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해킹으로 작계마저 ‘다운그레이드’해야 한다? | 2017.04.05 |
초보적인 해킹 기술에 뚫린 국방부...해이한 보안 인식이 문제
전쟁 시 필요한 작전들 전부 노출돼 군사력 약화 초래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지난해 국방부는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킹 세력이 국방통합데이터센터 서버를 통해 국방망에 침투, 각종 군사기밀과 자료를 빼낸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해킹에 감염된 컴퓨터는 모두 3200여대로 국방망 PC는 700대, 군 인터넷 PC는 2500 등으로 파악됐다. 국방의 핵심부가 북한 해킹에 뚫린 점이 드러나자 정치권도 발칵 뒤집혔다. 지난해 말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진영 의원은 “가장 기본적이고 초보적인 해킹에 국방부가 뚫렸다. 창피한 줄 알아라”고 일갈했다. ![]() ▲ 경례만 잘한다고 군기가 사는 게 아닌데... 더구나 국방부 장관의 보안의식도 심각하게 해이한 상태다. 이철희 의원이 “장관 컴퓨터도 뚫린 것이냐”라고 묻자 “공개적으로 확인해줄 수는 없는 점을 양해해 달라. 하지만 나는 국방망을 쓰지 않기 때문에 설령 뚫렸다 해도 거기서 가져갈 것은 없을 것이다”라고 답변해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해킹 당한 것 자체를 부끄러워해야 하는 국방부 장관이 별로 중요한 자료가 없으니 뚫려도 괜찮다는 식으로 발언하자 질의하는 의원들도 어이없어 하는 듯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당시 국방부 내부전산망 해킹 논란에 대해 한민국 국방부장관은 “그런 비밀 자료가 있지만 그렇게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자료는 아니라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답변도 ‘거짓말’인 것이 드러났다. 최근 KBS가 입수한 지난해 해킹 유출 자료를 보면 기가 막히는 일이 일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창군 이래 처음으로 국방부 내부 전산망이 해킹된 것도 충격이었지만, 유출된 군사자료 중에 당초 군당국 설명과는 달리 1급 기밀인 ‘작전계획 5027(이하 작계 5027)’도 일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나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작계 5027은 북한의 기습도발이나 전면전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한미가 연합으로 대응하는 군사작전 내용이 담겨 있다. 작전계획 5027은 북한의 선제공격과 우발적 도발 등에 대응한 미군의 전시 증원 계획이 담긴 핵심 작전계획으로, 작계 5027이 북한에 유출됐다면 남침 대비 방어 계획이 고스란히 적에게 넘어간 게 된다. 작계 5027에는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해 일자별 미 본토 병력 등의 증원 계획, 전투기와 전자전기 등 공군 증강 계획, 항모와 이지스함 전개 계획 등도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유출될 경우 최고의 군사기밀인 아군 병력과 장비의 이동 경로가 적에게 노출될 위험이 있다. 해킹된 군 내부망은 작전계획이 담긴 ‘전장망’과 작전 이외의 정보를 다루는 ‘행정망’으로 나눠 사용되는데, 관련자들이 두 망을 혼용해 사용한 것이 화근이 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국방부 장관의 ‘중요한 건 털린 게 없다’는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일반 기업도 아니고, 국가의 군사기밀을 다루는 국방부의 보안 의식이 이렇게까지 허술한 것인지, 보안업계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방부는 조만간 조사 결과를 공식 브리핑할 예정이며, 이달 중순까지 관련자들의 징계 수위를 검토할 계획인 가운데 작전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등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작계’에 있다. 이번에 작계가 유출됨에 따라 그 수정이 불가피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미 군 당국이 작전계획을 수정한다 해도 유출된 작계가 가장 최적화된 전쟁 대응 시나리오임은 명백한 사실이다. 아무리 작계를 수정한다고 해도 최적화된 기존 작계만큼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작계가 유출되는 바람에 그것보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군사작전계획으로 ‘다운그레이드’해야만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보안문제는 한번 뚫리고 나면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이번 국방부의 해킹 논란은 한국의 군사력마저 약화시키는 최악의 결과를 낳고 있다. [성기노 객원기자(kin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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