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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특집02]‘석호필’ 내려 받다 폭스에 고소당할라 2007.05.17

② 지적재산권 강화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미국 드라마는 <프리즌 브레이크>. 이 방송의 주인공은 마이클 스코필드. ‘미드(미국 드라마) 마니아’들은 그에게 ‘석호필’이라는 애칭까지 붙일 정도로 열성적인 사랑을 퍼붓고 있다. 미드 마니아가 석호필을 만나는 곳은 이를 방영하는 케이블 TV 뿐만 아니라 P2P·웹하드와 같은 사이트도 있다.


이곳에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전 세계의 드라마와 영화, 음악파일이 있으며, 네티즌은 이를 내려받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망설임 없이 다운로드 버튼을 누른다. 그러나 저작권보호가 강화된 조항이 있는 한미 FTA가 체결되면 ‘석호필’을 내려 받다가 폭스로부터 직접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OSP, 저작권 침해자 개인정보 공개 의무


한미 FTA의 저작권 관련 내용 중 온라인서비스사업자(OSP)에 저작권보호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있다. 저작권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저작권자가 OSP에 요청하면 저작권 침해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문화관광부는 “사법당국의 허락 없이 OSP가 개인정보를 공개할 수 있어 민사소송이 가능하다. 저작권보호가 강화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현재 통신비밀보호법상으로도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이 없으면 정보공개가 허용되지 않는다. 법원의 확정판결도 없이 저작권자가 요청만 하면 개인정보를 공개한다는 것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 친구에게 보내주기 위해 웹하드에 올린 영화파일 때문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미국 영화사에 공개되고, 민사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


웹 서핑을 하면서 저작권 침해 여지가 있는 콘텐츠를 찾아 저작권자에게 알려주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브로커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미 특허권에 대해서는 ‘특허괴물’이라고 불리는 여러 사업체가 등장해 IT 기업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 저작물 방치’ 국제소송 늘 것


웹2.0의 대명사가 되고 있는 UCC는 80% 이상이 공중파 방송을 짜깁기 한 것이며, 대부분 저작권 침해 소지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법에는 저작권침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한미 FTA로 지적재산권 보호 조항이 적용됐을 때, 디지털 콘텐츠의 저작권에 대한 혼란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저작권과 관련해 어떤 이들은 저작권이 있는 작품들을 짜깁기 했다 해도 작품만의 독특한 시각을 갖고 재해석 했다면 독립된 콘텐츠로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패러디나 오마주 등은 다른 작품을 그대로 따오지만, 원작과 전혀 다른 시각의 다른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마음대로 분해해 이용하는 것은 저작권을 심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최근 인기가수 아이비의 뮤직비디오 <유혹의 소나타>는 일본 컴퓨터 게임물 <파이널 판타지 7 - 어드벤처 칠드런>을 표절했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아이비의 소속사 팬텀앤터테인먼트는 “작품을 만든 노무라 데츠야와 노주에 다케시 감독에 대한 경의의 뜻으로 재창조한 것이며, 이미 영문자막으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놓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원은 줄거리와 배경, 등장인물, 카메라 앵글, 손동작, 표정, 헤어스타일까지 모든 것이 똑같다며 표절판결을 내렸다.


한미 FTA에 OSP의 저작권보호 조항을 적용하면, 저작권을 침해한 저작물을 방치함으로써 발생한 피해를 OSP에 물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구글이 유튜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을 때 일각에서는 “유튜브의 저작권 침해 문제는 구글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다.


이를 입증하는 듯 구글은 유튜브를 인수하자마자 바이아컴으로부터 저작권 침해물이 인터넷에 유통되도록 방조했다며 10억달러(약 9500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P2P 사이트인 소리바다도 수 년간 많은 소송을 당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4월 12일 50억원에 이르는 채권가압류 처분을 받았다.


동영상 문제로 방송사, 포털에 전면전 선포


UCC 동영상 저작권 문제는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2월 공중파 방송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대표 앞으로 우편경고장을 보내면서 사회적으로 크게 공론화 되었다. 방송사는 포털사이트가 UCC를 이용해 불법으로 방송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년간 OSP 업체에서 저작권 위반사례를 발견한 것이 11만 여 건에 이르며, 대부분 방송 콘텐츠였고, 모두 저작권침해에 해당하는데도 포털은 이를 네티즌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고 인기검색어로 등록시켰다는 주장이다.

공중파 방송사는 포털사이트와 함께 우리나라 동영상 서비스의 대표격인 판도라TV도 함께 비판하면서 “저작권이 있는 방송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경익 판도라TV 대표는 “인터넷은 기존의 시장경제 논리를 적용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시장이이다.


유저 없이 인터넷 시장은 거품처럼 사라질 수밖에 없으므로, 유저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용권’ 인정을 주장했다. 인용권이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의 출처를 밝힌 후, 자신의 작품에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이다. 김 대표는 “인용권을 인정하면 네티즌의 창작의욕이 살아날 것이고 UCC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 FTA가 체결되면, 인용권에 대한 논란은 힘을 잃고 네티즌은 UCC를 제작할 때 다른 어떤 작품의 저작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지 일일이 따져봐야 하게 될 것이다.


스트리밍이 불법은 아니지만


저작권 문제에서 첨예한 논쟁이 되었던 ‘일시적 복제’는 저작권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음악 등을 서비스 할 때 RAM이나 서버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일시적 복제’는 스트리밍 방식에 주로 쓰이고 있다. 한미 FTA가 체결되기 전에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스트리밍 방식에서 복제가 불가능하도록 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OSP가 제공하는 미리보기 서비스나 생방송을 되돌려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TV도 별도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대희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현재 네티즌이 이용하는 수준의 디지털 콘텐츠 사용으로는 저작권 침해 위험이 없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를 다운받아 저장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적재산학 전공의 이대희 교수는 “저작물을 구입해서 다시 판매하는 것은 제약이 없지만, 컴퓨터 프로그램과 음반을 구매해서 대여하는 것은 금지되므로 상업적인 목적을 갖고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저작권 침해”라고 설명했다.


mini interview

금기훈 마이리슨닷컴 전 사장

 


“UCC, 포털의 검색기능 강화해야”


“UCC 문제를 얘기하기 전에 UCC가 갖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 UCC 활성화로 우리사회가 가질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UCC가 새로운 산업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UCC가 궁극적으로 가져야 할 가치에 대해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음악파일 유료화의 선구자인 금기훈 마이리슨닷컴 전 사장의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UCC에 기대하는 가치는 새로운 산업의 발달이며, 콘텐츠 시장의 활성화이다. 홍보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사장되고 있는 우수한 독립·단편영화와 단막극 형식의 드라마, 잘 만들어진 연극·뮤지컬을 홍보할 수 있다. 캐논변주곡으로 일약 스타가 된 임정현 씨처럼 실력 있는 음악인의 출현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UCC가 ‘User Copied Contents’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대다수가 인터넷을 통해 불법 유통된 동영상을 다운받아 보고 있으며, 이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나라에 콘텐츠가 제대로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디지털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그러나 폭발적으로 쏟아지는 정보를 일일이 검색하면서 주의를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금기훈 전 사장은 “UCC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면서 검색기능을 강화하지 못한다는 것은 OSP의 변명에 불과하다. 소비자의 불법적인 행동을 예견하면서도 상품을 파는 것은 기업윤리에 어긋나는 비겁한 행동이다. 기술이 없으면 정책으로 막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콘텐츠를 올릴 때 필수정보를 입력해 콘텐츠의 라이선스를 분명히 밝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자정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금 전 사장은 주장했다.

[월간 정보보호21c 통권 제81호 김선애 기자(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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