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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동차는 안전합니까? 2007.05.16

자동차는 현대인들에게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과거 사치품으로 인식되거나 혹은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자동차는 국내시장에서만 천만대 이상이 팔렸을 정도로 대중적인 소비품목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자동차가 고가이고, 이로 인해 자동차를 노리는 범죄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쯤해서 독자 여러분들에게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싶다. “당신의 자동차는 도난에 과연 안전합니까?”

 


자동차범죄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도난’이다. 도난은 여러 형태의 범죄로 연결될 수 있어 그 심각성이 크다. 예를 들면 도난당한 자동차를 이용해 납치나 절도 등 또 다른 범죄가 저질러지기도 하며, 도난당한 자동차가 일명 ‘대포차’로 둔갑해 중고차 시장에서 매물로 나돌기도 하는 것이다.


자동차 도난유형 및 실태진단


자동차 도난, 위험수위 넘었나


자동차 도난을 막기 위해 많은 방법이 동원되고는 있지만, 보안이라는 것이 막으려는 자보다 뚫으려는 자에게 유리하다는 진리(?)는 자동차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최첨단 도난방지 시스템이 자동차에 서서히 접목되고 있지만 이를 노리는 범죄자들의 레이더망을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인 까닭이다.

 

허점은 의외의 곳에서 드러난다


최근 벌어진 몇몇 도난사건의 예를 보면 최첨단의 도난방지장치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얼마 전 길가에 세워놓은 자신의 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 차 키는 분명 김 씨가 갖고 있었고, 주차된 곳은 불법주차공간이 아니어서 견인될만한 장소도 아니었다. 김 씨는 그 후 자신의 차량이 번호판만 바꿔단 채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등록돼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동차를 훔친 용의자가 번호판을 바꿔달고 김 씨의 차량을 팔기 위해 인터넷에 등록했다 덜미를 잡힌 것이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독자들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보겠다. 도대체 이 범인은 어떻게 김 씨의 차량을 훔칠 수 있었을까? 참고로 차량의 열쇠는 차주인 김 씨에게 있었고, 도난 당시 경보음조차 울리지 않았다.


마치 추리소설을 푸는 듯이 머리가 복잡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부산동래경찰서 담당자의 말을 빌리면 허무할 정도로 간단한 방법이 동원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인은 ‘열쇠업체 직원을 불러 차 문을 열어달라고 했을 뿐’이라는 것이 김 씨의 차량을 훔친 용의자가  자백한 수법이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키 복제쯤은 일도 아니에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아파트 열쇠를 잃어버렸거나 혹은 열쇠를 집 안에 두고 나온 뼈아픈 경험을 한번쯤은 갖고 있다. 여기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동네에 있는 열쇠가게에 전화를 걸어 현재의 주소를 말해주고 직원이 도착할 때까지 꼼짝없이 집 앞에서 기다린 경험도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방법이 자동차범죄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범인은 김 씨의 차량을 털기 위해 열쇠업체 직원을 불렀으며, 그는 이 직원에게 차량의 키를 잃어버려 차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열쇠업체 직원은 손쉽게 차량의 문을 열어줬으며, 범인의 요구에 의해 시동을 걸 수 있는 복제키도 하나 만들어줬다. 그리고 범인은 복제된 키로 그 곳을 유유히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어떻게 자동차 도어의 잠금장치가 그토록 쉽게 열릴 수 있으며, 시동키를 그렇게 쉽게 복제할 수 있냐고?


이에 대해 한국열쇠협회 박영배 前회장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소위 말하는 열쇠업자들은 아날로그 키는 물론 디지털로 이루어진 모든 키를 해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런 기술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열쇠인들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그는 이어 “차량도난에 이와 같은 열쇠전문업체들의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열쇠기술자들 스스로가 의뢰인과 차주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그가 제시한 차주 확인법은 자동차 등록증과 신분증의 확인이었다.


그러나 의뢰인이 자동차 등록증을 분실했다고 하거나 신분증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는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스스로 보안의식 갖지 못해


이 외에 자동차 잠금장치의 한 축인 리모컨 키의 오류도 자동차 보안에 있어 심각한 허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자동차들은 무선으로 작동하는 리모컨 키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무선으로 시동을 걸거나 또는 차량의 문을 원거리에서 열고 닫을 수 있기 때문에 그 편리성 측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편리함 때문인지 오래 전에 생산돼 무선 리모컨 키가 부착되지 않은 차량들의 차주들은 리모컨 키 시스템을 사제품으로 부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이때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제어 업체인 모토텍의 김부근 과장은 “리모컨 키가 정품이 아닐 때 하나의 리모컨 키로 다른 차의 잠금장치까지 동시에 열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한 뒤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은 리모컨 키가 출시될 때 제품의 주파수가 같지 않도록 철저하게 기준을 지키지만 사제품의 경우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리모컨 키는 자동차 키 모양과 이모빌라이저라고 불리는 코드, 주파수 3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작동된다”며 “하나의 리모컨 키로 다른 차량의 잠금장치까지 동시에 열릴 수 있는 확률은 정품만을 사용한다면 극히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증받지 못한 사제품을 사용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이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응방안은 전무한 상태라고 밝혔다. 


혹 차량의 문을 열기 위해 유리 틈새에 길쭉한 갈고리를 넣어본 적이 있는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우리는 이런 경험을 통해 자동차 문이 어떤 원리에 의해 열릴 수 있는 지 체득하게 됐다. 실제로 열쇠업자나 사고를 처리하는 보험직원, 그리고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소방공무원이나 경찰공무원 등은 이런 방법을 사용해 자동차 잠금장치를 해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잠금장치는 쉽게 해정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동차의 잠금장치가 이렇듯 쉽게 열릴 수 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 스스로 아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으며, 자동차 제조업체 또한 별다른 대응이 없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무사안일주의’의 산물은 아닌가 싶다.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22호 권 준, 김용석 기자(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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