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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써보니] 우리은행 음성인식 AI 뱅킹, 소리(SORi) 2017.05.02

음성과 AI 기술 이용해 금융거래 실행하는 금융비서
기자가 직접 사용해보니...시작까지 너무나 먼 그녀(Her)


[보안뉴스 민세아 기자] 우리은행이 지난 3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뱅킹 ‘소리(SORi)’를 출시했다. 소리는 음성과 AI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의미를 파악해 금융 거래를 실행하는 금융비서다. 최초 이체 정보를 등록하면 보안카드나 인증서, 통장 비밀번호 입력 없이도 바이오인증 한 번으로 금융 거래가 쉽게 완료된다. 말하는 것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해진다니 새삼 기술의 변화가 놀랍다. 그래서 기자가 이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봤다.

▲ 제공: 우리은행


음성으로(Sound) 작동하고(Operate) 반응하는(Responding) 가상 친구(i-buddy)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소리는 우리은행 스마트뱅킹 앱 ‘원터치 개인’으로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우리은행 모바일뱅킹 이용자라면 이미 설치된 원터치 개인 앱으로 바로 소리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소리의 음성인식은 네이버의 ‘클로바(Clova) 플랫폼’을 이용한다. 소리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5S 이상이거나 삼성전자 갤럭시 S7, S7 엣지(edge), S8, S8 플러스, LG전자 G5, G6, V10, V20 모델이다. 기자는 아이폰6S 플러스로 소리를 이용했다.

음성인식 서비스인데 바이오정보는 왜?
소리를 만나기 위해서는 여러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게 귀찮았지만 음성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한다는 호기심이 더 컸다.

원터치 개인 앱을 설치하고 실행하니 앱 접근 권한 안내가 가장 먼저 떴다. 대화형 AI 뱅킹 소리를 위해 마이크와 음성인식 접근 권한을 요구했다. 로그인 후 메인화면 상단의 소리 아이콘을 클릭하면 소리와의 채팅창이 보인다. 소리가 음성과 문자로 동시에 “반가워요. 저는 인공지능을 갖춘 금융 친구 소리에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고 “인증 정보를 등록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네. 등록할게요’라고 말하거나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바이오인증 서비스 가입 화면으로 넘어간다.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왜 바이오정보가 필요한 건지 궁금했지만 우리은행의 설명을 들어보니 바이오정보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사용된다. 과거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생각나 하나뿐인 지문정보를 등록해야 한다는 점이 찜찜했지만, ‘이용자의 바이오정보를 저장하지 않으며 스마트폰에 등록된 바이오정보와 이용자가 제출한 바이오정보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 결과값으로 인증을 진행한다’는 안내를 받고 다소 안심했다. 사용자의 지문을 등록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가입 시점에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지문을 서비스 이용에 사용한다는 것이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 우리은행의 음성인식 AI 뱅킹 소리 이용과정[출처: 우리은행 모바일 뱅킹 화면 캡쳐]


우리은행은 4월 21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8의 홍채인식 서비스도 소리에 추가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8 사용자는 지문정보 대신 홍채정보로 바이오인증을 대체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 전 ‘소리 찾아 삼만리’
이 다음부터 7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 마치 은행에서 카드를 새로 만들 때처럼 ‘동의’의 연속이었다. ①바이오 기반 공인인증서 온라인 발급 사전 동의를 하고 ②유의사항 확인 ③약관 동의 ④본인 확인 ⑤PIN 비밀번호 입력 다음엔 스마트폰에 등록된 지문과 현재 등록자를 비교하는 ⑥지문(또는 홍채) 등록 ⑦OTP 발생기 비밀번호 입력 등을 거쳐야 했다. 기자는 OTP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OTP 발생기 비밀번호를 입력했지만 OTP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는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최종 등록까지 거쳐야 하는 단계가 많아 귀찮았지만 하나뿐인 바이오정보를 이용해 금융거래를 한다는 점 때문에 까다로운 절차가 조금 이해되기도 했다.

내 정보를 등록했다고 금융 서비스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음성으로 이체하기 위해 별칭으로 부를 수 있는 계좌 등록이 필요하다. 효도도 할 겸(?) 시험도 해볼 겸 ‘아빠’를 먼저 등록해봤다. 계좌 별명은 직접 입력하거나 음성인식이 쉬운 단어 목록 중 선택할 수 있다. 별명을 정하고 출금 계좌와 계좌 비밀번호, 입금 은행과 계좌번호를 적고 등록해 둔 바이오인증 PIN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이체 별칭이 등록된다. 등록 정보에서 이체 별칭과 함께 계좌주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서야 이체 별칭이 등록된 사람에게만 음성으로 계좌 이체를 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계좌로 이체를 하려면 매번 이체 별칭을 등록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 음성인식을 통한 모바일 뱅킹과 부가서비스[출처: 우리은행 모바일 뱅킹 화면 캡쳐]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했던가. 수많은 관문을 거치고 드디어 소리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후 소리의 안내 메시지를 들으며 아래의 마이크 버튼을 누르고 “아빠에게 10만원 보내줘”라고 명령했다. 내가 말하는 메시지가 하단에 텍스트로 보인다. 음성인식은 매끄러웠다. 소리가 ‘아빠’로 등록된 계좌의 정보와 이체 금액을 보여주면서 내가 요청한 명령을 확인했다. ‘보내줘’라고 최종 명령한 후 바이오인증 PIN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지문인증을 하면 이체가 완료된다. ‘벌써 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편했다.

이체가 끝난 후에는 받는 사람에게 우리은행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이용해 카드 형태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체 메시지를 받는 사람이 위비톡을 설치하지 않았을 때는 메시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향후 SMS로도 이체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음성 명령으로 계좌 조회, 환전, 공과금 납부 거래 등 총 네 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계좌를 보여줘”라고 말하면 내 명의의 계좌 목록이 뜨고 원하는 계좌를 지목해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달러로 50만원 환전해줘”라고 하니 현재 환율을 안내해주고 환전을 실행할지 여부를 묻는다. 마찬가지로 “실행해줘”라고 말하면 환전을 위한 창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환전 서비스는 음성으로 일일이 명령하기 어려워 결국 터치 방식으로 이용했다.

금융거래 외 부가 서비스는 ‘양념’
소리는 금융 거래뿐 아니라 개인별 맞춤 공지, 상품 및 서비스 안내 등 간단한 비서 역할도 수행한다. 우리은행 위비 모바일 플랫폼인 ‘위비뱅크’와 위비톡에서도 소리를 이용할 수 있다. 소리를 켜놓고 가만히 있으면 갑자기 끝말잇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슴팍’이나 ‘사냥꾼’이라는 단어로 시작하는걸 보면 실제로 끝말잇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보인다.

우리은행 측에 따르면 끝말잇기는 ‘펀(FUN) 요소’일 뿐 진짜로 게임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사용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진’ 기능도 있다. ‘(웹진)1년새 55%..국내 클라우드 시장 폭풍 성장’이라는 말풍선이 떠서 눌러봤더니 소리가 관련 기사를 보여줬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부가 서비스가 너무 많아 잡다하게 느껴졌다.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은행은 바이오인증으로 이용 가능한 금융 서비스를 더욱 확대하고 고객이 찾아보기 전에 먼저 고객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 거래와 외국어를 AI에게 학습시켜 모든 연령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안드로이드 폰은 ‘퀵 메뉴’ 기능이 있어 앱 실행 없이도 바로 음성 명령이 가능해 간편하게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

기자의 평가 : ‘얼마나 많이 쓰일까?’ 의문
기자가 소리를 사용해 본 결과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를 음성인식 서비스로 바꾼 정도로 느껴졌다. 음성인식 서비스라고 홍보하지만 사용하려면 인증을 위해 바이오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음성인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용하기 어려운 서비스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자도 처음에 “아빠한테 10만원 보내줘”라는 말이 어색해서 입에서 잘 떨어지지 않았다. 대화하는 듯한 양방향 교류의 느낌이 없어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말로 소리를 이용하기 어렵다면 텍스트로 입력해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자판을 치기 힘든 나이 많은 부모님이나 자주 이체하는 특정 계좌가 있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서비스다.

하지만 기자가 이용해본 결과 사람이 많은 곳에서 사용하기는 꺼려질 것 같고 말보다는 텍스트로 명령하거나 터치 방식의 기존 모바일뱅킹을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음성인식 활용도가 높은 곳은 문맹률이 높은 나라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의 필요성을 잘 모르겠다’는 기자의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문맹률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음성명령 서비스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더욱 매력적인 포인트가 필요해 보인다.
[민세아 기자(boan5@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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