. 다만 지켜보고 싶은 것들이 더 많아진 것뿐이다. 시장 분석과 관찰, 동향 파악은 어떤 경제체제에서도 필요로 하게 될 것이고, 그 궁극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기업들은 경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경로에 영상감시 시장이 있다. 여기를 통해 많은 사람이 지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땅 개발이나 신도시 건축으로 조용한 시골 골목이 대로가 되고 목 좋은 장사 터가 된 것과 비슷하다. 그 골목에 계속 있었던 사람들에게 선택지는 무엇일까? 선대 때부터 물려받은 땅을 비싼 값에 팔아 인생 역전을 하거나, 사람들을 우르르 쫓아가거나, 목 좋은 곳에서 새로 장사를 시작해보거나.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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