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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종의 테러라이브-5] 테러리스트가 되고 싶은 앵그리 영맨 2017.11.08

전 세계 젊은 층이 테러리스트의 유혹에 빠지는 이유

[보안뉴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 인류의 역사는 폭력성과 전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 도처에서 테러는 끊이지 않는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평범한 청소년들이 SNS나 지역사회 이슬람 모임을 통해 폭력주의에 물드는 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대응책에 고심 중이다. 왜 이처럼 반인륜적인 폭력집단에 세계의 청소년들은 열광하며 동참하려는 것일까? 그리고 과격하고 무자비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벌일 수 있는 걸까? 전문가들은 그 첫 번째 이유로 테러리스트들의 도덕적 판단의 왜곡을 특징으로 들고 있다.

[이미지=iclickart]


최근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는 테러리스트들과 일반인들을 참여시켜 지능, 공격성, 감정 인식, 도덕적 판단 등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대부분 두 그룹간의 변별된 차이점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공격성과 도덕적 판단에 있어선 테러리스트 집단이 분노, 슬픔, 혐오 등의 감정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도덕적 판단에서도 일반인들과 달리 왜곡된 결과를 보였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청소년들의 소외감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사실 오늘날 청소년들은 많은 경쟁 속에서 직장과 가족, 자기가 속한 집단 내에서 고독과 힘듦을 경험한다. 이런 경우 다른 대안적 집단에서 위로받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IS와 같은 극단주의 테러단체는 그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적 공동체의 역할을 제공한다. 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는 이러한 인간의 경향을 일컬어 이집단성(groupish)이라고 하며, 애국심이나 맹목적인 신앙, 집단에 대한 충성심은, 자신의 집단을 다른 집단보다 편애하는 본능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폭력성의 측면에서 그 원인을 설명한다. 빅 데이터를 이용한 인류학적 분석에 의하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하고 안정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폭력성이 증가하며, 테러는 빈부격차가 심하고 성비의 불균형이 심한 지역에서 더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 즉 인간내면에 휴화산처럼 잠재된 근원적 폭력성은 이러한 원인에 의해 더욱 증폭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 급증하는 폭력과 테러는 소득의 양극화, 경제의 장기불황 등으로 인해 실업이 증가하고, 이는 가난과 기회 박탈 등으로 이어져 결국은 낮은 자존감과 분노를 안고 있는 젊은이들을 폭력적으로 익숙해지는 방향으로 사회화시킨다 할 수 있다. 포퓰리즘이 득세하고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이 센 프랑스와 이탈리아, 두 나라의 공통점은 청년실업률이 유럽연합(EU) 평균치인 16.7%보다 높은 24%, 39%에 달한다. OECD 통계를 보면, 한국은 지난 8월 기준 실업률이 3.8%로 OECD 회원국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마지막으로는 돈과 모험, 사회적 지위, 매력적인 이성과 같은 인간적 욕망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테러리스트를 양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빈곤의 극복과 사회적 지위의 확대, 사회관계망의 구축, 풍요로운 목표, 매력적인 이성과 의 관계 등은 실제로 상당수의 젊은이들의 희망이지만 현실적인 한계로 이루기 힘든 상황이다. 극단주의 테러단체는 바로 이러한 점을 자극하여 유혹한다.

물론 이외에도 청소년들이 테러에 가담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 요소들이 존재 한다. 기존 가설에 의하면 이들은 자살에 대한 무의식적 욕망이라는 개인적 병리를 가진 인물로 그려졌다. 그러나 실증적 연구에 의하면, 실제로 대다수의 테러범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처음부터 야만성이나 폭력성으로 똘똘 뭉친 자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이 속한 집단의 가치에 충실하게 복종하는 순응적 성격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모두는 아니지만 아마도 미래의 테러범 역시 우리 주변에서 늘 볼 수 있는 충실한 시민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들은 왜곡된 집단 문화에 어린 시절부터 노출됐고, 감정에 치우쳐 행동하는 경향이 강한 젊은 층이며, 의존성 혹은 회피성 성향이 일반인보다 강하다는 게 특징이다. 집단의 왜곡된 목표와 가치의 획일성, 즉 집단사고가 순응적인 청년들에게 목숨을 걸고, 타인의 목숨을 빼앗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 역시 전사의 꿈을 쫒아간 또 다른 김 군을 만들지 않기 위해 청년들의 내면에 은폐돼 있는 폭력의 근원을 찾아내 치유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 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존재라는 내 아이도 언제든지 ‘낯선 타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들의 양육 방식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비록 내 자식이지만 나도 모를 수 있는 것이다.
[글_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호원대 법 경찰학부 교수(manjong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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