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보호 동아리의 창업, ‘시큐리티 퍼스트’ | 2007.04.05 | ||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동아리, 학교·공공기관 관리·컨설팅 2003년 ‘와우해커’ 회원 13명이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입건됐을 때, 사람들은 해킹 동아리를 영화 <메트릭스>의 ‘네오’처럼, 낮에는 건실한 프로그래머이지만, 밤에는 유명한 해커가 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해킹 동아리들이 ‘정보보호 동아리’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정보보호 동아리=해킹 동아리’로 생각하고 있다. 갓 입학한 대학 신입생 중에서는 컴퓨터 관련 동아리에 가입하면 모두들 해커가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세계를 뒤흔들 사건을 만들어 전설의 해커가 되겠다는 포부를 자랑스럽게 내비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신입회원 중에는 정보보호 동아리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갖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어요. 처음 동아리에 들어왔을 때는 자신들의 ‘과도한 창의력’ 때문에 적응을 잘 못하고 방황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체계적인 동아리 활동을 하다보면, 정보보호 전문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죠.” 정홍순 시큐리티 퍼스트 회장(정보보호학과 3학년)의 말이다. 상당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는 학생 중 일부가 정보보호 동아리에 대한 편견을 갖고 동아리에 들었다가 ‘조직’에 적응하기까지 다소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다. 정보보호 동아리에 대한 잘못된 사회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지만 시큐리티 퍼스트에서 활동을 하다보면, 정보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되고, 악의적인 공격자들에게 100% 승률로 대항할 수 있는 방어자가 되기 위해 밤낮으로 매달리게 된다고 한다. 시큐리티 퍼스트는 조직에 합당하지 않은 생각을 가진 회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잘라내지는 않는다. 신입회원의 잘못된 생각은 조직을 와해시킬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갖기도 하지만, 이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억지로 꺾어버리면 예측할 수 없는 공격에 방어할 수 없게 된다. 신입 회원의 지극히 ‘야생마’적인 습성은 방어를 위해 꼭 필요한 요건이다. 해커들의 습성을 알아야 공격을 미리 예상하고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에 적응하는 능력은 “같이 밤새며 프로젝트 할 때 마다 저절로 익혀진다”고 시큐리티 퍼스트 회원들은 자신있게 말한다. 민간기업과 연계 프로젝트 등 여러방면으로 활동 넓힐 계획 시큐리티 퍼스트는 단순한 학과 내 동아리가 아니다. 순천향대학교 시스템의 취약성을 분석하고, 정보보안 컨설팅을 하는 어엿한 사업체다. 정보보호학과 개설과 함께 동아리가 만들어지고, 이와 동시에 창업을 했다. 학교 시스템 관리 뿐 아니라 아산시청·교육청 등 공공기관의 네트워크 보안관리와 교육도 한다. 대학원생들이 수행하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기도 하고, 민간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수익은? 동아리 회원들은 씨익 웃기만 한다. 아직까지 수익을 운운하기에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표현이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각종 대회에 출전할 준비를 하다보면 장비 구입 등 여러 가지로 비용이 많이 들어요. 학교에서 지원금을 받기는 하지만, 보안장비가 워낙 비싸서요.” 정홍순 회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민간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고, 여러 방면으로 활동을 넓힐 계획을 갖고 있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학과 내 동아리가 창업까지 했다면 모든 학교에 있는 흔한 동아리는 아닐 것이다. 분명히 비범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시큐리티 퍼스트는 2002년 설립되자마자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대학동아리 정보보호 활동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후 각종 연구사업, 해킹대회, 세미나,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해킹시연을 했다. 수상내역도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다. 작년 한해만 해도 해킹방어대회 특별상, 웹 SW 취약점 찾기 대회 동상, 와우코리아 해킹챌린지 2006 특별상, KISA 대학 정보보호동아리 지원사업 최우수상 수상 등의 기록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우수한 정보보호 동아리이지만, 회원들은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낀다. 정보보호 전공에 정보보호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의외로 관련 분야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특히, 학생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진로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실한 답을 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한다. “학생이라는 한계 때문에 외부의 정보를 많이 얻고 있지 못합니다. 4학년 과정에 진로에 관한 과목이 개설돼 있기는 하지만, 정보보호 전문가는 아직도 추상적이고 이상적으로만 느껴집니다.” 진로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3학년의 이민섭 군은 이렇게 말하며 “동아리가 개설된 후 배출한 졸업생이 10여 명에 불과해 실제 현장에서 보안전문가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부회장인 김해리(3학년) 양도 “4학년 선배들은 취업이야기만 나오면 불안해한다. 취업을 한 선배들도 학교에서 배운 것과 현장에서 느끼는 것이 완전히 달라 힘들어한다”며 “동아리 활동은 재미있지만, 본업이 됐을 때도 재미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저희처럼 정보가 없어서 방황하는 후배들을 위해 앞날을 열어주는 선배가 되었으면 합니다. 비싼 돈 들여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학교와 동아리 활동만 하면 정보보호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문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시큐리티 퍼스트 회원들의 다짐이다. 미래의 정보보호전문가 모임, 시큐리티 퍼스트가 담당해야 할 몫은 바로 후배들을 위해 길을 제대로 잘 닦는 것이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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