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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총기 안전지대 아니다 2007.04.29

갈등 빚던 이웃에게 총격…총기사고 잇달아


사상 최악의 학원 총격사건으로 기록될 버지니아 공대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총기관련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총기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남 아산의 한 부동산사무소에서 27일 총격사건이 나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부동산사무소 운영자인 이모 씨와 인근 골재공장 종업원 김모 씨가 사망하고, 공장 운영자 임모 씨는 옆구리에 심한 총상을 입었다.


경찰은 부동산과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씨가 인근 골재공장 운영자 임모 씨와 모래먼지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이날 아침 이 씨가 임 씨를 부동산 사무실로 불러 총격을 가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임 씨는 경찰에 “아침에 이 씨가 자신의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찾아가 커피 한 잔 마시는 도중 갑자기 이 씨가 총을 꺼내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된 총기는 이 씨 소유의 5연발 엽총으로 이날 오전 8시 경 아산경찰서 둔포지구대에서 유해조수 구조용으로 신고한 뒤 출고해 가져간 것으로 밝혀졌다.


불과 이틀 전인 25일에는 전남 순천에서 50대 남성이 만취상태에서 공기총을 쏴 후배를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7시 20분 경 전남 순천시 해룡면 마산마을에서 지인 3명과 술을 마시던 김모 씨가 자신이 지명수배를 받는 것에 화를 내며 기르던 개를 향해 쏜 공기총에 후배 안모 씨가 맞았다.


안 씨는 병원으로 이송하는 도중 사망했으며, 총을 쏜 김씨는 달아났다.


경찰은 김 씨가 개를 향해 공기총을 쏴 개를 죽게 하자 안 씨가 이를 말리다가 총에 맞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정황을 수사중이며, 달아난 용의자 김 씨의 행방을 찾고 있다.


김 씨가 소지하고 있던 공기총은 5.5mm 공기총으로, 3년 전 불법으로 구입한 뒤 무허가로 소지하고 있던 것이다. 김 씨는 총번을 삭제하고 조준경·개머리판을 개조해 경찰이 총기 구입경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일은 강원도 횡성 육군 공병부대에서 총격으로 상병 2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경계근무 도중 선임병인 이모 상병이 후임병인 한모 상병을 소지하고 있던 소총으로 쏘고 자신에게도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경찰은 두 상병의 입대시기가 3개월 차이인 점으로 미뤄 선·후임병간 갈등이 원인이 된 우발적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3자에 의한 범행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총기규제 강력한 편이지만, 이에 맞는 관리시스템 열악


우리나라의 총기관련 규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력한 편이다.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총기를 소지하려면 관계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0세 미만은 총을 가질 수 없으며, 심신상실자, 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 알콜의 중독자, 정신장애인 역시 총을 소지할 수 없다.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은 후 일정기간 동안은 총을 소지할 수 없으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도 지방경찰청장이나 경찰서장이 판단했을 때 다른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 공공의 안전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총기소지 허가를 받을 수 없다.


총기 허가를 받았다 해도 임의 개조를 해서는 안된다. 허가받은 용도에 사용하기 위한 경우와 그 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외에는 총기를 지니거나 운반, 사용해서는 안된다. 허가를 얻고 소지·운반할 때는 실탄이나 공포탄을 장전해서는 안된다.


이처럼 총기 소지와 사용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갖고 있지만, 총기관련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불법적인 경로로 취득하는 경우도 있고, 합법적인 취득이라 해도 순간적인 실수나 사고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총기 규제에 맞는 전문적인 관리인력과 전담부서가 부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총기 소지자에 대한 교육이 없다.


전문가들은 “왕따 피해를 입고 소외감을 강하게 느껴본 사람은 자기세계가 강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불만이 폭발해 참사를 일으킬 수 있다”며 총기규제와 함께 전문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소외계층이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사회에 대한 불만은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해 표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사회의 주변집단에 대한 지원과 심리상담을 통해 불만이 지속적으로 쌓이는 것을 예방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부모나 친구, 이웃 등 주변사람들과 터놓고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서로 좋은 역할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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