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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사이버 동맹? 세계를 들썩인 트럼프의 트윗 2017.07.11

G20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트럼프, 사이버 동맹 가능성 시사
업계와 언론에서 비판 여론 강력하게 일어...트럼프는 ‘말만 해본 것’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토요일인 7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와의 사이버 보안 동맹을 맺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심지어 G20 동안 푸틴 대통령을 만나 얘기한 내용인 듯 해 신빙성도 높아 보였다. 그러나 몇 시간 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돌연 취소했다. 역시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이미지 = iclickart]


트럼프와 푸틴이 G20 정상회담에서 만난 건 사실이다. 이 두 지도자는 두 시간 15분 동안이나 대화를 나눴고 양국의 현재와 미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를 주요 대화거리로 삼았다고 한다. 이 대화 중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러시아의 해킹 공격 및 개입에 대해 물었고, 푸틴 대통령은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알려왔다. 그러면서 “절대로 뚫을 수 없는 사이버 보안 팀”이 “선거 해킹 등의 여러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지켜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트윗이 뜨자마자 러시아와 사이버 동맹을 맺을 생각을 한다는 것에 각계각층의 비판이 잇따랐다. 민주당과 공화당도 하나로 뭉쳤다. 어떻게 러시아를 신뢰할 수 있는가 묻는 여론과 함께 미국 정보 기관이 제시한 증거는 믿지 않는 것이냐는 분노에 찬 목소리들도 불거졌다. 유명 매체들에서도 빠르게 분석 기사와 칼럼들이 쏟아졌다.

반면 ‘트럼프의 트윗을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보안 업체 피델리스 사이버시큐리티(Fidelis Cybersecurity)의 존 밤베넥(John Bambenek)은 “정보를 다루는 전문가로서 트위터에 올라오는 내용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라며 “여기에 올라오는 내용을 대통령 선언문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러시아와 미국의 동맹이 만에 하나 실현된다고 했을 때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건 인정했다. “현재 세계의 사이버 보안 관련 사건사고는 대부분 미국과 러시아에서 발생하는 것이거든요. 둘이 사이버 영역을 합친다고 했을 때 업계에는 지각변동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사이버 파워’는 대부분 지하의 사이버 범죄자들과 연계되어 있기에 애초에 미국과 러시아의 결합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인 마이클 맥폴(Michael McFaul)은 러시아와 미국의 사이버 동맹에 대하여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러시아와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한다면, 미국의 사이버 보안 관련 기술과 능력을 전부 노출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러시아 정부도 마찬가지죠. 서로에게 위험천만한 길인데, 굳이 갈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신경 쓰지 마십쇼”
그렇게 매체와 업계가 이런 저런 의견으로 난리가 난 가운데 트럼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와의 사이버 동맹을 꼭 실현시키려고 트윗을 한 게 아니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러시아와 시리아에서 휴전 협정을 맺고, 그걸 지켜낸 것은 사실이지만 사이버 동맹은 “있을 수 없다(It can’t)”라고 말한 것이다.

한편 러시아의 외교부 장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Sergey Lavrov)는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부인을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CNN 역시 “당시 회담의 주된 골자는 ‘범인 색출’이 아니라 ‘관계 개선 및 전진’이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G20이 진행되는 동안 카타르 외교 단절 사태를 막기 위해 쿠웨이트를 방문했던 미국 국무부 장관인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은 “대통령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킨 것은 적절하고 올바른 것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 선거 개입 사건은 어차피 시원스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말거리로 남아있을 뿐이겠죠. 너희가 했다, 증거를 대라, 이러면서.”

밤베넥은 “워낙 트위터에 돌아다니는 정보들이 파편화되어 있고, 그냥 소문에 그칠만한 수준의 것들이 많아서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더 놀랍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미국과 러시아가 사이버 공간에서 협력해야 할 때가 오긴 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했다. “사이버 범죄와 기존 범죄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는다는 겁니다. 이 국경 없는 범죄가 지속되면 서로 다른 사법 시스템을 가진 국가들이 손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됩니다.”

물론 거기까지 가려면 외교적인 절차도 함께 밟아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먼 미래처럼 느껴지긴 한다고 밤베넥은 덧붙였다. “그러나 아예 불가능한 옵션은 아니라고 봅니다. 외교란 건 결국 ‘교환과 거래’거든요. 서로 철전지 원수지간이라고 해도 뭔가 교환할 게 생기면 언제나 손잡을 수 있는 게 국가들이고요. 미국과 러시아의 사이버 동맹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지금 당장은 기대하기 힘든 일이라는 것이죠.”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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