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독일이 헤이트 스피치 제재하는 ‘페이스북 법’을 통과시켰다 2017.07.04

독일, 소셜 미디어에 헤이트 스피치 미삭제 시 최대 5천만 유로 벌금
“표현의 자유 침해 VS 폭력 조장 방지”... 뜨거운 논란 속 법안 통과


[보안뉴스 오다인 기자] 독일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확산을 강력히 제재한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가 헤이트 스피치와 관련한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을 시 최대 5천만 유로를 물게 하는 법안이 독일 입법 당국에 의해 통과됐다.

[이미지=iclickart]


독일은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각),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상에서 헤이트 스피치를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명 ‘페이스북 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의 정식 명칭은 ‘네트워크 시행 법(Network Enforcement Act)’이며, 오는 10월 발효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가 헤이트 스피치, 폭력을 조장하는 콘텐츠, 또는 “명백히 불법적인(obviously illegal)” 콘텐츠 등을 24시간 내에 삭제하지 않을 시 최소 5백만 유로(약 65억 원)에서 최대 5천만 유로(약 650억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콘텐츠의 불법성이 분명한 경우 24시간 내에 반드시 삭제돼야 하며, 불법인지 아닌지 불투명할 경우 소셜 네트워크 기업이 최대 1주일 간 삭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독일이 이 같은 법안을 통과시킨 데엔 최근 유럽 국가들이 테러리스트 공격에 연이어 당하고 있으며 그 저변에 폭력적인 콘텐츠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포됐다는 사실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독일은 2015년 이래로 백만 명이 넘는 이민자를 수용하면서 자국 내에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반이민 정서가 온·오프라인 영역에서 범람하는 것을 목격해오던 터였다.

이에 독일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의 수장들도 폭력적인 콘텐츠를 제재하지 않는 소셜 미디어 기업에 벌금을 물리는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럽연합 또한 테러리즘을 조장하는 콘텐츠나 헤이트 스피치를 담은 비디오를 소셜 미디어 기업이 자체적으로 차단하도록 규제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법안의 통과로 인간의 기본 권리인 표현의 자유가 크게 침해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IT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에 따르면, 한 디지털 권리 단체의 상임 이사는 이번 결정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도매급으로 민영화한 사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콘텐츠를 삭제할 권한이 남용되면 사실상 공공기관도 아닌 소셜 네트워크 기업이 대중의 발언권을 제약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법안의 기틀을 잡고 통과까지 이끈 독일의 법무부 장관 헤이코 마스(Heiko Maas)는 “표현의 자유도 형법을 넘어설 순 없다”고 밝혔다. 마스는 “헤이트 스피치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소셜 네트워크 기업도 일반 언론사와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부 오다인 기자(boan2@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