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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무장헬기 사업에 ‘난기류’ 이는 까닭 2017.10.10

군·민수용 동시개발 추진...군 무기체계의 특수성 등한시 우려 제기

[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군은 1980년대 이후 30여년 가까이 변화가 없었던 육군 공격헬기 전력의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었다. 21세기 전장 환경에 대처하기 어려운 AH-1 코브라와 노후화가 심각한 500MD 헬기 대신 아파치 가디언(AH-64E)과 소형무장헬기(LCH)를 육군 항공전력의 새로운 주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지=iclickart]


우리 군은 지금까지 500MD 헬기를 주로 운영해왔다. 대한항공이 1976년부터 면허 생산해 250여대가 육군에 도입된 500MD는 연락 및 정찰용으로 쓰이지만 기체 양쪽에 M-134 미니건 같은 기관총이나 70㎜ 로켓발사기를 장착할 수 있다. AH-1은 1967년 베트남전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상당히 역사가 오래된 기종이다. AH-1은 기관포와 로켓탄을 사용했지만 1974년 등장한 AH-1Q는 토우 대전차미사일을 장착해 전차 공격 능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도입된 지 30년이 넘으면서 노후화가 심해 사고 위험이 크고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500MD의 경우 2007~2012년까지 비상착륙한 사례는 31건에 이른다. 원인으로는 경고등 점등, 전기·전자·계기 계통 결함이 대부분이었다. AH-1도 상당수의 부품이 단종돼 실제 운행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아파치 가디언 헬기가 전력화되고 2022년 소형무장헬기 체계개발이 마무리되면 1970~1980년대 도입돼 노후화가 심각한 AH-1과 500MD는 모두 퇴역할 예정이다.

이런 이유로 노후기종을 대체할 차세대 헬기로 아파치 가디언과 소형무장헬기가 낙점됐다. 그 뒤 육군은 대형공격헬기(AH-X) 사업을 추진한다. 이탈리아의 A-129와 러시아의 KA-52 등을 후보에 올려놓고 사업에 착수하려 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로 국방비가 동결되면서 AH-X 사업은 백지화됐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고 유사시 적 후방에 침투할 공중강습작전을 위해서는 대형 공격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면서 2013년 4월 방위사업청은 1조84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보잉의 AH-64E ‘아파치 가디언’ 36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군에 도입되는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는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비롯한 등 수상침투저지, AN-2와 같은 대특수전 항공기 요격, 특수부대 작전 지원, 북한 기갑부대 저지 등의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지난해 5월 26일 4대가 처음으로 국내에 도착해 육군 항공작전사령부에서 조종사들의 교육 훈련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36대 모두 육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아파치 가디언 헬기가 도입되면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아파치 헬기를 보유한 나라가 된다. 세계적으로는 이스라엘에 이어 4번째 보유국이다.

이와 함께 소형무장헬기 사업도 동시에 진행됐다. 수리온 헬기 개발로 수송헬기 분야에서 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소형무장헬기(LAH) 개발에도 적극 나섰던 것이다. KAI의 소형무장헬기 개발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진행도 일사천리였다. 2015년 6월 체계개발이 시작된 이래 지난해 8월 기본설계를 끝내고 같은 해 11월 시제 1호기 부품 생산에 착수했다. 그리고 올해 6월에 소형무장헬기 첫 조립을 시작했다. 거의 2년 만에 헬기를 곧바로 생산해낸 경이적인 기록이었다. 당시 방사청은 내년 말 최종 조립을 해 소형무장헬기 시제 1호기를 출고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실전배치 예상 시점은 2022년이었다.

소형무장헬기 개발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민수헬기와 공동으로 개발해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었다. KAI는 국내외 시장에서 소형무장헬기와 소형민수헬기 1,000여 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경제 파급 효과는 23조원, 일자리 창출 규모는 연간 11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던 ‘역작’이었다. 특히, 소형무장헬기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공동 추진하는 민군 헬기 연계개발이라는 점이었다. 연계 개발 방식을 채택함으로서 개발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소형무장헬기가 전력화 된 이후에도 민수헬기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후속군수지원을 보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체 개발비용 1조6000억원 중 방위사업청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6500억원과 3500억원을 투자한다. KAI와 국내 협력업체가 2000억원, 해외 공동개발업체로 선정된 에어버스 헬리콥터가 4000억원을 각각 부담한다. 

하지만 그동안 별 문제없이 추진돼 오던 소형무장헬기(LAH) 개발에 난기류가 일고 있다. 우리 힘으로 개발 중인 소형무장헬기가 코브라 공격헬기보다 무장능력이 떨어진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산업부와 방위사업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근거해 주장한 바에 따르면, LAH는 지상 목표물 타격을 위한 공대지유도탄 탑재 능력이 코브라 헬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북한군 공기부양정 등을 공격하기 위한 2.75인치 무유도로켓 탑재능력 역시 코브라 헬기의 73% 수준이었다.

권 의원은 KAI가 민·군 공용헬기 개발을 위해 단종된 에어버스 헬리콥터스(AH)사의 민간헬기(EC-155)를 LAH 개발 플랫폼으로 사용하면서 공격헬기의 기본 목표인 무장능력 확보가 대체 목표 기종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산업부가 2013년 1월 작성한 ‘소형 무장헬기 연계 민수헬기 핵심 기술 개발사업 탐색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LCH(소형 민수헬기)는 LAH 000대 군납을 레버리지(지렛대)로 국외 업체와의 경쟁을 유도한다’고 돼 있다. 또 같은 보고서에는 ‘군의 요구만을 반영한 무기체계 개발을 지양하고, 무기체계도 경제성과 수출 가능성을 고려해 개발하는 방향을 지향한다’고 돼 있다. LAH가 개발되면 우리 군이 최소 100대 이상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애초부터 무장능력보다 경제성을 우선시했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권 의원의 지적에 “LAH는 주요 부위 내탄성 강화와 실시간 디지털 자료 송수신 장비 탑재, 미사일 경보 수신기 및 다수의 피아식별 기능 보유 등 생존성이 크게 강화됐다”며 “생존성 및 통신장비 측면에서 대체 목표 기종인 코브라 헬기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해당 사업은 기획재정부의 경제적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후 평가에서 가까스로 타당성을 인정받았다”며 “경제성은 물론 군의 요구도 만족시키기 어려운 LAH-LCH 개발 사업은 양산 후 군과 민간 모두의 외면을 받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애초 헬기 개발 과정에서 민수용과 공동개발을 한다고 할 때부터 이런 문제점들이 내재돼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민수용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이 이상적으로는 ‘도랑 치고 가재 잡는’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자칫 군 무기체계의 특수성을 등한시한 채 죽도 밥도 안 되는 애매한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개발 3년 만에 시제기 출고’라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던 소형무장헬기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스크린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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