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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정체’ 두고 청와대-군 혼선 왜? 2017.08.29

북 미사일 도발에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의견 달라
위협에 대한 분석 정확해야 할 상황에 혼선만 확인돼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 8월 26일 쏜 발사체의 종류에 관해 300㎜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분석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발사체가 300㎜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청와대에 보고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 군이 개량된 300㎜ 방사포 또는 탄도미사일 등 여러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분석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미지=iclickart]


북한이 지난 26일 쏜 발사체에 관해 합동참모본부는 ‘불상의 발사체’라고 밝혔고 청와대는 “개량된 300㎜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탄도미사일’로 규정해 차이를 보였다. 국방부 문 대변인은 ‘청와대는 왜 300㎜ 방사포라고 했는가’라는 질문에 “(청와대는) ‘추정한다’고 했고 자세한 것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발표했다”고 답했다. 그는 ‘군이 300㎜ 방사포에 무게를 둬 청와대에 보고했는가’라는 질문에는 “보고 과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 없지만,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국방부의 발표에 미묘한 혼선이 발생하자, 북한의 ‘미상 발사체’의 정체를 여전히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이런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문상균 대변인이 말한 ‘다양한 가능성’은 방사포인지 탄도미사일인지 알 수 없다는 말이었다. 국방부의 발표가 있고 몇 시간 뒤 군은 북한이 지난 26일 쏜 단거리 발사체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수정’ 발표했다. 이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 당일 청와대가 밝혔던 ‘300㎜ 방사포’ 추정을 사실상 뒤집은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의 불상 발사체 발사 직후 당시 최대고도와 비행 거리, 발사 각도 등 제원만으로 판단했을 때 300㎜ 방사포 또는 불상 단거리 발사체로 잠정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한·미 공동 평가 결과, 발사각도가 정상 각도와 다르게 쏜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중간 평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발사’가 아니라 반대 개념의 ‘저각발사’를 했다는 것이다. 북한 발사체의 고도와 사거리 등 초기 데이터만을 근거로 분석했을 때는 300㎜ 방사포의 제원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보였지만, 한·미 공동평가 후 방사포가 아닌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군이 이렇게 최초 방사포에서 탄도미사일로 발표를 수정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청와대의 최초 서면브리핑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6일 오전 강원도 원산과 가까운 깃대령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 이들 가운데 2발은 250여㎞를 비행했고 1발은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한·미 군당국은 발표했다. 이를 두고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개량된 300㎜ 방사포로 추정되나 정확한 특성과 제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잇따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도발 직후여서 탄도미사일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시점에 ┖탄도미사일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반면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의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엇갈리게 규정해 혼선이 일었다.

청와대의 최초 정보판단은 군의 보고를 안보실이 종합해 대변인실로 넘겼고, 그것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최초 발표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오보’인 것이 판명 났다. 군 당국은 만 이틀이 지나서야 ┖탄도미사일┖이었다는 해석을 최종 확인한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탄도미사일로 규정했는데도 청와대가 군의 정보 분석을 토대로 방사포라는 잘못된 발표를 함으로써 우리 군의 정보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나아가 청와대 발표의 신뢰성에 상처를 준 것은 물론 정치권에서는 그 의도까지 문제 삼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측에서는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공개하기로 판단한 주체는 안보실이었고, 발표 소스는 군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군 당국의 이 같은 정보 능력에 더해 청와대 참모들의 판단 오류까지 겹치면서 스스로 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판단을 내려야 할 청와대 안보실은 결국 군의 ‘정보’에 의해 오보를 날리는 상황이 됐고, 그것은 하필 국방부의 업무보고와 겹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로’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가장 강력한 어조로 군을 질타한 데는 북한의 미사일 ‘정체’를 잘못 해석한 것에 대한 강력한 질책이었던 셈이다. 특히 군을 뼈아프게 만들었던 것은 문 대통령이 ‘우리 군이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쓰면서도 도대체 왜 우리는 북한과 국방력을 비교할 때 늘 전력이 뒤떨어지는 것처럼 표현되는가’라고 지적한 부분이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지적이었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우리 군이 지난 26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평가 번복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300mm 방사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분명히’ 다른 무기체계인데 이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포탄은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청와대가 남북 대화 기조를 어떻게든 되살리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축소해 의도적으로 이를 방사포로 평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 군은 현재 탄도미사일 탐지자산으로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와 이지스구축함 레이더(AN/SPY-1D),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 등의 최첨단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여러 레이더가 함께 탐지해야 미사일 탄두의 정확한 형상과 속도, 궤도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이들 레이더는 함께 임무를 수행한다.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은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레이더 빔 반사면적(RCS)에서도 차이가 있다. 레이더를 통해 이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 분석이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우리 내부의 혼란과 갈등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미사일 발사 이상의 ‘전적’을 이미 거두고 있는 셈이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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