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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도네시아에 잠수함 수출’ 방산업계 신화를 썼다 2017.08.02

지난 2011년 1,400t 잠수함 3척 수주 이후 첫 결실
역대 방위산업 수출 단일계약으로 최대 규모...사업비 총 1조 2,000억원
기술 도입국에서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으로 ‘우뚝’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국내 최초로 잠수함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1천400t급 잠수함 3척을 수주한 바 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적인 잠수함 건조 강국인 프랑스와 독일, 러시아 등을 제치고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 단독 협상권을 따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때 총 사업비가 1조 2000억원(약 11억 달러)이었는데, 역대 방위산업 수출 단일계약 중 금액으로는 최대 규모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는 국산 중형승용차 7만 3000여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다.

▲ 지난 2016년 3월 국내 첫 수출 잠수함 1호함 진수식 모습[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2일 인도네시아 국방부에서 수주한 1천400t급 잠수함 3척 가운데 초도함의 인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인도식에는 리아미잘드 리아꾸두(Ryamizard Ryacudu)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잠수함은 40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1만 해리(1만8520Km) 정도의 거리를 중간기항 없이 왕복 운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거리는 부산항에서 미국 LA항까지 중간기항 없이 왕복으로 운항이 가능한 것이다. 잠수함의 생명인 뛰어난 수중 작전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수출을 우리 방산기술의 큰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설계 생산 시운전 등 모든 건조과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해 조선기술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잠수함 건조 기술력을 세계에 입증하고 수출까지 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수주한 잠수함 2번함은 연내 인도를 목표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에서 현재 건조 중이다. 3번함의 경우 옥포조선소에서 블록 형태로 건조한 뒤 인도네시아 국영조선소인 PT.PAL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해 201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향후 3척의 잠수함은 인도네시아 해상안보 및 영해수호 임무를 수행하며 최소 30년간 인도네시아 해군 작전에 투입된다.

잠수함은 현대전의 핵심 전략요소다. 적의 추적을 따돌리고 수중으로 잠항했다가 갑자기 나타나 적국의 물류 수송이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적인 전략 무기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로 우리나라와 우방국들이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지만, 지난해 북한이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탄도미사일(SLBM)이 ICBM보다 대응하기 더 까다로운 위협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게릴라식’으로 적의 후방에 침투해 미사일을 발사한 뒤 사라져버린다면 아예 어떤 적의 공격을 받았는지조차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잠수함은 군사력이 약한 나라라도 얼마든지 강대국을 괴롭힐 수 있는 전략 자원이다. ‘침묵의 암살자’로도 불리는 잠수함은 전면전에서의 전력 열세를 일거에 뒤집을 수 있는 대표적인 비대칭 전략 무기다. 북한이 잠수함 전력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웬만한 육상 기지는 미국의 인공위성 감시 시스템 하에 전부 노출돼 있기 때문에 잠수함으로 ‘숨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1987년 독일의 HDW(호발츠베르케-도이체 조선)으로부터 209급 3척을 구매한 지 무려 30여년 만에 해외 수출용 잠수함 건조와 인도에 성공, 당당히 잠수함 수출국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잠수함 기술 도입국에서 기술 수출국이 된 세계 첫 번째 국가이자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에 이은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이다. 세계 여러 나라가 잠수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그 가운데 고작 4개국만이 잠수함을 수출할 뿐이다.

우리나라는 1987년 독일 HDW 사의 209급 잠수함을 도입해 1993년 국내에 취역했다. 당시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해 간첩을 남파하는 등 위협을 받아 우리나라도 뒤늦게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 우리 정부는 독일의 209급 잠수함을 해안선이 복잡하고 수심이 낮은 한국 실정에 맞춰 개량하고, 기술이전을 하는 조건으로 도입했다.


이번 잠수함은 이후 끊임없는 개량을 거쳐 어뢰, 기뢰 등의 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8개의 발사관과 최신 무기체계로 무장한 공격형 잠수함이다. 우리나라는 1993년 장보고함으로 이때 당시 세계에서 43번째로 잠수함 보유국에 이름을 올렸다. 보유국으로서는 상당히 늦은 편이지만 그 동안 빠르게 기술개발을 이룬 결과, 잠수함을 건조해 수출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5번째 국가이고, 기술 도입국에서 수출국이 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방산업계에서는 ‘한국이 잠수함 기술 도입국에서 수출국이 된 데는 끊임없는 기술개량과 노하우 축적에 있었다’고 분석한다. 한국형 잠수함의 경우 핵 잠수함과 달리 디젤 잠수함이 기본형이라 소음이 적어 미국의 최신 잠수함인 시울프 다음으로 조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형 잠수함의 위력은 한·미 합동훈련에서 빛을 발하기도 했다. 1999년 서태평양 훈련에서 이천함이 SUT 어뢰를 발사해 표적함인 오클라호마시티를 격침(가상)시키는가 하면, 2000년 환태평양훈련에서 박위함이 총 11척을 격침 시킨 뒤 최후까지 생존하기도 했다. 이는 아직도 ‘밀덕’(밀리터리 덕후의 약자로 군사 마니아를 일컫는다) 사이에서는 레전드로 통한다.

한편,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인도식에 참석했던 인도네시아 리아미잘드 리아꾸두 국방장관 일행을 만나 인도네시아 측에 한국의 잠수함 추가 수주를 요청했다고 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최초 잠수함 수출이라는 계기가 있으나 휴가 중인 대통령이 주요 외교 당사국이 아닌 나라의 장관급 인사를 휴가지에서 일부러 시간을 내 만난 것은 이례적이다. 이만큼 대우조선해양의 잠수함 수출은 국내외적으로 상당히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군사적으로도 잠수함 기술개발의 축적은 ‘대양해군’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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