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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호(산업보안)에 대한 오해와 착각 : 정부편 200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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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종 길 | 한국산업보안연구원 원장(antispy@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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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착각 1 : 기술유출의 근본원인에 대한 시각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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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과 관련한 보도를 보면 첨단기술이 외국으로 유출됐다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일반인들은 마치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이 우리 기업에 침입해 기술을 훔쳐가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또한, 우리나라 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첨단기술 유출을 차단함으로써 몇 십 조원의 손실을 막았으며, 유출한 자는 매국노나 간첩에 버금가는 범죄인으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산업기술유출방지법 시행규칙에 산업기술을 유출하는 자를 신고하는 자에게 1억원의 보상금을 줄 수 있게 규정하고 있는 등 간첩신고에 버금가는 상금을 주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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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술을 유출하는 자가 내부직원이고, 같은 직장의 동료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직장동료를 범죄자로 신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과연 최선의 접근방법인지는 한번 고려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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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의 80% 이상이 임직원 또는 퇴직자인 상황에서 해당기술을 취급하고 있는 자가 왜 기술을 유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지향해야할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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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는 국가경제기반인 첨단기술을 개발한 자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기업과 국가경제에 크게 이바지하는 자에 대한 보상규정이 매우 미흡하다. 즉, 첨단기술 개발자에 대한 보상과 명예, 기술보호수당의 장기지급 등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상능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책 없이는 내부자의 기술유출을 방지하거나 유출사건의 감소를 기대하기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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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사건의 발견을 위한 보상이 아니라 첨단기술 개발자와 관리자의 기술유출을 원천적으로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임직원 등 내부자의 기술유출을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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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착각 2 : Global 시대 폐쇄적 기술보호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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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컬컴사는 CDMA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이를 공개해 우리나라에 매년 약 4,000억원에 이르는 로얄티를 받아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시대에 자국 내 기술보호만이 최선이라는 편협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허를 확보해 널리 공개해야 하고,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을 수립해 기술이전은 물론 외국진출을 위한 투자도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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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국내기업이 외국법에 의하여 설립한 외국지사에도 기술이전을 제한하는 것이 국제적인 대기업 육성과 외국시장 확보, 그리고 글로벌 경영 차원에서 과연 적절한 정책인지 생각해야할 문제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기술 공개와 외국 진출에 대해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신 외국진출 기업의 기술보호 기법 및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정책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선진국의 경우 M&A에 의한 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법률을 제정해 시행중이다. 미국은 1988년부터 시행하는 엑슨-플로리오(Exon-Florio) 법에 의하여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외국기업의 M&A를 제한할 수 있고, 일본은 2005년부터 황금주(주요 의사결정에 대해 거부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 도입 등을 골자로 한 ‘M&A 방어지침’을 마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첨단기술 보유업체에 대한 외국기업의 M&A를 통한 기술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아직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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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인 기술이전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민간단체의 자율적인 조정기구를 두어 스스로 판단하게 하되, 정부 관계자는 해당기구의 동등한 멤버로 참가해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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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착각 3 : 기술보호가 IT 보안만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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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과 IT 보안 수준은 세계적이다. 이로 인해 IT 보안관련 국책연구기관, 협회도 여럿 있고, 이에 따라 IT 보안 업체 역시 포화상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보호 또는 산업보안의 실천방안이 정보보호 또는 IT 보안이 전부인양 착각할 만큼 보편화되어 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과 재정적인 문제로 IT 보안으로 기술보호를 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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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무환경 인프라가 IT 기반으로 이루어져 있는 등 국민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IT 보호를 위한 기술적 또는 물리적인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국민의 대다수는 오히려 정보통신의 발달에 정비례하여 정보화의 역기능에 시달리고 있고, 전 세계 해커들의 경유지로 활용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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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대기업의 경우는 정보보호를 위한 많은 솔루션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여 기술정보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기술보호를 위해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도입할 재정적인 능력도 없고, 만약 솔루션을 지원한다 해도 기술적으로 운영할 능력과 전문가를 확보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필자가 강연을 다니다 보면 중소기업에 대해 정부에서 2,000여만 원 상당의 보안 솔루션을 지원했지만 기술 및 관리상의 문제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업체를 여럿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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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서브나 하드디스크에 첨단기술정보를 저장해 두고 어설픈 IT 보안정책을 바탕으로 해당기술을 보호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권장하고 지원하고 있으므로, 중소기업으로 하여금 IT 보안으로 핵심기술 보호가 가능하다고 믿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기술보호에 허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업규모와 업종, 그리고 상황에 알맞은 맞춤식 기술보호 대책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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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착각 4 : 기술유출에 따른 손실과 중요성에 비해 처벌이 미약하고 온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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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첨단기술의 해외유출로 인한 손실이 최대 몇 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하고 있으나 실제 처벌되는 내용을 보면 너무 온정적이고 관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법 연감에 따르면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 중에 2004년 1심 판결을 받은 138명 중 유기징역을 받은 사람은 10명(7.2%)이었고, 2005년 1심 판결이 내려진 130명 가운데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1명(8.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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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이 국가경제를 뒤흔드는 사건이고, 엄청난 손실이 예상되는 사건임에도 처벌이 미약하거나 또는 대개가 집행유예로 선고되는 것은 미온적인 판결이며, 기술유출 예방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많다. 이러한 생각도 관련기관과 언론이 사건을 피상적이고 감정적으로 보도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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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 사건은 은밀하게 이루어질 뿐 아니라 기술정보의 원본에 아무런 손상 없이 정보통신이나 기타 저장매체로 유출되는 등 증거인멸이 용이하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한 보호조치 없이는 기술유출사건의 증거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또한, 증거확보를 위한 증인도 직장동료이거나 동종업계의 선후배 등이 대부분이라 온정적인 증언을 피할 수 없으므로 범죄를 성립시킬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보안담당자가 사전에 기술적인 보호조치와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없으면 기술유출에 대한 증거확보가 대단히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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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된 범죄 구성요건으로 기업의 해당기술이 철저히 보호되고 있는 비밀이라는 것이 전제조건으로 붙는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사전에 철저하게 기술보호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술을 유출한 사실이 있음에도 이를 처벌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기술유출사건은 범인이 내부직원으로 과학자 또는 기술자이며, 본인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유출하는 초범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록 기술을 부정하게 취득했더라도 외국으로 유출되지 않은 경우에 형사처벌이 미흡한 것을 두고 온정주의라고만 매도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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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한 처벌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사전에 기술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그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철저한 보호대책을 마련해야만 기술유출사건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피상적인 접근에서 오는 오해와 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