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이정도면 확실한 아이템 아닙니까. 투자만 하시면 돈 버는 지름길이라니까요.” \r\n
“그래, 확실히 매력이 있네. 근데 기술을 빼오는 건 확실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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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형님. 제가 누굽니까. 벌써 설계도도 빼냈고, 사진도 수백 장 찍어놨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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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하긴 네가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니 설계도 빼돌리는 건 문제도 아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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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니까요. 크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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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대신 그 기술을 공동명의로 특허출원을 하도록 하자. 너를 못 믿는 건 아니지만 그런 건 확실한 게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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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습니다. 좀 변경해서 등록하는 거야 일도 아니죠. 기술의 재활용이라고 할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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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인조대리석에서 인조대리석의 원료추출 기술을 개발한 A사는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시설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리석을 용해하기 위한 가열 시스템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이를 위해 평소 거래를 하던 B사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B사에서 파견된 직원은 박진구(가명, 34세) 영업실장으로 영업은 물론 제품 설계에도 훤한데다 계속 거래를 해왔던 직원이었기 때문에 A사는 박진구를 믿고 추진 중이던 설비의 설계도와 핵심자료를 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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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 A사의 자료를 넘겨받은 박진구는 그 기술이 시장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몰래 빼돌릴 방법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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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박진구는 설계도와 공장설비의 세부사진을 몰래 촬영하고 핵심자료를 하드디스크에 담아 빼돌렸다. 물론 그가 가열 시스템 설비를 담당하던 직원이었기에 아무도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자료를 빼돌린 박진구는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평소 박진구와 형님, 아우하며 지내던 정민태(52세, 가명)는 박진구의 설명을 듣고 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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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기술로 정부출연금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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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우리가 먼저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아직은 부족합니다. 제가 자세하게 알아보니 중소기업청에 환경기술개발 사업으로 정부출연금을 신청할 수도 있더군요. 정부출연금을 타내기만 하면 누가 이를 훔친 기술이라고 생각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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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간판도 하나 만들어서 달면 영업하기도 편할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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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특허기술에다 정부출연금까지 받아 인정을 받았다면 영업을 안 해도 업체에서 먼저 제품을 달라고 연락이 올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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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설비를 완성한 박진구와 정민태는 대범하게도 정부출연금을 신청하기로 했다. 훔친 기술로 정부출연금을 신청한다는 것 자체도 위법이지만 이 둘은 태연하게 이를 시행했다. 이미 훔친 기술로 사용화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탕 크게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신설회사에다 연구실적도 없고, 실제 연구인원도 거의 없어 정부출연금 신청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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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좋다 말았네. 그러게 내가 연구인원을 좀 더 뽑자고 그랬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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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할 일이 없는데 무슨 연구원을 뽑냐. 그러다가 오히려 기술이 없다는 게 외부로 알려질 수도 있어. 이렇게 된 바에야 본격적으로 제품을 만들어서 팔자. 이러다가 투자금액도 다 못 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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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붙들어 매쇼, 형님. 내가 누굽니까. 벌써 주위에서 제품 사겠다는 회사들이 줄 섰습니다. 미국에 K사라고 인조대리석 업체에서도 구매문의가 들어온 상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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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좋아. 판매는 너만 믿는다. 박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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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정 사장님.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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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훔친 기술로 사리사욕을 채우려던 박진구와 정민태는 경찰의 추적에 걸려 결국 잡히고 말았다. 경남경찰청 외사수사대는 박진구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정민태는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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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 병 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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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59호(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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