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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받는 유진 카스퍼스키, “회사 소스코드 공개할 의향 있다” 2017.07.03

군 부대서 카스퍼스키 사용말자는 주장 후 CEO 적극 해명 나서
미국 정부, 암호화 해체 작업 시작하려 러시아 기업 선택했나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미국 군대 및 의회로부터 ‘러시아 정부와의 커넥션’ 의심을 받고 있는 카스퍼스키의 CEO 유진 카스퍼스키(Eugene Kaspersky)가 “미국 정부에게 소스코드를 제공해 조사받을 의향이 있다”고 AP통신을 통해 밝혔다.

[이미지 = iclickart]


미국은 지난 미 대선 때부터 러시아가 사이버 공격을 실행했다고 주장해왔고, 러시아는 텔레그램 메신저 서비스를 압박해 최근 일부 데이터를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시키는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검열을 강화했다. 이에 FBI가 비밀리에 카스퍼스키 미국 지사의 내부 직원들을 조사하여 러시아와 회사 간 연결고리가 있는지를 물었다는 소식이 전파되었고, 이에 민주당의 쟌 샤힌(Jeanne Shaheen) 의원이 국방부 내에서는 카스퍼스키 제품을 사용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유진 카스퍼스키가 KGB가 후원하는 학교를 다녔었고, 러시아의 국방부에서 근무한 적이 있기 때문에 FBI나 국회의 우려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었다. 샤힌에 따르면 국회의 많은 이들이 카스퍼스키를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이러한 주장이 통과해 실행될 경우 보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AP와의 인터뷰에서 유진 카스퍼스키는 “이전에 러시아 첩보 기관에서 일했던 자를 고용한 적이 있긴 하다”고 말했으나 그 목적이 “국가 기관에서 실시하는 정부 프로젝트를 잘 따내오고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이끌어오기 위함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카스퍼스키는 처음부터 ‘방어적인 보안’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누군가를 공격하는 게 자신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본지에서 지난 주 보도했다시피 이 사건은 미국과 러시아의 정치적 싸움에 카스퍼스키가 낀 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라이버시를 지키려는 입장과 암호화 기술에 개입하고 싶어하는 정부의 입장이 맞부딪힌 것이고 분석하기도 한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 IT 보안 기업’을 전면에 내세워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하기 위한 백도어 설치의 첫 걸음을 떼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해 FBI와 애플의 법정공방을 통해 테러 사건 범인이 보유하고 있던 아이폰을 조사하려는 목적으로도 기업의 협조를 얻어낼 수 없다는 걸 학습한 바 있다. 당시는 여론도 애플의 편이었다. 당시 FBI는 이름을 아직도 밝히지 않은 외국 업체의 힘을 빌어 문제의 아이폰 해킹에 성공했다.

‘보안’이나 ‘안보’를 위해 소프트웨어에 백도어를 심어 수사나 요주의 인물에 대한 추적을 용이하게 하겠다는 건 여러 정부들이 적극 주장해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주에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정부가 모여 ‘모든 IT 개발 업체의 제품에 백도어를 설치하자’는 내용에 합의하기도 했다.

그 동안 보안 업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오며 신뢰를 쌓아왔던 카스퍼스키의 거대한 명망이 러시아 대 미국, 혹은 프라이버시 대 안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한없이 작아 보인다. 미국 의회나 국방부에서 정말로 소스코드를 요청할 것인가. 이제 공은 미국 정부쪽으로 넘어갔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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