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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칩이 인간의 기억을 대신한다” 2007.04.23

美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연구 “뇌 관련 불치병 해결”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과학자가 기계의 충복이 되어 나타났다. 그는 자신이 만든 기계에 지배를 받으며 지구를 정복하려는 기계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한다. 기계가 그를 납치해 뇌를 조작해 기억을 바꿔버린 것이다.


뇌를 조작하는 장치 역시 과학자의 작품. 과학자는 자신이 만든 기계에 의해 자신이 만든 장치에 들어가 기계의 착실한 심부름꾼이 되었다.


영화나 만화영화에서 나올법한 이야기가 사실이 될 수도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진행하고 있는 ‘뇌-컴퓨터 접속장치 프로젝트’를 통해 손상된 뇌의 기억을 대체할 수 있는 전자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


<서울경제>가 23일 USC의 생체공학과 테드 버거 박사가 주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밝힌 바에 따르면, 인간의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세포의 손상된 부위를 대체할 수 있는 ‘기억 임플란트 전자칩’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관련 불치병을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만큼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


기억이란 건강한 두뇌에서는 뇌신경이 보낸 전기신호가 해마조직을 지나며 뇌의 어딘가에 저장되는 것이며, 기억능력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해마조직이 손상돼 전기신호가 저장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자칩은 이 원리를 이용해 손상된 해마조직 바로 앞에서 전기신호를 가로채 손상부위를 지난 지점의 해마조직에 주입해 기억세포를 대체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식으로 1세대 기억칩을 개발해 살아있는 쥐의 뇌와 전기신호를 주고받는데 성공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 칩은 깃털보다 가볍고 깨알보다 작지만 신경세포 100개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올해 하반기 중 기능을 개선한 2세대 기억 칩을 기억력이 손상된 쥐의 뇌에 이식할 계획이며, 4년 내에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원숭이의 뇌에 이식을 실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이 계획이 완성되면 각종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으며, 뇌의 사고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인간의식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기억을 기계가 제어한다는 사실에 강력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치명적인 사고나 불치병으로 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에게 기억을 되살려준다고 했을 때, 본인이 느낄 수 있는 혼란 등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수많은 SF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인공지능 로봇의 발달로 기계가 사람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허무맹랑한 주장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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