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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스트리밍도 저작권 침해? 2007.04.02

저작권 보호 강화로 분쟁 잦아질 것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2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14개월간 한·미간 첨예한 쟁점이 돼 온 한미 FTA는 지난달 31일로 예정돼 있던 마감시한을 이틀 연장하고도 미국의회 보고 최종시한인 오전 6시(한국시간)를 넘겨 2일 오후 타결됐다.


이번 FTA 타결로 인해 국내기업은 미국과 국경 없는 전쟁을 치르게 됐지만, 시장이 확대되고 국제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원자재를 값싸게 조달할 수 있고 미국 수입시장에 대한 접근도 쉬워졌으며,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산품과 농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한미 FTA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미국계 금융기관 이용자의 금융정보를 미국 등 외국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이 높아졌으며, 지적재산권 문제에 있어 미국의 70년 연장안을 받아들여 미국에 지급해야 할 로열티 부담이 더 커졌고, S/W 분야에서도 보다 철저한 저작권법 적용을 받게 돼 인터넷 서비스 분야 등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저작물, 스트리밍 방식도 저작권 침해행위


시민단체 등 반 FTA 진영에서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해 오던 지적재산권 문제는 미국 측 안을 대부분 수용한 측면이 있다. 특히, 지적재산권 보호 기간을 현행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하고, ‘비위반제소’를 적용하며,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콘텐츠 저작권을 강화해 이와 관련한 분쟁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스트리밍’ 방식처럼 램이나 서버에 저작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흘려주는 ‘일시적 복제’를 저작권 침해행위로 간주하기로 했으며, 저작권자가 이용자의 접근을 통제할 수 있는 기술적 보호장치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저작권 침해자의 개인정보를 저작권자에게 직접 제공하도록 하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 강화 등이 적용된다.


비위반제소 대상에 지적재산권이 포함됨에 따라 정부조달 분야의 국산 S/W 장려정책으로 인한 제소가 잇따를 가능성도 있다. 비위반제소는 협정을 위반하지 않아도 협정으로 기대했던 이익이 무너졌을 때 분쟁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IT 분야의 쟁점이 됐던 통신산업에 대해서는 투자활성화 촉진과 KT·SK텔레콤 등 지배적 통신 사업자에 대한 인수합병 안전장치의 큰 틀은 유지하도록 했다. 그러나 방송채널사용 사업자(PP)의 외국인 투자제한이 사실상 폐지되면서 국내 유료방송 콘텐츠 시장은 미국에 개방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이로써 앞으로 미국의 거대 미디어 그룹이 국내에 법인을 설립할 수 있으며, 영업과 광고도 가능해지게 된다. 타임워너·디즈니·뉴스콥·비아컴 등 거대그룹이 국내에 진출하게 되면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미국 드라마나 영화, 인기 스포츠를 전문채널을 통해 볼 수 있게 돼 국내의 영화·드라마·스포츠 케이블 채널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보호 70년으로 연장… 출판계 타격


지적재산권 보호기간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09년 말이나 2010년부터 70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로써 저작자 사후 70년 까지 저작권이 보호되며, 현재 사후 50년이 지나 저작권료를 내지 않는 작가에 대해 소급적용 되지는 않는다.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은 미국 월트디즈니사가 2004년 만료되는 ‘미키마우스’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2024년으로 연장하기 위해 강력한 로비를 펼친 ‘미키마우스 법’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바 있다.


저작권 보호기간이 20년 늘어남에 따라 출판업계는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으로 인해 고전적인 대가들의 작품보다 요즘 나오는 대중적인 작가에 주력해 인문학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우리 문학을 세계에 알릴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열악한 출판산업구조로 인해 학술서적이나 외국계 서적을 중심으로 취급하는 출판사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될 우려가 있다.


반 FTA 운동의 도화선이 된 스크린쿼터 축소문제는 향후 추가규제를 하지 않는 ‘현재유보’로 결정돼 지난해 7월부터 146일에서 73일로 줄어든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은 없어졌다.


그동안 국내 영화계에서는 ‘문화주권’과 ‘문화다양성’을 지키는 상징적 의미에서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운동을 펼치며 국내 톱스타들이 스크린 축소 반대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금융정보 해외위탁 처리 허용으로 개인정보 유출 위험 높아져


한미 FTA 중 국민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 있지만, 민감하게 다뤄지지 않은 사안 중 하나가 금융정보 처리의 해외위탁 허용이다.


금융분야에서 첨예한 쟁점이 돼 왔던 국경간 거래의 제한적 허용에 따른 것으로, 미국 금융기관이 우리나라에 영업점포를 두지 않고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금융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산운용업과 보험 중개업·보험 부수 서비스업, 금융정보 처리의 해외위탁 등이 주요 사안이었다.


금융정보 처리의 해외위탁은 우리나라에 진출한 미국계 금융기관이 고객의 금융정보 처리를 미국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씨티은행 등 미국계 은행은 우리나라 고객의 정보관리를 위한 서버를 우리나라에 별도로 두고 관리해 왔으나, 앞으로 본사에서 이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씨티은행은 고객정보 관리를 싱가폴 등 다른 국가에 위탁하고 있어 협정이 발효되면 우리 이용객들의 정보도 외국에서 관리된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과 반 FTA 운동 진영에서는 “우리 국민의 정보를 다른 나라에서 관리하다가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금융기관이 정보관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도나 중국 등으로 서버를 이전해 정보유출의 위험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비판해 왔다.


FTA 타결안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감안, 협정 발효 2년 내 비밀유지와 소비자 보호 등 미국 금융사와 동일한 보호를 받는다는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국내 개인 정보와 기업의 대출 명세 등 각종 경영 정보가 미 금융회사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고 국내 고용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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