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 궁금하세요?”
산업보안 분야는 갈수록 광범위해지고 있다. 주차관제, 출입통제, 영상보안 시스템 등 물리적 보안은 기본이 돼버렸고, 방화벽 설치, 바이러스 차단, 외장 드라이브 관리 등 네트워크 보안에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어디 그뿐인가. 화재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각종 장비시설물 등도 꼼꼼히 점검해야 하며, 기업의 자산과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해 직원들에게 교육시켜야 한다. 보안담당자들의 등골이 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보안 컨설팅 업체의 탄생은 시대적인 흐름이다. 각 기업체들이 보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이는 ‘운명’처럼 다가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앞서 말했듯 보안담당자들의 업무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으며, 그 범위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여건상 전문적인 보안교육을 받은 보안전문가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해 이들을 보안담당자로 고용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보안에 관심 있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차선책인 IT 보안담당자만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으며, 물리적 보안은 기존 경비업무를 담당하던 총무과에서 전담하거나 아예 신경 쓰지 않는 등 비정상적인 보안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가히 이상과 현실이 전혀 맞지 않은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허약한 기업보안문화 타파 나섰다
“기업의 보안이나 안전, 자산보호 등 보안업무를 하나로 통틀어 관할할 수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업보안 컨설팅 업체인 Hill & Associates의 전승훈 한국지사장은 기자를 향해 이렇게 말한 뒤 “하지만 애석하게도 국내 여건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전문가의 부족과 보안의식의 미성숙함이 합쳐져 허약한 기업보안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업보안 컨설팅 업체가 필요하다고 그는 역설하고 있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보안전문가가 없어서 기업보안을 강화하지 못한다는 말은 어찌 보면 핑계일 수도 있어요. 사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큰 고통이 따르거든요. 하지만 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보안을 강화해볼까’라고 생각하다가도 ‘어, 마땅한 보안전문가가 없네’라며 쉽게 포기해버립니다. 이는 아직 보안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으로밖에 볼 수 없죠.”
Hill & Associates?
그의 주장대로라면 전문 보안 컨설팅 업체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보안 컨설팅 업체’라는 단어는 아직 국내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최근 들어 보안 컨설팅 업체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그 전에는 그런 업체들의 존재이유도,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마디로 보안 컨설팅 업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보안의 필요성을 조금씩 자각하고 있는 요즘, 보안 컨설팅 업체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승훈 지사장은 Hill & Associates의 탄생과정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Hill & Associates는 영국의 Hill이라는 사람에 의해 1997년 창립된 업체입니다. 원래 Hill이라는 사람은 홍콩의 경찰간부였는데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고 난 후 보안 컨설팅 업체를 설립한 것이죠. 아시아에서 보안의식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발 빠르게 움직인 겁니다.”
현재 Hill & Associates는 아시아를 메인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경영에 있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험요소를 차단하기 위한 모든 분야를 업무범위로 하고 있다.
“각각의 전문적인 보안교육을 받은 400명의 보안전문가들이 Hill & Associates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컨설팅 의뢰가 들어오면 그 400명 중 상황에 가장 적합한 인원을 뽑아 한 팀으로 구성, 현지에 파견하게 됩니다. 상주인력은 별로 없지만 의뢰에 대한 컨설팅만큼은 세계 최고수준의 인력들이 맡게 되는 것이죠.”
“보안을 위해선 개인이 희생할 줄도 알아야”
전승훈 지사장은 매출의 70% 이상을 파트너 업체의 평판 조사가 차지한다고 밝힌다. 해외업체가 국내업체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기 전 Hill & Associates의 한국지사를 통해 국내업체가 정말로 믿을 수 있는 업체인지 조사해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의 이런 조사는 아주 일상적인 것이 된지 오래입니다. 외국기업들은 인력을 뽑을 때도 이런 규칙을 그대로 적용합니다. 국내기업 같은 경우는 이력서에 대한 조사를 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 같은 경우는 이력서의 진위여부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은 물론, 전 직장을 그만 둔 이유부터 시작해 어떤 회사에 다녔는지 등의 배경까지 조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생활침해나 인권침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보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그 정도는 모두들 수긍하는 편이죠.”
덧붙여 그는 “Hill & Associates 국내지사의 업무범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 뒤 “그 증거로 최근 기업체의 물리적인 보안체계 확립부터 경호, 보안교육, 네트워크 보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보안 컨설팅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전 지사장의 목표가 조금씩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전승훈 지사장은 국내의 산업보안의식에 불만이 많다.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안담당자들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면 출입통제를 강화한다는 것은 무조건 출입구부터 틀어막고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로 출입통제는 들어가야 될 사람을 제때에 들여보내 주는 것이 기본이 돼야 합니다. 물론 그 전에 사전 출입자 명단과 관리를 통한 체계적인 출입통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 돼야겠죠.”
“보안이란 아주 쉬운 것이면서도 어려운 것”이라고 말하는 전승훈 지사장.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교육을 받은 집단이나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토로하는 그다.
“지하주차장에서는 범죄가 자주 일어납니다. 이걸 막기 위해 CCTV를 설치하죠. 하지만 사각지대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CCTV를 더욱 늘립니다. 이런 악순환의 경험은 CCTV를 설치해본 보안전문가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겁니다.” 그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단순한 방법을 내놓았다.
“범죄를 막기 위해 CCTV도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도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로 통하는 벽을 통유리로 바꾼다거나 주차장의 조명밝기를 한 단계만 올려도 범죄가 상당부분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조사결과 범죄자들은 어두운 벽 뒤에 숨어서 피해자를 기다린다는 것이 밝혀졌으니까요. 보안은 전술과 전략입니다. 생각하고 앞서나가야 산업스파이든 범죄자든 이길 수 있는 겁니다.”
천직을 얻은 즐거움, 그리고 자부심
전 지사장은 일이 즐겁다. “아침에 일어나면 마치 애인을 만나러 가듯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오늘은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해결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아요. 마치 즐거운 놀이를 하러 가듯이 말이죠.”
하지만 그도 처음부터 Hill & Associates라는 회사에서 보안 컨설팅이라는 업무를 담당한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도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이 있었던 것이다.
“국내 모 기업체 인사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벤처열풍이 불어서 지인들과 사업도 했었죠. 물론 본전도 못 찾는 신세가 됐지만…. 아무튼 그 이후로 내가 진짜 좋아할만한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에 빠졌죠. 그런 와중에 알게 된 것이 보안 컨설팅이고, Hill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그에게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자부심이 넘쳐나고 있었다. 천직을 만난 사람의 행복한 얼굴이 이런 모습일까?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자신의 업무를 자랑하듯이 쏟아내는 그를 보면서 행복이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차~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전승훈 지사장이 본지의 독자들에게 반드시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보안업무는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어떤 전략과 방법으로 이루어지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서 보안은 반드시 필요한 업무라는 이 사실 하나만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 준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성숙한 보안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월간 시큐리티월드 김용석 기자(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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