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미사일 화성-12형 도발, 점점 커지는 후폭풍 | 2017.08.31 |
일본의 방위력 증강 움직임과 국제사회 여론 악화...긴장감 더욱 고죠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북한이 지난 8월 29일 새벽에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의 영토 위를 날아갔다. 약 2분간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실제로’ 비행한 것이다. 일본은 난리가 났다. 일각에선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안보라는 것이 0.001%의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는 것인 만큼 일본 정부의 대응은 신속하고 빨랐다. ![]() [이미지=iclickart]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도호쿠 방향으로 날아온다는 것을 판단한 지 5분 뒤인 오전 6시 2분부터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러트)과 긴급정보네트워크시스템(엠넷)을 통해 국민에게 신속히 알렸다. “미사일 발사. 미사일 발사. 북한에 의한 미사일이 발사된 것 같습니다. 튼튼한 건물이나 지하로 대피해 주세요.” J얼러트는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자동으로 관련 내용을 국민에게 전하는 경보 시스템으로, 휴대전화에 직접 송신되거나 야외 스피커를 통해 전달된다. 동시에 NHK 등 주요 방송에서도 ‘국민 보호와 관련된 정보’라며 같은 내용이 흘러나왔다. 몇 분에 불과하지만 상공을 통과하기 전 대피할 수 있게 안내한 것이다. R홋카이도 등 철도회사들은 신칸센을 포함해 열차 운행을 최대 30분가량 중단했다. 홋카이도에서 1000km가량 떨어진 도쿄에서도 일부 지하철이 운행을 멈췄다. 아오모리현의 일부 초중학교는 등교 시간을 늦췄고, 현립 고교 한 곳은 아예 휴교를 했다. 신문은 호외를 발행했다. 상황이 이렇게 ‘실제상황’에 따른 긴박한 대응국면으로 전개되자 일본 내에서는 ‘왜 요격하지 못했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29일 자국 상공을 통과한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지 않았다. 일본 내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서라지만 불시에 벌어진 북한발 도발에 일본의 탄도미사일방어(BMD)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우려감도 나왔다는 얘기다. 일단 일본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BMD 체계로 대응한다. BMD는 이지스 구축함 4척에 탑재된 SM-3 블록1A 요격미사일과 홋카이도·오키나와 등 6개 지역에 배치된 PAC-3 미사일로 구성된다. 그중 PAC-3는 일본에 탄도미사일이 떨어질 위험성이 포착되면 지상에서 요격하는 미사일이다. 일본 BMD가 북한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단계는 미사일이 엔진 연소를 끝내고 대기권 밖을 비행하는 중간단계(mid course)와 대기권에 재돌입해 착탄하기까지의 종말단계(terminnal stage)로 구분된다.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M-3 블록1A가 대기권 밖에서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PAC-3가 종말단계의 미사일을 타격하는 것이다. 이달 초 북한이 괌 미사일 위협을 했을 때 미국과 일본은 그것을 요격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미사일은 ‘요격을 못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당시 오노데라 일본 방위상은 “이지스함에 배치된 SM-3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만약 실패하면 패트리어트로 요격하는 것이 우리의 비상 방위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일본은 자위대에 요격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나 영해에 떨어지지 않을 걸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훗카이도 상공을 통과할 때 고도가 500여㎞였는데, 통상 고도 100㎞까지 인정되는 영공을 넘어선다는 점도 감안됐다. 하지만 일본 방공능력의 한계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패트리어트3의 요격고도는 최대 30㎞, 이지스함에 배치된 SM-3 요격고도도 500㎞이기 때문에 요격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동시다발적으로 미사일을 대량 발사할 경우도 문제다. 북한은 미사일 800기, 이동실 발사대 100여대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미사일을 동시에 대량 발사하면 완전한 격추는 불가능하다는 게 미사일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렇게 일본이 미사일을 요격 못했을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준비성이 철저한’ 일본 내에서는 방위능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가져온 동북아시아 지역의 ‘나비효과’다. 특히 현행 헌법 해석상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어한다는 ‘전수 방위’가 원칙이지만, 북한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하는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론’ 주장이 보수파를 중심으로 강해지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앞으로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여지를 남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방위비를 늘리면서 군사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이런 일본의 선제적 대응 가능성과 방위비 증액은 한반도의 긴장을 더 부추길 수밖에 없다. 대화를 끊임없이 외치는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에 다가가기 위해 일본의 긴장촉발 선도 끊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이번 북한 미사일 도발은 일반 항공기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항공기보다 높은 고도로 날라가지만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29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하면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아무런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나 국제사회의 큰 비난을 받고 있다. ICAO와 IMO는 미사일이나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항공기나 선박과 충돌할 수 있어서 사전 통보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북한은 1977년 ICAO에, 1986년 IMO에 각각 회원국으로 가입한 상태로, 미사일이나 인공위성 발사 전 관련 계획을 이들 기구에 사전 통보할 의무가 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벌써 9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그러는 사이에 그 강도는 ‘가랑비’에서 점점 ‘소나기’로 변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재앙,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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