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정보화를 이룩한 IT 강국도 ‘보안의 대중화’라는 보안문화의 텃밭을 가꾸지 않는다면 향후 제2, 제3의 인터넷 대란을 맞아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2002년 온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한일 월드컵의 열기가 2006 독일 월드컵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금, 다시 한 번 온 국민의 가슴을 달구고,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붉은 악마가 되어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 전체가 축구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기보다는 월드컵이란 이벤트성 열정이라고 비난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얼마 전 영국의 한 방송은 “한국 프로축구는 여전히 발전하지 못했고, 관중도 없다. 한국 축구는 오직 대표팀으로 시작해서 대표팀으로 끝난다”고 전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국가대표팀에 쏟는 열정과 관심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큼 대단한 것이지만, 국내 프로축구 경기장을 본다면 그와 같은 비판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난 1983년 5월 ‘수퍼리그’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국내 프로축구는 1998년 ‘K리그’라는 고유 명칭으로 확정됐으며, 2006년 현재는 총 14개 팀이 리그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월드컵 때 열광하는 팬들과 국민들의 애정을 K리그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온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꿈★은 이루어진다’의 영광이 지속되려면, K리그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모두가 이야기했었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은 없으며, 이번 2006 독일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월드컵이 끝난 뒤 7월에 개막한 K리그에서는 최단기간(42경기) 100만 관중 동원, 하루 최다관중(12만 3,189명) 동원 등 새 기록들이 쏟아졌습니다. 한 달 동안 경기당 평균 관중 2만 4,910명이 몰려 2001년 경기당 평균 관중 수인 1만 1,036명의 배를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한국축구 4강 신화의 열기는 겨우 두 달 동안만 이어졌을 뿐입니다.
올 상반기 K리그는 뜨거운 월드컵의 열기와는 달리 팬들의 무관심 속에서 평균 관중 5,900여 명을 기록하며 전기 리그를 마쳤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축구를 사랑하고 한국축구의 발전을 바란다면, 많은 사람들이 각 구단과 선수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직접 K리그를 관람하는 ‘K리그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을 지켜보면서 저는 지난 2003년에 있었던 ‘인터넷 대란’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아침에 전국을 패닉 상태에 빠트린 인터넷 마비사태는 웹 브라우저는 물론, 이메일 전송 등 인터넷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전 세계 주요 인터넷망을 접속불능 상태로 만든 이 사태의 주범은 신종 웜 바이러스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인 SQL 서버의 보안허점을 이용해 급속하게 확산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초고속 정보화 구축사업으로 ‘IT 강국’이라는 자만심에 빠져있던 우리는 인터넷 침해사고에 대한 대응능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그리고 급속한 정보화에 비해 정보보안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정부와 각 기업들은 정보보안 강화에 열을 올리고 이를 실행하는 듯 했지만, 그 역시도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열기처럼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국민 모두가 월드컵이라는 이벤트성 열정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갖고 K리그를 활성화시켜야 월드컵에서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처럼 장기적인 계획아래 지속적인 사업 추진과 노력으로 정보보안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정보화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더욱이 정보보안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초고속 정보화를 이룩한 IT 강국도 ‘보안의 대중화’라는 보안문화의 텃밭을 가꾸지 않는다면, 향후 제2, 제3의 인터넷 대란을 맞아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글: 최정식 시큐리티월드 발행인>
[월간 시큐리티월드(inf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