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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규제법의 명암 2007.05.30

CCTV규제법의 明暗


나잘난(여·35) 씨는 동네골목 어귀에 설치된 CCTV 카메라를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친다. ‘음, 그전에는 이곳이 우범지역이라 저녁때 골목을 다니기가 무서웠는데, CCTV를 설치한 이후에는 그래도 좀 안심이네.’ 이런 생각을 하던 나씨에게 갑자기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골목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지나다니니까 내 모습도 CCTV 카메라에 여러 번 찍혔을 텐데, 그 영상도 보호받아야 할 내 정보가 되는 걸까.’ 지금부터 나잘난 씨의 궁금증을 풀기 위한 ‘스무고개’를 시작해보자.         

 


공익이냐? 개인정보보호냐? 이것이 문제로다


관련업계에서 통상 CCTV규제법으로 일컬어지는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개정안(대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별다른 돌발별수가 없는 한 조만간 국회 본회의 통과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이번 법률개정안은 CCTV 설치·운영에 관한 조항을 담은 법률이라는 의미만큼이나 공공기관과 관련업계, 그리고 일반시민들에게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상반기내 국회 본회의 통과가 확실시되는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개정안’은 원래 5건의 법안이 합쳐져 만들어진 대안형태의 법률이다. 여기서 5건의 법안은 2004년 6월 정부를 시작으로 9월 공성진 의원, 12월 김재경 의원이 대표발의한 3건의 ‘공공기관의정보보호에관한법률개정안’과 2005년 1월 김충환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폐쇄회로텔레비전설치및개인의화상정보보호에관한법률안’, 그리고 그해 11월 고흥길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폐쇄회로텔레비전설치에관한법률안’이 그것이다. 


지난 3월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5건의 법안에 대해 종합·심사한 결과 이를 각각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고, 통합·조정한 대안을 제안하기로 했으며,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의 심사결과를 받아들여 대안이 제안된 것이다.


이번 법률개정안과 관련해 정부 측 실무를 담당한 행정자치부 전자정부본부 제도정책팀 박진수 행정사무관은 “기존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에서 언급되는 개인정보에 화상정보를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정안으로 갈 것이냐 개정안으로 갈 것이냐 논의하다가 이미 제출된 법안을 통합한 개정안을 만들자는 의견이 우세해 대안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CCTV 설치·운영사항, 법으로 명문화  


앞서의 과정을 거쳐 제안된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바로 공공기관에서의 CCTV 설치·운영에 관한 것이다. 물론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에 CCTV 관련조항이 추가된 형태지만, 이번 법률개정의 가장 큰 목적이 바로 CCTV로 촬영한 개인영상정보를 보호하고, CCTV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을 법으로 명문화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개정안의 제안이유와 주요내용을 살펴보더라도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제안이유를 살펴보면 공공기관이 범죄예방·교통단속 등의 필요에 따라 설치·운영하고 있는 CCTV의 설치 및 화상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공공업무의 적정한 수행을 도모하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적시돼 있다.


또한,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의 안정성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처리정보 보유기관 및 취급자의 안정성 확보조치 의무를 규정하며, 공공기관에 의한 개인정보의 수집·처리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공동이용을 제한하는 등 공공기관에서 처리되는 개인정보의 보호제도를 개선·보완하려는 목적이라고 행정자치위원회 측은 밝혔다.


겉으론 공감, 속으론 끙끙


그럼 이번 개정안의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공공기관과 영상보안업계, 그리고 시민단체로 대표되는 시민사회의 반응은 어떨까. 개정안을 바라보는 이해당사자들의 표면적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개정안 취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의 박진수 사무관은 “공공기관의 경우 개정안의 주요골자에 대해 미리 설명하고, 의견을 구하는 절차를 거쳤으며,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공공기관의 의견을 취합해 개정안에 최대한 반영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관련업계의 경우 지난해 정통부에서 ‘CCTV 개인영상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때 수렴했던 의견들을 참조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과 관련 디지털CCTV협의회 4대 회장에 선임된 윈포넷의 권오언 대표는 유연한 입장을 피력했다. 보안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관련 법규나 제도가 마련되면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고 보면 된다. 관련 제도에 맞는 시스템을 갖춘 제품을 내놓으면 되고,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DVR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제도에 맞는 적절한 제품을 개발해낼 수 있으며, 법적인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라이버시 논쟁 다시 불붙나


그러나 CCTV 업계 내부에서는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많이 흘러나오고 있다.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목소리가 커져 꼭 필요한 곳에 설치되는 CCTV까지 제약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관련 산업이 위축되지나 않을까하는 점 때문이다. 또한, 지자체를 위시한 공공기관에서는 범죄예방 및 범인검거 효과는 물론 주차단속, 불법쓰레기투기 감시 등 행정상의 업무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CCTV가 법의 테두리에 묶여 효용성이 떨어지지 않을지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 가운데 불법주정차 감시, 방범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CCTV의 설치목적을 한정짓다보면 오히려 이중삼중의 예산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세부적인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과정에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CCTV 업계의 한 관계자도 “이번 개정안이 인권위와 시민단체들의 의견만을 주로 수렴하고, 현실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는 미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개정안은 일반 시민들은 물론 정부기관, 보안업계 등의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막상 취재를 진행하다 보니 이번 개정안에 대해 모르는 관계자들도 다수 있었다. 법률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좀 더 광범위한 의견수렴 과정과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은 대목이다.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와 관련한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다루기로 하자. 


Mini Intervew

행정자치부 전자정부본부 제도정책팀 박진수 행정사무관


“CCTV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Q. 이번 개정안의 추진배경은.

CCTV 설치대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오남용의 우려가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다. 이로 인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관련 법률안 제정을 권유했고, 언론과 시민단체에서도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다.


Q. CCTV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오히려 환영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CCTV 설치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법의 취지는 CCTV 설치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영상정보를 잘 보호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적법한 틀 안에서 CCTV 산업이 활성화될 여지가 많다고 본다.


Q. 해외관련 법안 등 개정안 마련시 참조한 것이 있다면.

영국, 독일, 미국의 관련법을 참조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정통부에서 제정한 CCTV 개인영상정보보호 가이드라인 내용이 많이 포함됐다.


Q. 행자부의 향후 추진계획은.

CCTV가 설치된 공공기관 10여 곳을 선정해 현장실태조사를 나갈 계획이다. 나머지 공공기관의 경우도 조사를 시행해 이에 따른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향후 법안수정 과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23호 권 준·김용석 기자(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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