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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의 승승장구속 보안업계 유행짚기 2015.02.01

아시안컵에서 무실점 무패 기록 이어가고 있는 한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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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사건으로 급속화되고 있는 물리와 정보보안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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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월드스 문가용] 한국 축구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월드컵 시즌에서의 패배감과 분노가 ‘아니, 진다는 게 도대체 무슨 느낌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다. 또한 13월의 월급이었던 연말정산의 배신으로 달아올랐던 1월의 마음들도 조금은 달래주는 역할도 잘 감당하고 있다. 마치 7, 80년대 한국을 보는 듯 압축 성장을 한 한국의 축구 실력을 보며 많은 이들이 지난 국가대표팀과 이번 대표팀의 차이를 감독에서 찾고 있다. 그리고 그 근거 중 하나로 이정협 선수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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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협 선수는 14시즌을 상무 소속으로 보낸 신인급 선수다. 그것도 교체 멤버였다. 통산 52경기 6골 2도움한 공격수로 한국 프로리그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가 새로 부임한 외국인 감독의 눈에 띄어 발탁된 것에 많은 이들이 의아해 했었다. 모르긴 해도 한국인 감독이 뽑았으면 경기가 시작하기 직전까지 학연이니 지연이니 하는 의혹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등용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상무팀의 박항서 감독이 “굳이 왜?”라고 반문했다는 소리도 있을 정도다. 왜 외국인의 눈에 띈 선수를 우리는 보지 못했을까? 이 질문에 우리는 역시 학연과 지연이었어, 라고 혀들을 끌끌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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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을 얼마나 뜨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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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前 감독이 학연과 지연에 많이 기댔다는 비난이 있긴 했지만 이는 사실로 확인할 수가 없다. 또한 스스로 국가대표로서 다시 오기 힘들 한국 축구의 전성기 중심에 있었던 스타 플레이어가 학연이나 지연 같은 것에 매여 한국 축구를 패배의 길로 드리블해갔다고 믿는 극단적인 비난 역시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정황은 의심을 살만하지만 쉽게 믿고 싶지도, 믿을 수도 없는 상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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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럴 수는 있다. 학연과 지연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이런저런 남다른 인연이 있어 가까운 후배가 더 잘 하는 것처럼 보이고 믿음직스럽게 느껴져 객관적인 평가가 힘든데 그것을 스스로 인지 못하는 상태 말이다. 어느 유치원에 데려다 놔도 내 자식이 제일 예뻐 보이는 것이나, 한창 눈에 깍지가 씌었을 때는 어느 이성을 마주해도 내 사람 얼굴이 겹쳐 보이는,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법하고, 그 누구도 자유롭다고 말할 수 없는 현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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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에 관해서는 차붐과 강남스타일, 두유노김치 정도밖에 몰랐을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오히려 그 낯섦이 객관성을 유지하게 해준 요인이 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홍명보 감독이 잘 했네, 못 했네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가끔은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우리 발을 덥석 잡아채는 덫이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 집중력이 발휘되는 때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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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된 전문분야로서의 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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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은 예로부터 전문분야였다. 정보보안의 개념이 희미했을 때는 싸움과 방어, 버티기 등 물리력에 특화된 전문가들이 보안을 담당했고, CCTV 등의 영상 기술력이 도입되었을 땐 기계 좀 만진다 하는 사람들이 동원됐다. 일반인이 할 일이 없어 ‘나도 좀 해볼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캡틴 아메리카가 삐쩍 마르고 심약한 몸으로는 군대라는 보안업계에 진출할 수 없으니 수술을 받아 급하게 물리력 전문가가 된 후 아직까지도 오래오래 물리보안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보안 분야가 보통 신체 사이즈를 가진 일반인을 얼마나 소외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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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전하고 정보보안이 대세가 되면서 이런 ‘외톨이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컴퓨터 활용 기술을 훨씬 뛰어넘는, 코딩 기술, 네트워크와 인터넷 원리에 대한 이해,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이제 붐을 맞고 있는 각종 사물인터넷 기기에 대한 이해까지도 겸비해야 하는 분야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심화되고 있는지 보안 내에서도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이 이미 남극과 북극처럼 동떨어진 분야가 되고 있고, 정보보안 역시 엔드포인트, 네트워크,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내분의 조짐이 우글우글하다. 땅따먹기 식 경계선 긋기 싸움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하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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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나쁜 일들은 국경 지대에서 많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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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분화는 좋게 해석하면 전문화이고, 전문화는 효율성을 높여준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패스트푸드(혹은 정크푸드) 프랜차이즈인 맥도널드는 음식 만드는 일을 최초로 ‘공장화’한 것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경우다. 기존에는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던 햄버거를, 마치 공장의 생산라인처럼 한 사람에겐 하루 종일 고기만 굽게 시키고, 한 사람에겐 상추만 끼워 넣게 하고, 또 다른 사람에겐 설거지만 시킴으로써 분야를 세분화시킨 것이었다. 음식이 대단히 빨리 나왔고, 많이도 나왔다. 효율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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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분화의 사이로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떨어졌다. 오로지 고기만 굽고, 오로지 설거지만 하는 사람에게 인건비를 높이 주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나라와 나라 사이의 국경지대는 역사 속에서 늘 침략과 전쟁이 제일 먼저 일어나는 곳이기도 했다. 효율성을 얻고자 하는 전문화는 어떤 면에선 약점을 그만큼 늘리는 것이기도 하며, 세분화되는 것에는 낙오되는 것이 있는 법이다.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없는 게 우리가 가진 능력이란 것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나눌 수도 없는 게 또 다른 한계점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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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카테고리를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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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르 엡도, 샤를리 엡도 등 처음엔 혼란스러웠던 표기법이 이제는 ‘샤를리 에브도’라고 정리된 충격의 테러 사건은 물리보안 사건으로 발발해 정보보안 분야로 넘어가고 있다. 무슬림 극단주의 세력과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이들의 충돌이 해킹 전쟁으로 발전해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갔을 뿐 아니라, 수사와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의 수장들이 IT 암호화 기술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사이버 상에 돌아다니는 정보만 파악할 수 있어도 테러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건 테러범들 역시 사이버 공간에서 주로 소통을 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이 사건의 가장 큰 영향은 현재 정보보안과 물리보안의 경계를 급속히 지우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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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커들은 이미 금융권을 노리기 위해 경제 용어 및 M&A 시장에 대한 전문지식을 공부해 자연스럽게 그 분야 언어를 구사할 줄도 안다. 얼마나 자연스러우면 그 똑똑하다던 월가 사람들도 가짜 메일에 깜빡 속아 넘어간다. 또, ATM 기기를 공략하기 위해 멀웨어 기술뿐 아니라 물리적인 취약점도 같이 조사해왔다. 소셜 엔지니어링 기법은 이들의 입체적인 접근법을 잘 보여주는 유명한 공격기술이다. 늘 앞서가는 듯이 보이는 해커들의 힘의 근원은 더 뛰어난 천재성이나 국가의 은밀한 후원과 같은 경제력이 아니라 경계선을 긋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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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기술의 발전도 만만치 않다. 사이버 공간에서만 존재하는 멀웨어의 감지를 위해 전력 사용량이라는 물리적인 수치를 활용하는 법이 최근 고안된 것이다. 물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 딱히 경계선이 그어져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전력량이란 수치는 화재 예방 등의 이유로 물리보안에서 주로 감시하던 수치였지, 해커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보안 측에서 주시하던 측정항목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이 기술 발전 역시 물리보안과 정보보안의 경계를 허무는 상징이 될 수 있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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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건 힘일 수도 있고 덫일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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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지금 정보보안 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물리보안이다. 물리적인 테러의 근절을 정보보안의 영역에서 찾고 있는 여러 나라의 수장들이 파워를 여기에 집중하고 있으니 반쯤은 강제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유행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사이버 공간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집에서도 회사 메일을 열어볼 수 있는 반갑지 않은 기능이 도입되면서, 이는 예견된 사태였다. 그리고 이번 주에서야 문을 여는 한 새내기 회사가 이 두 영역의 경계에서 전력량 측정을 통한 멀웨어 감지라는 신기술을 기가 막힌 타이밍에 세상에 내놓았다. 편하고 안락한 전문분야로부터의 과감한 한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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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건 어렵고 존경받을 만한 일이다. 지식은 정보사회의 커다란 무기가 된다. 하지만 동시에 시야를 좁게 만드는 덫이 되기도 한다. 지식 자체가 그런 속성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지식을 쌓고 전문성을 갖추기까지 걸린 시간과 노력을 소중히 여기는 생각이 내 눈을 멀게 만든다. 다 이뤘다는 성취감은 그래서 독이 든 성배다. 문인의 가장 큰 적은 노벨문학상이라 하지 않는가. 애석하지만, 그리고 말이라 쉽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갖추고 있는 전문성은 그 자체로 열매가 아니라 다른 영역에까지 가지를 치게 해주는 뿌리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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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종목 불문 기자가 직접 시청한 경기에서 응원하는 팀이나 선수는 늘 져버리는 콤플렉스가 있는데, 오랜만의 대표팀의 호성적에 기쁜 마음 감추기 힘들어 쓴 이 기사가 설레발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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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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