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서 새로 등장한 정부 관련 자료 사이트, 기대치는? | 2017.04.19 |
MS의 전 CEO가 시작한 USA팩츠...수많은 자료에서 의미 캐내
이미 가짜 뉴스와 음모론 생성 막을 수 없어...큰 변화 기대하기 힘들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임 CEO인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가 꾸린 벤처 기업은 선거철마다 누군가 들고 나오는 문구인 “정부도 사업체처럼 운영되어야 한다”라는 개념을 독특하게 응용해 사업 모델로 도입했다. ![]() 이 “정부를 사업체처럼 운영하라”는 주장의 핵심은 세금을 투명하게 사용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 달라는 것이 하나고, 한정적인 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라는 것이 둘이다. 이 옳은 소리가 왜 이행되지 않는 것일까? 돈을 효율적으로 쓰기 시작하면 일부 유권자의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하나고, 정부는 이윤을 위해 움직이는 집단이 아니라는 것이 둘이다. “정부를 사업체처럼 운영하겠다”는 공약 때문에 당선된 정치인은 이 두 가지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는 부랴부랴 새로운 정부 프로그램을 후원하거나 시작해 자기에게 도움을 준 자들에게 떡고물을 던져주면서 달래지만, 애초에 이런 목적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돈 먹는 하마로 종결되는 게 보통이다. 효율과 투명성이 뭐 어떻다고? 현실은 이렇지만, 정부의 예산 운용 현황을 보고 싶은 생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세금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동시에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혹은 자기가 종사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지원금이 삭감되는 건 원치 않는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 발머는 사업 운영에 필요한 도구를 활용해 정부의 예산 운용 현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사업 운영하는 것처럼 국가 현황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 서비스는 현재 USAFacts Institute(이하 USA팩츠)라는 이름으로 제공되고 있다. 발머의 벤처기업과 펜실베이니아의 와튼 스쿨, 린치버그대학, 스탠포드 대학교 경제정책연구소가 합작해서 만들었다. 발머는 이 프로젝트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는 소문이다. USA팩츠라는 서비스가 지향하는 건 ‘사용자가 미국 정부의 예산 운용 현황을 찾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정부가 필요한 돈을 어디서 얻는지, 그 돈을 어디에 쓰는지, 정부가 쓴 돈은 어디로 퍼져 가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두었다는 뜻이다. 이 자료들은 두 가지 종류의 문건들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하나는 미국 헌법의 서문이며, 다른 하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10K 양식(연간보고서의 일종)이다. 둘 다 대중에게 공개된 것들이다. USA팩츠의 웹사이트에는 발머와 그의 아내가 투자에 대한 고심을 했었다는 이야기가 소개된다.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지 판단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발머는 정부의 투자 현황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9만여 개의 관할권과 2천 3백만 명의 공무원들로 구성된 거대 조직을 다루려면, 일종의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헌법, 특히 헌법 서문처럼 안성맞춤인 것이 없었죠.” 그의 설명이 계속된다. “헌법 서문에 따르면 정부의 네 가지 임무가 나와 있습니다. 1) 정의를 실현하고 국내 평화를 유지하는 것, 2) 공동의 방어책을 강구할 것, 3) 국민의 안녕을 꾀할 것, 4) 우리 자신의 안전과 풍요를 추구할 것입니다. 세세한 정책과 지지하는 정당은 각자 다를지 모르지만 위 네 가지가 정부의 주요 할 일이라는 것에는 아무도 반대할 사람이 없는, 가장 보편적인 프레임워크입니다.” 그래서 USA팩츠 사이트에서는 헌법의 가치에 따른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반인이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 경찰이 얼마나 범인들을 체포하는지, 외국인에게 비자가 얼마나 발급되었는지 등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는 것이야 우리나라 통계청도 하는 일이다. USA팩츠 사이트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결정권자들과 유권자들이 어느 부분에 투자가 필요하고 어느 부분에 삭감이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기도 했다. 발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 관련 데이터가 뒤죽박죽 섞여 있다”며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봐야, 유의미한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아무도 데이터를 정리해주지 않으니, 사람들이 자기 시각과 주장에 맞는 정보만 취사선택해서 짜깁기 하고, 그게 또 전파되어서 사실이 왜곡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국민들이 자기 입맛대로 데이터를 짜깁기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가장 ‘사업체답게’ 정부가 운영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대기업 간부들이나 각 부서 담당자들, 현장 근무자들 모두 자기 회사나 개개인의 능력, 비전, 진행하는 사업의 유효성 등을 증명하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이 바로 ‘편리한 정보만 수집해 짜집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고도 그렇게 만들어지고, 홍보자료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유리한 정보는 좋은 데이터, 불리한 정보는 나쁜 데이터가 된다. 편향된 데이터가 쌓여갈수록 우리는 ‘큰 그림’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 대기업 내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사람들은 ‘데이터 사일로(data silo)’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는데, 한 조직 내에서 부서 별로 나뉘어 제각각 섬처럼 다른 데이터를 입맛대로 사용하는 현상을 그대로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내 필요와 처지에 따라 데이터의 좋고 나쁨을 판가름하는 태도는 안타깝게도 정부나 기업 모두가 갖추고 있고, 당분간은 계속해서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인다. 이런 때에 등장한 USA팩츠 서비스는 데이터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활용법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 하나로 전국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정부가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속도조차 제대로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 최신 데이터들의 생성 원천지를 USA팩츠가 발견한다고 해도, 현재의 열린 데이터 정책(Open Data Policy)과 비슷한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본다.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정부 기관들이 각자의 정의와 해석을 온갖 데이터에 붙여서 전혀 일정치 않은 시기에 공개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정책적으로 공개한다 해도 별 효용성을 갖지 못하고 있는데, USA팩츠도 나중에 가서는 비슷한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 거의 분명하다. 가짜 뉴스와 편향된 정부만을 바탕으로 한 음모론이 판치는 이런 상황에서 기대되는 건 ‘과연 저 혼돈 속에서 USA팩츠는 어떤 사실들을 사실로서 추려낼까?’쪽이다. 사실 확인이란 게,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가시성 확보라는 게 이렇게 어렵다. 글 : 짐 코놀리(Jim Connolly)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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