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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암흑가 활동 해커도 ‘사이버전사’로 모집 2017.02.06

러시아 등 사이버 전쟁 강국들, 사이버부대원 모집에 총력

[보안뉴스 성기노 객원기자] 사이버 공간이 냉전체제 종식 이후 새로운 전쟁터로 바뀌고 있다. 사이버전쟁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특징 때문에 이를 자제하자는 합의나 협정 체결이 쉽지 않다. 명확한 물적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소국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강대국을 괴롭힐 수 있는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전쟁 수단으로 떠오른 사이버 군대의 규모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 사이버군대의 편제는 비밀로 돼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인 약 40만명의 사이버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국은 2010년 6월 사이버전쟁을 공식 교과로 채택했으며, 우리나라도 이 무렵 국가사이버사령부를 창설해 사이버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사이버 전쟁 강국은 대체로 군사강국과 일치한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러시아의 사이버 전쟁 의지는 그 어느 국가보다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신병모집관들을 통해 최소 3년 전부터 소셜네트워크에 눈에 띄는 광고를 게재하거나 암흑가를 샅샅이 뒤져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들을 광범위하게 모집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해커들을 공공연하게 공개적으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당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코더들을 헤드헌팅(스카우트)하고 있다”며 시인한 바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최대 SNS인 ‘브콘탁테’에도 해커 모집 비디오 광고를 게재한 바가 있다. 광고영상에는 군인 남성이 라이플을 책상에 내려둔 뒤 노트북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광고는 “대학을 졸업했거나, 기술적 전문가이거나, 지식을 써먹을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는 그대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며 “(과학부대 대원들에게는) 편안한 숙박시설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병역의무자는 과학부대 입대를 신청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의 공격적인 모집활동에 대학생부터 전문적인 코더에 이르기까지 인재들이 모여들었고, 이들 신병들은 전국 군부대에 신설된 과학부대와 군사계약회사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러시아는 ‘과학부대원’들을 모집하면서 암흑가 등 범죄집단의 해커들도 ‘불법’으로 모집해 충격을 주고 있다. 라트비아에 본사를 둔 독립 언론인 메두자(MEDUZA)에 따르면 ‘법적 문제가 있는 해커’들도 모집대상이었다는 것이다. 러시아에는 이미 사이버 세계에서도 마피아와 연계된 불법조직이 많은데 이곳의 ‘인재’들에게도 군이 눈을 돌리고 있는 얘기다. 사이버보안 기업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공동 창립자인 드미트리 알페로비치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체포된 뒤 감옥에 가는 대신 (과학부대에) 영입되는 경우도 많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전 세계 선진국들은 범죄집단도 가리지 않고 사이버 인재 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가안보국(NSA)이 벌써 수십 년째 대학가에서 프로그래머를 모집해 오고 있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이버 인재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이제 걸음마 수준이다. 사이버사령부가 민간영역에서 전문위원들을 특채로 모집하며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성기노 객원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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