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에 성범죄자’ 공개하면 비극 막았을까 | 2007.04.27 | |||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처벌 강화 목소리 높아
성범죄의 특성상 동일한 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일정한 기간 동안 격리시설에 수용시키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2살 남자 어린이 납치미수 사건으로 지난 1997년 수감돼 2004년 출소했으며, 동생 가족이 사는 집 한 구석에 가건물을 짓고 홀로 살면서 이웃과 왕래 없이 은둔생활을 해왔다. 지승양 유괴 당시 성추행 한 후 처벌이 두려워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송 씨가 성범죄 전과자인 것을 이웃에서 미리 알았다면 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이다. 성범죄자 처벌 강화했지만 공소시효는 그대로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에는 친고죄 조항을 폐지하고, 친권자가 성범죄 피의자인 경우 검사의 청구에 의해 판사가 친권을 상실시킬 수 있도록 했다. 성 범죄자의 등록·열람, 취업 제한 제도도 확대해 청소년 성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그러나 그동안 시민단체 등이 강력하게 주장하던 공소시효 정지제도는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소시효 정지제도는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아동 성범죄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폭행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다가 성장한 후 알게 되고, 성인이 되어 고소를 하려고 하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다는 것. 아동 성범죄 예방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기 때문에 공소시효 정지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법무부가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공소시효 예외조항이 명시돼 있는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한 내용이지 청소년 성보호법에 포함될 내용은 아니라고 강력하게 반박해 공소시효 정지제도는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같은 날 청소년과 성행위 목적으로 만나기만 해도 처벌받는 ‘그루밍(grooming)’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발족시키고 국내외 사례조사와 채팅사이트 실태분석을 한 후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3월 성범죄자에게 전자팔찌를 착용시킨다는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을 가결시킨 바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칩이 부착된 전자팔찌를 범죄자에게 착용시켜 창살 없는 교도소 개념을 도입해 범죄자의 교정효과를 증가시키고, 보호관찰제의 실효성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인권침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법사위에서는 착용 여부를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발목 등 신체의 다른 부위에 착용시킬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팔찌 제도는 미국·영국 등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인권침해와 이중처벌, 낮은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실효성 부분에 대해 위치신호를 추적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넓은 지역은 추적하지 못하는 전자팔찌가 성범죄 재발 방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재범률 83.4% 일부 이견이 있지만, 성범죄범에 대한 처벌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수위가 다른 범죄에 비해 낮은데다가, 성범죄는 일반범죄에 비해 재범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강력한 처벌조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아동·청소년 성범죄자로 신상이 공개된 범죄자 중 동일한 범죄를 저지른 경험이 있는 경우는 무려 83.4%에 달했다.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2.4%는 징역형 처벌을 받은 후에도 강간범죄를 저질렀다. 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성폭력범 중 출소 1년 내 재범률이 44%에서 34% 정도로 매우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의 경우는 재범률이 훨씬 더 높다. 이는 현행 성범죄 관련 처벌이 거의 솜방망이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강간범이라 해도 초범일 경우는 실형을 받는 경우가 드물고, 아동·청소년 성범죄자로 신상공개가 된다고 해도 이름과 나이, 시·군 단위의 주소만 공개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처벌을 받은 가해자가 출소 후 피해자를 협박하면서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피해자들은 보복이 무서워 신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성범죄범은 재범률이 높으며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알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강력한 처벌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인권단체 등은 “엄격한 양형기준을 적용하면서 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치료와 교육을 해서 재범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범죄자의 경우 성도착증 등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범죄를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러한 사실을 감안해 상습 성폭력 범죄자를 치료감호 대상에 포함시키고 전문시설에 격리해 치료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6월 말까지 관련법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법안에는 성범죄자의 정신장애 여부를 판별하고 과학적으로 치료감호 대상자를 분류할 수 있는 전문 감정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성범죄자 전담 치료감호소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이와 비슷한 제도가 시행되면서 성폭력 사범의 재범률이 10% 가량 감소하고, 치료비 1달러 당 4달러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성폭력 사건은 가해자의 가정환경을 비롯한 성장환경, 또래 친구집단의 영향, 개인의 복잡한 감정상태, 충동에 대한 자제력 부족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성폭력 사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치료·교육 등 교정프로그램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각국의 성범죄 법 ‘화학적 거세에서 사형까지’ ◇ 미주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처벌제도는 메건법(Megan’s Law 또는 Megan’s Act)다. 메건법은 성범죄자로부터 잠재적인 피해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하기위해 재범 위험이 있는 성범죄자 정보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이다. 기소된 적이 있는 상습 강간범과 성폭행범, 성도착자 등은 10년간 주소지를 미국 주 당국에 등록한다. 성범죄범이 석방되면 이웃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 있으며, 주민들은 누구나 성범죄자의 신상명단을 제공받을 수 있다. 전자팔찌 제도를 도입한 곳도 많고,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포함한 신상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곳도 있다. 심지어 성범죄자의 집과 자동차에 ‘위험. 성범죄자가 여기 살고 있음’이라는 팻말과 스티커를 붙이거나 사진과 명단을 소책자로 만들어 슈퍼마켓 등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주도 있다.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 성범죄범 처벌 강화를 위해 두 차례의 유죄판결을 받으면 무기징역에 처하는 투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같은 법에 인권·사생활 침해라는 강력한 반대의견이 있지만, 미국 법원은 “어떤 문제라도 아동의 보호가 우선”이라며 항소를 기각하고 있다. 캐나다는 성범죄자 신원 공개에서 더 나아가 ‘근본적인(?)’ 성범죄 예방을 위해 ‘화학적 거세’를 실시하기도 한다. 일주일에 한번 ‘데포 프로베라’라는 여성 호르몬 복합물을 주입한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중국은 아동·청소년 성범죄범에 대해 가장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국가이다. 14세 이하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질 경우, 상대방의 동의나 기타상황에 상관 없이 무조건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한다. 일본은 성범죄자 재범을 막기 위해 재범방지조치 대상자 등록부를 만들고 재범방지 담당관을 지정해 특별관리한다. 대만은 16세 이상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징역 7년과 이름과 사진을 주요 지방신문을 통해 공표한다. 호주와 뉴질랜드 역시 성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전자팔찌 제도를 도입해 형기를 마치고 사회에 복귀한 후 전자팔찌 등을 통해 감시하고 있다. ◇유럽 영국도 중국 못지 않은 강력한 처벌이 있다. 13세 이하 어린이 성범죄자는 무기징역에 처하는 법안 초안이 마련된 것. 여기에는 유사성행위도 성폭행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성관계 장면을 16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강제로 보이기만 해도 10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기본적인 성범죄 법으로 미국의 매건법과 비슷한 사라법(Sarah’s Law)이 있으며, 성범죄자는 경찰에 자신의 거주지를 신고하며, 경찰은 해당지역 학교 등에 관련정보를 제공한다. 스위스는 성범죄자를 평생토록 사회에서 격리하는 법안이 있다. 2인 이상의 전문가가 위험하거나 갱생의 여지가 없다는 소견을 밝히면, 연령이나 건강상태에 관계 없이 종신구속하며, 재감정·가석방을 허락하지 않는다. 프랑스와 독일은 성범죄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의 유전자를 채취해 명부를 작성, 중앙에서 집중 관리하고 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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