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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 때마다 논란 이는 전술핵, 도대체 무엇이기에... 2017.08.18

전술핵의 의미와 전술핵 재배치가 불러올 파장 짚어보니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정치권에 전술핵 재배치를 두고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주장도 제각각이다. 특히 여야끼리 또는 여권 내부끼리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국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의 방위권 측면, 전략적 측면에서 (주한미군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에서는 “북핵을 인정하면 북한은 그 즉시 핵보유국이 된다. 그렇다면 북핵의 핵폐기는 무슨 근거로 주장할 수 있냐. 이는 북한을 이롭게 만드는 주장에 불과하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 입장이다. 그런데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의 전술핵 배치에는 부정적이면서도 한·미간 낮은 단계의 ‘핵 공유’(공동자산화)를 주장한다.

[이미지=iclickart]

이렇게 여야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도 북핵 위협에 맞서 ‘공포의 균형’을 이룰 현실적 방안으로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청와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외교·안보 참모 중 한 명인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전술핵 재배치로 공격 능력에서 핵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비서관은 2년 정도 한시적으로 미국의 전술핵을 남한에 배치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수 있게 하는 협상용 카드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술핵이 도대체 어떤 무기이기에 이렇게 복잡한 주장들이 얽혀있는 것일까. 일단 전술핵의 개념부터 짚어보자. 전술핵이란 전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형 핵무기를 말한다. 여기서 전술이란 전투를 할 때 실제로 행해지는 방책 등을 말한다. 흔히 전략전술을 작전술의 2대요소라고 한다. 전략은 전술보다 상위개념으로서 전쟁의 종합적인 준비, 계획, 운용의 방책을 말한다. 이 개념을 핵에 대입해 보면 전술핵은 사용하는데 부담이 덜한 위력이 약한 핵무기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전략핵이라고 하는 것은 전쟁을 종결지을 정도의 매우 막강한 위력을 갖춘 핵을 말하며 한번 사용시 많은 부담을 안게 된다. 전략핵이 정치·외교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무기라면 전술핵은 실제 전투에 투입되어 승리하기 위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전술핵은 소규모 국지전에, 전략핵은 전면전일 때도 사용에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는 1958년에 시작됐다고 한다(지난해 9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미국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를 둘러싼 주요쟁점과 전망’ 보고서). 1958년 1월에 5가지의 핵무기를 들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Hohest John 지대지 미사일 △Matador 순항 미사일 △핵 지뢰 △8인치 곡사포 등이 당시 들여온 전술핵무기다. 이어 같은 해 3월에 핵폭탄을 들여왔다. 1960년 7월부터 1963년 9월까지는 △Lacrosee △Davy Crockett △Segergen 등의 지대지 미사일 체계가 한반도에 유입됐다.

1961년 1월에 대공 및 지대지 미사일 기능을 갖춘 Nike Hercules가 국내에 배치되는 한편, 1964년 10월에는 280㎜ 포 및 155㎜ 곡사포도 웅장한 존재를 드러냈다. 일설에는 전투기에서 투하되는 핵폭탄, 155mm와 8인치 포에서 발사되는 AFAP, 랜스 지대지 미사일용 핵탄두, 핵배낭, 핵지뢰 등 151~249발의 전술핵 무기가 한국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때 한국에 배치된 핵탄두는 총 950여기로, 한반도에 역대 가장 많은 핵탄두가 존재했던 시기다. 

한국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1970년대 중반 들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1976년 540여기에 달하던 핵무기는 1985년 150여기로 감소했다. 또 1991년에 한국에 배치된 핵무기는 100여기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미국은 탈냉전을 마치며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1990년 냉전 해체 후 미국과 러시아가 핵 군축을 위한 일명 ‘대통령 핵 구상’(PNIs)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91년 9월 27일 부시 미 대통령은 해외에 배치된 전술핵을 파기 및 감축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한국은 이에 맞춰 1991년 11월 18일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남북은 1992년 1월 14일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임동원 남측대표와 최우진 북측대표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문본’을 교환하는 행사를 했고 1992년 2월 19일 남북의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정식 발효됐다. 당시 전술핵은 92년 공동선언 발표 전인 전인 1991년 11월 한반도에서 모두 철수됐다.

한편, 지난해 9월에도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는 “미국의 전술핵무기(이하 전술핵)를 한반도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논쟁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그 뒤 흐지부지 되다가 올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격화되면서 또 다시 이 문제가 도마 위로 올랐다. 북한의 위협이 거세지면 ‘전가의 보도’처럼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튀어나온다. 정치인들도 앵무새처럼 지난해 읊었던 ‘성명’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그 사이에 북한은 어느새 미국도 어찌할 수 없는 핵보유국이 돼 버렸다. 한시적인 대처만 하다가 북한은 확실한 핵전력 우위국으로 올라서고 있다. 현재 정치권의 전술핵 재배치 논란은 탁상공론에 불과할 뿐이다. 북한이 이미 핵을 보유한 마당에 한반도 비핵화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일각에서는 “한국이 전술핵을 가지게 되면 미군과의 공동작전권을 가질 수 있고 최소한의 핵 자위권을 확보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경계하는 중국으로 하여금 더 강한 북한 압박에 나서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은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이다. 일본도 핵 무장을 하는 도미노 현상을 우려한다. 현재 우리 정부는 북핵 테이블에서 내놓을 카드가 별로 없다. 미국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안보 운전을 스스로 하겠다면 그 키 하나 정도는 쥐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전술핵 재배치 논의를 이번에야말로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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