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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인 셜록 홈즈, 필요한 시대왔다 2007.03.30

경찰 미해결 사건, 민간조사원들이 대신할 수 있어야

미국ㆍ영국ㆍ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국가공인 탐정제도 정착

법안마련 및 시험제도, 자격기준 등 법규 마련 시급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민간조사원 즉, 탐정이라는 직업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일까. 국회에 계류중인 민간조사업법을 놓고 경찰청과 관련 전문가들이 조속한 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k리그가 펼쳐지는 경기장에 가보면 경기장 안전을 위해 곳곳에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경찰이 이런 업무까지 맡아서 했지만, 이제는 경찰을 대신해 민간 용역업체에서 이러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야간에 영업장과 가정을 지키는 일들이 예전에는 모두 경찰들의 몫이었지만, 이제는 세콤이나 에스원처럼 사설 용역방범업체가 대부분 담당하고 있다.


이제 수사 분야에도 민간조사원(탐정)들이 필요한 시점이 온 것일까. 경찰청 수사과 주최로 29일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에서 ‘바람직한 민간조사제도 도입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민간조사제도 도입과 이를 위한 법적 제도 마련을 위한 각급 관계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경찰청 수사과 주상용 수사국장은 “영화 ‘그놈 목소리’의 실제 사건인 1991년 이형호 유괴사건은 이미 공소시효가 끝났다. 하지만 아직도 형호군의 아버지는 범인을 찾아 전국을 다니며 수소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미궁속으로 빠진 유괴사건과 뺑소니 사건 등이 많이 있다. 경찰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이들 사건만 잡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특별 수사팀을 운영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이나마도 해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 국장은 “이제 미결 사건들에 대해 경찰을 도와 자료를 수집하고 수시기관에 정보를 제공해, 다시 수사를 촉구할 수 있는 민간 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범인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속히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민간조사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민간조사제도가 취업을 확대시키고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식의 문제는 나중 일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제도를 도입해 검ㆍ경의 수사를 보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범인 검거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범인 검거를 통해 피해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확립시켜 줄 수 있다는 확고한 목적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민간조사업체들은 심부름센터와 동급으로 취급되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심부름센터의 불법 행위로 인해 국민들의 인식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몇몇 민간조사기구들은 이점을 우려해, 기존 심부름센터와의 차별화를 위한 제도 정비와 관련 법 제정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해왔던 터다.


현재 민간조사업법은 국회에 계류중이다. 발의된 법안은 지난 2005년 9월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과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이 발의한 2종류가 있다. 대부분 민간조사업 관계자들은 상세하게 마련된 최재천 의원 법안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내에 국회에서 논의가 되고 법 제정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최재천 의원안을 보면, 민간조사원의 업무범위를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사이버범죄, 보험범죄, 지적재산권침해, 기업회계부정 등 산업보안과 밀접한 분야를 다룰 수 있도록 했다. 또 사람의 사망, 상해, 화재,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와 분실, 도난, 도피자산 추적, 행방불명자, 상속인, 소유불명재산의 소유자, 국내외 도피사범 등 소재파악 등의 일과 법원 등에서 사용될 증거자료 수집,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의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이상원 교수는 “공인 민간조사제도의 필요성은 특히 재산범죄 조사, 미아ㆍ실종자 추적이 강조되고 있다”며 “자격증 제도와 교육기관 등을 신설해 불법적으로 운영 되지 않도록 법안 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조사원 자격은 어떻게 될까? 현재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에서는 민간조사원(탐정: Private Investigator/ Private Detective) 제도가 활성화 돼 있다.


이들 나라는 민간조사업이 다양한 제도로 운영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자격요건이 갖추어지면 면허가 발급되는 주가 있는가 하면, 일정 자격과 경력요구 외에 필기시험을 실시한 후 합격자에 대해 면허를 발급해 주는 주가 있다.


영국의 경우는 탐정이 되기 위한 특별한 규정이나 규제가 없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개인은 탐정교육 기관에 등록해 연수를 받고 국가 면허국에서 발급하는 NVQ(국가직업인증) 3급을 취득한 후 면허를 신청해 탐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호주는 각 주 정부로부터 권한과 자격이 주어진 탐정교육훈련기관에 등록을 하고 교육과정의 성공적인 이수후 자격시험에 통과하면 자격증이 부여되고 주경찰청으로부터 면허를 발급받고 탐정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격요건에 결격사유가 없고 자격시험을 치러서 합격이 되면 소정의 연수를 거쳐 민간조사원의 자격증이 부여되는 것으로 민간조사법안에 규정돼 있다.


발의된 법안에서 좀더 보강해야할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격, 시험제도, 현장교육훈련 중심의 교육훈련 프로그램 등의 개발, 민간조사원 교육훈련기관 위탁 지정요건의 엄격한 적용, 사후 평가 및 감독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관리감독을 위한 준비와 그에 대한 관리감독이 행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래야만 불법적인 요소들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의된 법안이 국회에서 정식으로 논의가 되고 입법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벽이 많다. 먼저 국민적 공감대 형성를 이끌어내야 하고, 불법이 자행되지 못하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공정한 시험제도와 엄격한 법 적용으로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부작용이 없도록 해야 한다.  


손상철 경기대학교 경호비서학과 교수는 “우리사회는 범죄의 급증과 전문화로 인해 현재의 경찰인력만으로는 국민의 치안수요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특히 가족이나 친지의 실종, 사기 등 개인적인 법익침해 사건에 있어서는 국가기관의 치안서비스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이에 민간조사제도를 도입해 국가기관의 치안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국민의 권리보호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뺑소니 검거율이 74.5%로 나타났다. 2건 이상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것도 2005년에 비해 1.2% 증가한 수치다. 그만큼 여전히 미결 사건들이 많은 상황이다. 또한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 발생한 범죄 10건 중 1건 꼴로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또 지난 2005년에 발생한 범죄는 189만 건이지만 당시 검거율은 85.7%에 그쳤다. 미해결 사건들의 가족은 지금도 직장을 그만두거나 생활을 포기하고 스스로 범인을 검거하겠다며 전국을 떠돌고 있다. 이들을 대신해줄 제도적 장치 마련은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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