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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성있는 납품 단가정책 필요" 2007.03.24

 

<인터뷰> 김재명 (주) 뉴테이크웨이브 대표


 

지난해 ‘대기업ㆍ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행위 방지를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벤처기업을 포함한 중소 IT 10여 개 회사가 참석한 그날 모임은 공청회라기보다는 대기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성토 대회장을 방불케 했다.


공청회 내용을 요약하면, “중소기업이 대기업 납품을 외면할 수는 없고, 거래를 하면 100% 적자가 난다. 그래서 정부관련부처의 중재ㆍ감독ㆍ보호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의 오랜 숙원이면서 끝까지 해결되지 않는 소프트웨어 제값 받기에 대한 불만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필자도 뒤늦게 백신시장에 진출한 벤처기업인으로 가격정책이라는 벽에 부딪혀 힘겨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중소업체를 대표해서 부당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납품현황에 대해 자사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현재 발견되는 바이러스는 일평균 400~500개 정도로 2002년의 36개, 2003년의 70개 대비 매년 100% 이상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회사가 목표로 하고 있는 감염후 치료보다는 감염전 예방을 구현하기 위해 3교대 근무를 하면서, 감염 의심 파일과 감염 파일 수천 개를 수집, 분석해서 하루에 10~20회 정도씩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업데이트 전에는 불특정 다수의 PC 어느 곳에서 발생할 지 모를 장애를 방지하기 위해 수차례 테스트를 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다량의 서비스를 하고서 그 대가로 대기업에서 받는 비용은 과연 얼마쯤일까? 놀랍게도 한국이 자랑하는 대기업 대다수가 PC 1대당 연간 겨우 몇백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분산된 사업장을 가진 기업이라고 가정했을 때, 초기 설치비용의 원가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셈이다.


대기업의 요구조건은 이것만이 아니다. 전담요원을 1~2명 배정 하거나 상주하길 원한다. 그 외에도, 커스트마이징 서비스, 실제 PC 대수의 약 50%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되 백신의 무기한 사용, 백신제품과는 전혀 무관한 자원관리 프로그램이나 데이타 복구 프로그램 등 관련 제품의 무상 납품 등 이다.


하지만 몇백원으로 백신을 사용하며 추가 제품과 또 다른 서비스를 요구하는 대기업의 입장은 너무나 떳떳하다. 대기업 납품만으로도 중소기업의 마케팅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기업에 납품한 것이 중소기업에게는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창출하기는 한다. 그러나 관공서에서 조차 조달청에 최저납품가를 등록시켜 중소기업을 보호하는데 반해, 대기업이 10분의 1도 못 미치는 비용을 지불하며 정부의 중소기업 보호정책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대기업·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행위’를 중소기업이 보고할 경우, 시정 조치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실성이 없는 정책이다. 어느 중소기업이 해당 대기업으로부터 영원히 낙인찍히는 것을 감수하고 정부에 보고하겠는가?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을 살리는 현실적인 방안 한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정부에서 각 소프트웨어 품목별 적정 납품단가를 조달청에 등록된 조달가격처럼 책정해서 대기업이 최소한의 적정비용을 지불하도록 유도하고 정기적인 감사를 통해 사후관리도 진행하는 현실적인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 더 이상 쥐에게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라’는 식의 보고만으로 대기업의 횡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수많은 기업들이 국내에도 많이 있다. 하지만 정부의 현실성 없는 정책과 대기업의 횡포라는 합작품으로 세계 무대에는 진출도 못해보고 국내에서 주저앉아 버릴 수밖에 없다면 그나마 몇 남지 않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희망인 IT 업계까지도 역주행에 동참하는 셈이 될 것이다. 하루 빨리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힘겨워하는 중소기업들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이 꼭 마련되길 바란다.

[월간 정보보호21c 통권 제75호(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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