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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저작권 문제 방치는 콘텐츠 시장 사망선고” 2007.03.30

금기훈 “UCC 문제는 음악 파일 유료화와 똑같은 양상”


중학생이 음란 동영상을 야후코리아 UCC 코너에 올린 사건이 발생하자 정보통신부는 음란물 게시를 방조한 포털에 최고 1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정통부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오던 UCC 동영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이라는 평가 보다 “정부가 한꺼번에 화풀이하듯 내뱉는 모양”이라는 비판이 높다.


UCC 문제점 개선보다 활용에만 초점을 맞추던 정부가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터지자 마지못해 대안을 내놓았으며, 어마어마한 벌금을 부과해 서비스 제공자(OSP)의 책임을 무겁게 하는 것만으로 UCC가 갖고 있는 수많은 문제점이 해결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UCC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UCC는 2002년 음악 파일 유료화 분쟁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 때 처럼 구체적인 대책없이 방치하면, 조만간 MP3 분쟁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UCC 문제를 얘기하기 전에 먼저 UCC가 갖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 UCC 활성화로 우리사회가 가질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음악화일 유료화의 선구자인 금기훈 전 마이리슨닷컴 사장은 이같이 말하며 “UCC가 새로운 산업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UCC가 궁극적으로 가져야 할 가치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UCC 활성화는 콘텐츠 시장 활성화”


일반적으로 UCC에 기대하는 가치는 새로운 산업의 발달이다. UCC의 콘텐츠를 이용해 다양한 방법의 유통시장이 열릴 수 있고, 새로운 직업이 생길 수 있으며, 이를 집합해서 관리하는 새로운 사업체가 생길 수도 있다.


UCC에 거는 문화적인 가치도 있다. 홍보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사장되고 있는 우수한 독립·단편영화와 단막극 형식의 드라마, 잘 만들어진 연극·뮤지컬을 홍보할 수 있다. 캐논변주곡으로 일약 스타가 된 임정현 씨 처럼 실력 있는 음악인의 출현도 기대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UCC의 활성화는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이다.


“가장 큰 문제는 UCC가 ‘User Copied Contents’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대다수가 인터넷을 통해 불법 유통된 동영상을 다운받아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우리나라에 콘텐츠가 제대로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무선인터넷 전문업체인 와이더댄의 퍼블리싱사업실 이사로 자리를 옮긴 금기훈 전 사장은 ‘UCC 문제는 콘텐츠 보호의 문제’라며, “현재 UCC의 유통은 곳간에서 곶감 빼먹듯 콘텐츠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PMP의 예를 살펴본다면, PMP 출시 당시 PMP 만을 위한 콘텐츠가 다양하게 제작돼 골라볼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해 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볼 수 있는 짧은 드라마와 영화가 제작되고, PMP에서만 서비스되는 뮤직비디오가 제공되며, 네티즌이 직접 만든 재미있는 콘텐츠를 무한정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현재 PMP에 제공되는 콘텐츠는 공중파 방송의 재방송 정도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동영상은 P2P나 웹하드 등을 통해 불법 유통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제작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전 재산을 팔아서 어렵게 만든 제작물이 공짜로 인터넷에 떠다니고 있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 다음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생기겠는가? 제작자의 저작권을 보호하지 않고 UCC 활성화를 논한다는 것은 콘텐츠 시장에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름없다.”


“온라인 콘텐츠 보호위해 독립기구 필요”


 

콘텐츠 저작권 보호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이미 저작권 보호법이 있으며, 문화관광부의 콘텐츠진흥과 등 담당부서와 컨텐츠진흥원, 저작권보호센터,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등 여러 기관이 있다. 정부는 정책적으로 콘텐츠 보호를 위해 OSP의 책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야후코리아의 음란동영상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사용자가 게시하는 모든 콘텐츠에 대한 사전 검열이 불가능해, 사용자 게시물과 관련한 사건·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하루에도 수만개 씩 올라오는 콘텐츠를 일일이 검색하면서 어떤 저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UCC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 검색기능을 강화하지 못한다는 것은 OSP의 변명에 불과하다. 소비자의 불법적인 행동을 예견하면서도 상품을 파는 것은 기업윤리에 어긋나는 비겁한 행동이다. 기술이 없으면 정책으로 막으면 된다.”


금 이사는 정책의 한 예로 콘텐츠를 올릴 때 필수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회원가입 할 때처럼, 콘텐츠를 자신이 직접 만들었는지, 다른 창작물을 인용했다면 어떤 것의 어느 부분을 인용했으며, 합당한 라이센스를 얻었는지 필수적으로 기입하게 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이러한 부분을 거짓으로 기입했다면 사후에 모니터링을 통해 걸러내야 하겠지만, 일단 이용자에게 한 번의 경각심을 주게 되는 것으로 그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포털 사이트가 아이디 도용 방지를 위해 보안조치는 철저히 하면서 콘텐츠 보호를 위한 조치는 왜 안하나? 보호장치가 많을수록 불법행위가 적어져 내용물이 많이 올라오지 않으면 돈벌이가 안 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는 OSP가 기업윤리를 철저하게 지킬 것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외부에서 감시할 수 있는 별도의 독립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와 제작자, OSP 업체, 관련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독립기구를 통해 제작물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OSP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며, UCC 산업을 활성화 시키도록 해야 한다.


금 이사는 “정부가 순서를 바꾸어서 일한다. UCC는 음악 파일 유료화 논쟁과 똑같이 흘러가고 있다”며, “불법적인 행위가 ‘신기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인기를 끌면서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은 시장에서 도퇴된다”고 지적했다.


“음악 파일 유료화 논쟁 이후 살아남은 곳은 이동통신사와 P2P 사업체 뿐이다. 이러한 형태는 합리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지 못한다. 철저한 약육강식의 시장이다.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을 빈약하게 만들고 결국은 문화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된다.”


금 이사는 “시장의 정상적인 가이드라인이 지켜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모든 사업자가 같은 룰의 적용을 받고 모두 지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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