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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K-2 흑표 전차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길 2017.08.23

엔진구동장치 ‘파워팩’의 국산화 지연으로 잇따른 문제 발생
현재 독일제 ‘파워팩’ 사용중...완벽한 국산부품으로 재탄생해야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전차는 위력이 큰 포나 기관총 등을 탑재하고, 두꺼운 장갑으로 방호된 차체에 도로가 없는 야지에서도 기동할 수 있는 강력한 추진기관과 주행장치를 지닌 전투차량을 말한다. 전차의 기원은 오래됐다. 현대적 전차는 제1차 세계대전 초에 기관총의 격파·방어선의 돌파를 위한 새로운 무기로 개발이 된 것이다. 1914년 영국 육군의 E.스윈튼 중령은 적의 방어선을 뚫기 위해 트랙터에 화포를 장치한 전차를 고안하게 되었다. 세계 최초의 전차인 마크Ⅰ이 완성된 것이다. 이것은 M1 전차라고도 불리었고, 무게 28t, 최고속도 6km/h, 항속거리 약 20km, 57mm포 2문과 기관총 4문을 탑재했다.


[이미지=iclickart]


제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많은 국가에서 전차의 개량·제작이 촉진되어 구조·성능 등이 자동차기술의 발달과 함께 향상됐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전격작전에 의해서 전차를 중심으로 한 기갑부대의 위력을 실증하게 되면서 각국은 전차를 개량하고 제조하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이 제작한 전차·장갑차는 2만 4000대 이상, 영국이 2만 대 이상, 소련이 제작한 것이 10만 대에 달했다.


당시의 대표적인 전차는 미국의 셔먼(무게 35t, 75mm포 탑재)·퍼싱(무게 43t, 90mm포 탑재), 독일의 타이거(무게 57t, 88mm포 탑재)·타이거 Ⅱ(무게 70t, 88mm포 탑재), 소련의 T-34(무게 28t, 85mm포 탑재) 등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1950년대 전술핵무기가 개발되면서 핵폭발로 발생되는 폭풍·열·방사선에 견디면서 살아남아 방사선 오염지대를 돌파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전차뿐이라는 견해 때문에 전차에 대한 새로운 존재가치가 부여됐다. 우리 군 또한 전차의 이런 전략적 가치를 일찍이 깨닫고 국산전차 개발에 주력해 왔다. 우리 정부는 육군 전차 개량 사업을 벌여서 K-2 전차를 개발했다. K-2 전차는 기존 전차 대비 성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킨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육군 전차로 일명 ‘흑표’로도 불린다. 지난 8월 2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강원 홍천군 육군제11기계화보병사단(사단장 박주경)을 방문해 K-2 흑표 전차에 대한 브리핑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렇듯 육군이 자랑하는 흑표는 전차가 흔들려도 포탄 장전과 발사가 쉽고, 언덕에 가려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을 공격하는 데 효과적이고, 헬기를 공격하는 능력도 뛰어난 전차다. 자세제어, 야지주행속도, 심수도하를 포함한 지형 극복 능력을 구비해 전투 가능 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신형 전차 포탄을 적용해 적 전차 파괴 능력을 크게 높였다. 승무원은 3명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K-2 흑표 전차도 시름시름 앓고 있다. 엔진구동장치는 전차의 핵심이다. 그런데 그 파워팩의 국산화가 지연되면서 첫 납품 100대에는 독일제 파워팩을 사용하게 됐다. 문제는 이 독일제 파워팩이 여간 속을 썩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언뜻 보면 독일제 기계나 전자제품은 세계최고 품질이라는 인식이 들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우리 군이 독일제 파워팩 운용을 해봤더니 별의별 하자가 잇따라 발견됐다고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하자를 찾아내 철저하게 보완을 요구해야 할 우리 측 방위 사업 기관들이 독일제의 하자를 쉬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뜻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작년 12월부터 본격 시작하기로 했던 국산 K-2 전차 양산은 8개월째 스톱상태에 있다. 전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파워팩 변속기가 문제를 일으켜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전차 K-2 흑표의 파워팩(엔진, 변속기, 냉각장치 등 복합장치)에서 중대 결함이 나타났지만 몇 달째 결함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14년부터 전력화된 K-2 전차 100여 대에는 독일제 파워팩이 장착돼 있다. 이 독일제 파워팩의 변속기에서 작년부터 잇달아 금속 막대, 금속 조각, 금속 가루가 나와서 전차가 멈춰 섰고, 독일 현지에서 결함 파워팩을 분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답이 없다.

K-2 전차는 1차로 전력화된 100여 대가 끝이 아니다. 2차, 3차 전력화 사업을 통해 각각 100여 대씩 모두 합쳐 200대 이상을 추가로 전력화할 계획이다. 원래 1차 전력화 사업부터 국산 파워팩을 사용할 참이었는데 국산 개발이 지연되면서 1차분에는 독일제 파워팩을 장착했다. 국산 파워팩은 우여곡절 끝에 개발을 마치고 현재는 양산을 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K-2 전차의 2차 전력화 사업을 국산과 독일제 중 어떤 파워팩으로 가느냐를 결정할 기로에 다다랐는데 세계 최고 파워팩이라는 독일제가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그런데 2차 전력화 사업의 파워팩을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이 독일제 파워팩의 중대한 결함들을 축소,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의 방위사업 감독관실은 국회에 자발적으로 찾아가서 독일제 파워팩의 결함을 축소 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 ‘오해’라고 일축했다.

이러는 과정에서 관련 업체의 피해와 전력 공백이 확산되고 있고, 변속기 문제의 책임을 놓고 부품업체와 방사청 간에도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변속기 제작업체인 창원의 S&T중공업은 방위사업청이 내구도 시험기준을 너무 까다롭게 해 통과가 늦어지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방사청은 S&T중공업이 기존 방산품도 변속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시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만 문제를 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관련업체의 손해도 문제다. 변속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양산이 이뤄졌을 경우 지난해 12월 26대, 올 6월 10대 등 모두 36대가 전력화됐어야 한다. 결국 현재 K-2 전차 36대가 8개월 이상 전력손실로 이어지면서 국방 공백 우려를 낳고 있다. 현대로템과 협력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현대로템 창원공장에는 수십대의 전차가 변속기를 장착하지 못해 차체 생산을 마치고 대기 중인 상태다. 6월 기준 현대로템 협력사 119개사에서 보유한 재고물량은 1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현대로템 측의 설명이다.


일부 방산업체는 “S&T중공업의 주장대로 국방규격이 완화된 내구도 시험을 통과한 변속기가 야전부대에 납품될 경우 품질문제 발생이 반드시 일어난다. 일단 독일제 파워팩으로 K-2 전차 전력을 완성하고 향후 품질을 높여 완벽한 국산화에 재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군의 자랑스러운 흑표는 야당대표 군 방문 때도 대표적으로 내놓는 우수 전략무기다. 하루빨리 흑표의 ‘심장’이 완벽한 국산부품으로 재탄생하길 기대해본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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