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기술유출! 공개 정보 항변, 대응 못하면 끝! 2015.01.12

영업비밀 요건으로서의 비공지성 \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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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의 요건은 독립한 경제적 가치, 비공지성 및 상당한 보안관리노력이다. 영업비밀 사건에서 문제되는 기술정보의 경우, 관련 논문, 책자, 특허, 인터넷 자료 등이 존재하는 경우가 있고, 역설계가 가능한 경우도 있다. 침해자측은 소송에서 위와 같은 자료를 들면서 비공지성 요건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특허법상 신규성과 영업비밀 요건으로서의 비공지성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역설계가 가능한 경우 비공지성 요건이 결여된 것인지 그리고 간행물이나 인터넷 등에 공개된 정보와 비공지성의 관계는 어떠한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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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월드=법무법인 오현 양영화 변호사(yhyanglaw@gmail.com)] 이동통신용 광중계기를 비롯해 중계기 개발 등을 하던 A사는 지난 2003년 7월부터 2004년 4월까지 ‘무변파(중계기의 수신 주파수와 송신 주파수가 동일한 방식) 무선 중계기’의 일종인 ‘SHR(Soft Hand Repeater)의 RFM(Radio Frequency Module, 이득제어부) 회로도, ICM(Inteference Cancellation Module, 위상제어부) 회로도, OSC(Oscillation Check Module, 스펙트럼제어부) 회로도’(이하 ‘이 사건 회로도’)를 개발하고, 대외비로 관리했다. 하지만 중계기용 감시장치 등의 개발을 하던 B사에서 자사의 기술을 도용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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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비로 관리해왔지만, 자사 근로자에 의한 기술유출은 막을 수 없었던 것. 이 회사에서 기술연구소장 겸 생산본부장으로 근무하던 갑이 2004년 6월 퇴사한 이후, B사로부터 기술자문 요청을 받고 B사 연구원 병 등에게 무변파 RF 중계기 관련 기술자문을 했다. 문제는 갑이 A사의 대외비로 관리되던 이 사건 회로도를 복제·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4년 9월 경 갑이 A사의 이 사건 회로도 파일을 병에게 복제해 주면서 A사의 영업비밀을 누설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영업비밀을 누설한 갑에 징역 1년을 선고했으며, 역설계를 통해 득한 것이라는 갑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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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지성’ 요건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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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지성이란 정보가 간행물 등의 매체에 실리는 등 불특정 다수인에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그 정보를 입수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6도 9022 판결, 2008. 4. 10. 선고 2008도679 판결 등). 영업비밀 요건으로서의 비공지성은 절대적인 비밀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 상대적인 개념으로서, 보유자와 관계된 자와 정보를 공유한 경우라도 보유자가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는 경우나, 보유자와 무관한 제3자가 독자적으로 정보를 취득하였다 하더라도 그 제3자가 정보를 비밀로 유지한 경우에는 비공지성 요건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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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범위까지 공개됐을 때 비공지성을 상실했다고 볼 것인가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판단할 문제이며, “공연히 알려져 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반 대중에게 까지 알려져야 할 필요는 없다.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자 등 이를 가지고 경제적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자들 사이에 알려지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에서 사용된 바가 없더라도 국외에서 이미 공개되거나 사용된 경우 비공지성 요건은 인정되지 않는다(서울고등법원 1998. 7. 21. 선고 97나1522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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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계와 비공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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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계는 계약 또는 법률에 의해 금지되지 않는 한 적법한 행위인데, 역설계가 가능한 경우 비공지성 요건이 부정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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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한 사안의 경우, A사가 2004년 5월 경 C사에 납품한 이 사건 회로도가 적용된 무선중계기는 제3자가 내부를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무선중계기가 운용 중인 이상 C사 관계자라도 역설계를 위해 분해하기 어려울 뿐만 어니라, A사가 납품한 무선중계기는 도급계약에 의해 납품된 제품으로 합법적인 방법으로는 시중에서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결국 역설계를 위해 합법적으로 위 무선중계기에 접근하는 것 자체도 어려웠다.

그리고 회로도의 구성이 간단하더라도 기계장치와는 달리 완성된 제품에서 판독 가능한 회로도를 역설계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고, 소자 사이의 연결관계를 추출해도 각각의 소자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는지 등의 작동과정을 알아내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 같은 이유로 피고인 갑이나 다른 경쟁자 등이 사건 범죄일시인 2004년 9월까지 역설계와 같은 합법적인 방법에 의해 이 사건 회로도에 나타난 기술상 정보를 취득하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위 사건에서 법원은 비공지성이 상실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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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울중앙지법 2007. 10. 9. 선고 2006고단7142 판결은 “직진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동작원리를 실제 구현하는 위 제품 회로부의 설계나 구성 자체를 놓고 보더라도 위 제품 회로부의 설계나 구성은 전자회로에 관해 일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어서 이 또한 영업비밀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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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역설계가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 비공지성 요건이 부정되는 것이 아니며, 소송에서 역설계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역설계가 가능하다는 점 및 실제로 역설계를 통해 기술정보를 획득했다는 점을 주장·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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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의 신규성과의 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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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원은 “특허권, 실용신안권은 어떤 발명이나 고안 등에 대하여 독점적, 배타적 전용권을 부여하고 그 권리를 일정 기간 동안 보호하는 것인데 반해, 영업비밀은 정보 그 자체에 배타적 전용권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대한 부정한 누설 등을 금지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유지하는데 법의 목적이 있는 것이므로, 영업비밀 요건으로서의 비공지성 또는 경제성은 특허법이나 실용신안법에서 추구하는 정도의 고도의 수준을 요하는 것이 아니고, 어떠한 기술적 사상이 공지된 것으로서 이미 업계에 알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기술적 사상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하여 필요한 세부적인 기술상의 정보 즉, 노하우에 독자적 가치가 있고, 해당 업체에 의해 그것이 비밀로 유지, 관리되고 있는 경우 별도의 비공지성, 경제성 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서울고등법원 2007. 12. 20.자 2007카합232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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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한 사안에서 법원은 “설령 이 사건 회로도에 담긴 위상제어기능을 통하여 발진위치를 현 통화대역에서 다른 통화대역으로 이동시켜 발진을 제어하는 기술사상이 공지되었다고 하더라도, 회로도를 설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자의 선택과 소자의 배열 등이고, 향후 제품에서 실현할 구체적 기능 구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규격에 따른 성능 테스트 등을 통하여 세부 규격을 정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므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완성되는 회로도의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즉, 기술사상이 공지되었다면 특허법상 신규성은 상실된 것이나, 그 기술사상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영업비밀 요건으로서의 비공지성이 상실되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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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 인터넷 등에 공개된 정보와 영업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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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법원은 ‘기계의 기존적인 작동원리나 구성이 이미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 자체는 영업비밀이 아니라도, 그 기계를 구성하는 개개부품의 규격, 재질, 가공방법, 그와 관련된 설계도면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하였고(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45751 판결), ‘기본원리나 배경지식만으로는 제품을 생산하기 곤란하고 설비 구축 및 제조공정에서 적용하여 생산에 반영할 수 있는 구체화되고 세부적인 기술이 필요한바, 양산에 성공하기 까지 수년동안 시행착오를 거친 피해회사가 결국 어떠한 기술들을 채택, 조합하여 사용하고 있는지에 관한 사항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10. 29. 선고 2010카합2199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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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학술지, 책자, 인터넷, 타사의 카달로그, 특허공보 등에 기본원리나 배경지식, 학술적·이론적 근거, 개괄적인 내용 등이 공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기술정보, 이용목적에 맞게 수정·조합한 정보, 공개된 기술과 설비, 공정, 부품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거나 적용분야가 다른 기술정보 등은 비공지성이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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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기술유출 피해회사는 기존에 공개된 정보와 유출된 정보와의 차이에 대해 수사기관과 재판부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술분석 및 쉽고 효과적인 설명을 함으로써 침해자의 비공지 항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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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215호 (sw@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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