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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권 이양은 천문학적인 국방비 부담이 관건 2017.07.05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전작권 이양의 의미와 과제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다. 애초 반미 정서가 강하고 북한에 호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미국이 싸늘하게 대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도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비교적 무난하게 국제외교, 특히 미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기고 귀국했다.

[이미지=iclickart]

미국과 합의한 내용 가운데 국방 분야는 사드배치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는 것과 함께 전시작전권 이양에 대한 합의였다. 전작권은 우리 군에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국방개혁과 함께 전작권 환수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자주국방이라는 개념과 함께 대한민국 군대의 위상과 자존감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전작권은 참여정부의 중요한 이슈였다. 하지만 보수층에서는 “아직 때가 이르다”며 전작권 이양을 반대했고 노 전 대통령 이후 이 문제는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제2기 참여정부를 표방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문제를 다시 꺼내 공론화시켰다. 국방부는 3일 한미 정상이 한국군으로의 조속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합의한 것과 관련, 전작권 전환을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토해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갖춰야 될 조건에 대해서 우리 군의 능력을 가속화해서 조기에 전작권이 전환될 수 있도록 그렇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채택한 ‘한·미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 지난 2014년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핵 미사일 위협 대비 능력 등을 조건으로 전작권을 전환한다고 한 합의에 대해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우리 군이 핵심적인 능력과 북한 핵 미사일 대비 초기 필수대응능력 등을 조기에 갖출 수 있도록 노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앞선 2014년 10월 SCM 합의의 조건을 유지하되 조속히 충족시키는 방안을 추진해 전환 시기를 앞당기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합의에서는 전작권 전환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으나 “대한민국과 동맹이 핵심 군사능력을 구비하고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할 때”라는 조건을 붙였다.

한미 양국은 당초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오는 2020년대 중반으로 예상했었다. 전작권 전환 조건도 ‘한국군의 연합작전 주도 능력 확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능력 강화’ ‘한반도와 주변 안보 환경 개선’ 등이 마련됐을 경우라는 3개 항의 단서를 달았다.

일단 우리로서는 미국과 전작권 이양을 ‘합의’한 것이 고무적이다. 하지만 ‘조건부 이양’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이제 미국의 ‘조건’을 얼마나 충족시키느냐에 달렸다. 다분히 자의적 평가일 수도 있다. 미국은 ‘한국이 연합방위를 주도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핵심 군사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조건 아래에서 전작권 이양을 합의해줬다. 한국이 연합방위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국방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미국이 거액의 국방비를 들여 전시작전권을 유지했지만 이제 우리가 그것을 가져오려면 미국에 버금가는 국방비를 들여야 하는 것이다.

우선 우리 군은 전작권 조기 환수를 위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위협에 대응한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스스로 방어할 능력을 보여줘야 전작권 이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이를 위해 내년도 국방예산을 전년보다 8.4% 증가한 43조7114억원으로 편성했다. 이 중 방위력개선비는 11.6%가 늘어난 13조6000억원이다. 향후 5년간 78조원이 넘는 방위력개선비는 킬체인과 KAMD 구축 등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과 전작권 조기 환수에 필요한 핵심역량 확보에 투입된다. 하지만 국방부가 향후 5년간 책정한 방위력 개선비 규모보다 예산의 추가 소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또한, 한·미 간에는 방위비분담금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미국 측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운영비와 전작권 전환에 따른 한미연합사 이전 비용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당장 내년부터 한미는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협상해야 한다. 국방부는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위해 올해 9월말까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전략을 짜 놓는다는 계획이다.

전작권 전환과 함께 문 대통령이 대선기간 공약으로 내건 군복무기간 단축과 봉급인상을 추진하려면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급지원병의 월급을 더 인상해야 하지만 현재 병사월급을 3년간 연차적으로 인상하기 위한 예산 3조 6108억원 외에도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해 쉽지 않다. 군 당국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투입되는 방위력 개선비가 향후 5년간 7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평균 국방비 증액 비율을 최대 8~10%로 늘려야 하지만 지난해 국내총생산,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2.6%에 불과하다.

전작권 환수는 우리 군이 장기적으로 반드시 실현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이는 두말할 것도 없이 자주국방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당장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국방비가 들어간다. 당장 미국이 지불하던 각종 비용을 우리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국가의 마지막 자존심인 전작권의 회수는 필수불가결하지만 그에 따른 국방비 부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전작권 조기 전환은 얼마나 많은 예산을 ‘조기’에 투입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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