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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보안 솔루션은 결국 사람입니다! 201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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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나이로비 사무소 안전보안국 보안대 박 재 현 작전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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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점을 들린 적이 있었다. 잡지 디자인이나 신간 소개를 위해 한 달에 한 번씩은 방문을 해 책들을 살펴보는데, 신간 코너에서 눈길을 확 끄는 책을 한 권 발견했다. 바로 지난 달 본지에서도 소개한 ‘나는 좀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였다. 한국인 유엔 보안담당관, 그것도 나이로비 사무소라는 현장에서 작전담당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재현 작전담당관의 이야기는 무척 매력적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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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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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 안전보안국 보안대 작전담당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9월에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 임무단 보안조정관으로 파견될 예정입니다. 파견 예정 지역은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지역인 팍티야주 가르데즈이며, 150여명의 유엔 직원 및 이들이 거주하며 일하는 유엔 가르데즈 사무소, 그리고 각종 유엔 활동에 대한 보안조정업무를 맡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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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작전담당관님께서는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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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나이로비 사무소 안전보안국 보안대는 약 150여명의 무장 유엔 보안대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전담당관, Assistant Chief of Security Operations으로써 제가 맡은 업무는 보안대의 일일 활동의 지휘와 관리입니다. 보안대가 수행하는 활동으로는 24시간 경계 근무, 물리적 보안/접근 제어, 비상 출동, 상황실 활동, 소방방재 활동, 근접경호 활동, 교육훈련 활동, 회의 보안 지원 등 있습니다. 이 외에 조달, 재정, 인사/채용, 업무수행능력평가 등 행정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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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분야가 위기 관리여서 유엔 사무국 본부급 사무소인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에서 업무 시작한 2010년 7월부터 3년간 Active Shooter/Complex Attack 등 테러 공격, 대량 사상사건, 화재 등 위기 상황 발생 시 비상대응 계획 및 위기관리 지침 등을 수립/갱신하는데 주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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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분단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군과 경찰을 제외하면 보안 혹은 안전과 관련된 직업에 대한 저변이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안/안전과 관련된 직업을 선택한 이유와 상황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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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유학 시절에 저는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는데, 매 학기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안전 교육을 실시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로 어릴 적부터 치안 또는 소방 관련 분야의 업종을 동경하게 됐었고, 이러한 직종을 우대하는 미국 사회의 영향도 적지 않게 받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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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학자의 길을 결심하고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중 2008년에 우연히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때부터 위기관리, Emergency Management가 적성에 너무 잘 맞아 이 분야에 계속 공부하고 활동하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2009년에 유엔 국가별경쟁시험 공고에서 Security 분야 모집을 보고 시험에 응했는데, 운 좋게 필기 및 면접 절차를 모두 통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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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처음으로 면접 요청이 들어온 곳이 유엔 뉴욕 본부 안전보안국 정책기획조정실이었는데, 책상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일 것 같아 정중히 거절했었습니다. 두 번째로 2010년 4월에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 안전보안국 보안대 작전담당관 자리 오퍼를 받게 됐는데, 150여명의 무장 보안대 활동을 담당하게 된다는 보안대장의 설명을 듣고 바로 수락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안전보안 전문가로써의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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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소속으로 케냐 등 위험지역에서 보안/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업무를 보면서 느낀 세계 보안의 현황을 소개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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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혹은 보안 분야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우리가 아는 영어 단어인 Security는 한자로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안보(安保)이며 또 하나는 보안(保安)입니다. 전자는 안전 보장의 의미에서 국방 및 외교 활동을 통한 보다 거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반면, 후자는 보호의 의미에서 인원, 시설, 정도 등 보다 미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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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11일 테러 공격 이후로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안보뿐만 아니라 미시적인 차원에서의 보안에 대한 중요성 및 필요성이 보다 더욱 강조되었고, 이를 확대하기 위한 엄청난 투자의 시기가 시작됐습니다. 실제로 실장 또는 과장급이던 보안 관계자들이 보안 담당 부회장(Vice President for Security), 최고보안수석(Chief Security Adviser), 또는 보안국장(Director of Security) 등으로 대대적으로 격상되는 현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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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유엔은 전통적으로 유엔기를 달고 있으면 중립을 상징했기 때문에 적대세력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했습니다. 때문에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그리 강조되지 않았고, 실제로 전 세계에서 유엔 직원 및 시설의 안전보안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100명이 채 안됐습니다. 그러나 2003년 8월 19일 서지오 디 멜로 당시 사무총장 특별대표를 포함해 22명이 사망한 이라크 바그다드 소재 유엔 바그다드 사무소가 위치한 카날 호텔에서 발생한 유엔에 대한 첫 테러 공격 이후 유엔의 보안 관리 시스템의 전면 개편이 가속화되었고, 유엔의 모든 안전 보안 활동을 총괄하는 안전보안국이 신설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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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뿐만 아니라 회의 보안 업무 지원 차 일본, 인도네시아, 도하 등 여러 곳에서 보안업무를 수행해본 경험으로 볼 때, 전 세계 어디를 가든 보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사안인 동시에 언제나 그랬듯이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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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안산업은 CCTV를 비롯한 영상보안 솔루션을 중심으로 바이오인식, 출입통제 솔루션 등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보안장비가 미치는 영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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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안국 케냐 팀에서 저는 기기맨, Gadget Man 또는 가제트 형사, Inspector Gadget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상관도 종종 저에게 오늘은 Jae Park이 어떤 기기를 가지고 나왔을까하고 묻곤 할 정도로 저는 사무실에 보호구, 검색기기, 권총집, 전자장비 등 많은 보안기기를 쌓아 두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는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 보안대 작전담당관 업무 시작했을 당시 보안대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장비들이 많이 노후된 낡은 것을 본 후 이를 새로운 장비로 교체하기에 앞서 여러 최신 장비 샘플을 받아 현장 실험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이로비에 도착했을 당시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에 대한 2차 보안 시스템 강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어서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최신 보안 솔루션을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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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고의 보안 솔루션은 사람입니다. 아무리 좋은 보안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이를 조종하는 사람의 직관과 판단력 없이는 모두 무용지물입니다. 때문에 유엔 나이로비 사무소에 있는 3년 동안 기초 기술에 충실한 교육/훈련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왔고 실제로 보안대가 주 고객인 영내 유엔 직원, 대표단, 그리고 방문객에 대한 보안 서비스의 질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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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은 보안/안전과 관련된 커리큘럼이 부족합니다. 한국에서 박재현 작전담당관님처럼 국제 혹은 국내 보안전문가가 되려고 마음을 먹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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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단계에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조언은, 일단 안전·보안 분야는 지난 12년에 걸쳐 학문화가 됐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일 가리지 않고 일단 공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안을 고리타분한 분야라는 잘못된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시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풍부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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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실무자 수준에서의 보안전문가가 아닌 보다 거시적인 보안경영자, 즉 Security Manager의 마인드를 갖추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보안경영자로써 자신이 소속해 있는 조직의 활동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그리고 조직의 이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가져야 합니다. 안전을 외면하는 이익 추구의 시대는 지났다는 현실을 결정권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완벽한 보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위험 수준을 최대한 감소함으로써 국가 이익 추진 활동의 집행을 가능하게 하는 보안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점을 강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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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테러의 위협에서 벗어난 곳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분단국가이면서 미국의 맹방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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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테러 대상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식은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테러는 국가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국역시 테러로 인해 아픔을 겪은 일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도 북한의 88올림픽 방해와 적화통일이라는 정치적인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행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 외 발리 테러 사건과 같은 간접적인 노출, 그리고 김선일 납치 사건과 탈레반 선교사 납치 사건 등 파병 한국군 철수 및 선교 활동 중단이라는 정치적인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테러 행위를 경험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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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한국은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시각은 매우 잘못됐다는 것이 저의 전문적, 개인적인 시각입니다. 9.11 이후로 세계의 안보/보안 구도는 완전히 바뀌었고 미국 우방국, 북한과의 휴전 상태, 그리고 한국의 다양한 원조/기업 활동의 활성화 등으로 볼 때 테러 공격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고 이는 국가 이익을 추구하는 어느 국가든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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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국가 이익의 추구가 정부의 전략적 목표이며 이로 인해 피할 수 없는 것이 테러라면 테러라는 위협(Threat)과 위험(Risk)을 줄이고 국가 이익추구 활동을 가능케 하는(Enable) 분석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무엇보다도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인식과 정치적인 의지(Political Will)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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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이 있다고 해서 소극적인 자세를 임할수록 국가 이익을 위해 위험을 무릎 쓰고 활동 전개하는 다른 국가들에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러한 의식 변화와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의지만 있다면, 이미 보안/안보에 질색하는 국민의 의식을 보다 온화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고, 또한 예비역 전문 군/경/소방 인력풀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취업 시장의 확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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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과 한국의 보안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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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당장의 계획은 9월부터 약 2~3년 간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 임무단의 보안팀에 합류해 팍티야주 가르데즈 소재 유엔 가르데즈 사무소의 보안조정관으로 활동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안전·보안 전문 인력 양성, 한반도 급변 사태에 대비한 경찰, 소방방재, 민방 등 민간 비상대응계획 수립 및 집행, 재외국민보호 및 한국 외교관/재외공관/외교활동 보안을 총괄하는 외교보안실의 개념을 추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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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해외에서 안전·보안 분야에 입문하게 돼서 국내 보안 분야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한데, 보다 많이 배우고 싶고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니, 서로 연락하면서 정보 공유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보안 없이는 활동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만큼 보안관계자로써 프라이드와 자신감, 그리고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안을 경영의 주요 파트로 격상시킬 수 있는 과감한 노력들이 지속되어야 하며 한국의 보안 분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야 그만큼 더 많은 기회가 열립니다. 앞으로 많은 교류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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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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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200호(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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