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실 논란, 통·폐합 아닌 정보공개의 문제다 | 2007.06.01 | |
“기자실 통·폐합은 국민에게 정보 공개한다는 것”
기자실 통·폐합에 대한 정부 측 공식 입장은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것이고, 언론의 입장은 정보공개 채널을 제한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한다. 언론은 정부의 방침을 박정희·전두환 정권의 언론탄압을 빗대면서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연일 기사와 사설을 통해 기자실 통·폐합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정홍보처에서 “가장 후진적인 시스템”이라고 지목한 일본의 기자클럽에 대해 일본 언론학계 원로의 말 까지 인용하면서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양과 통로를 좁히는 것은 선진화의 역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이 하나 있다.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기자실 통·폐합이 정보전달의 양과 통로를 좁히는 것일까? 기자실 풍경 “출입 10년 만에 기자단 가입됐어요. 엉엉엉…” 현재 우리나라 정부관처와 주요기업에는 기자들만의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책상과 전화기, 랜선과 전원 등 기사를 작성해 송고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기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직원도 몇 명 배치돼 있다. 직원들은 각 부서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직접’ 나눠주고, 차와 커피, 음료수 등을 냉장고에 채워 넣으며, 전화를 받아주고 기자들의 사소한 부탁을 들어준다. 기자실 외에 별도로 브리핑 룸이 마련돼 있으며, 브리핑이 없는 시간은 비어있다. 브리핑은 현안 발생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중앙부처는 하루에 한 차례 정도 열린다. 브리핑이 없는 날도 있으며, 중앙부처 산하 조직 등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일주일에 한 차례는 고사하고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브리핑을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는 아침에 배포된 보도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써서 송고했는데, 데스크가 다른 신문사 기자가 보도자료 내용을 보고 추가 취재해서 기사 쓴 것을 보고 똑 같은 보도자료로 기사를 썼는데 왜 내용이 다른지 물었다고 한다. 기자는 보도자료를 편파적으로 배포했다며 언론담당관실에서 행패를 부렸고, 언론담당관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연신 잘못했다며 그를 달래기에 바빴다. 또 다른 일화. 기자실은 속해있는 정부부처와 전혀 다른 별도의 공간으로 인식된다. 기자실의 규칙은 출입기자단에 의해 정해지고 움직인다. 출입기자단은 출입하는 기자들의 모임이다. 일종의 친목모임이기도 하고 압력단체이기도 하다. 기자단에 들기 위해서는 매체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고, 해당 부처에 출입한 지 일정기간 이상 지나야 한다. 어느 정도·일정 기간이라는 기준은 전적으로 기자단에 소속돼 있는 기자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른다. 기자단 운영규칙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기자단에 새로 편입되려면 소속기자들의 투표를 거치게 된다. 소속 기자 일정수 이상이 해당 언론사를 기자단 편입을 찬성해야 기자단에 들 수 있었다. 기자가 출입하던 기관의 기자단에서 출입하는 매체 중 기자단에 들지 못한 매체에 대한 투표가 실시된 적 있었다. 한 달 정도의 일종의 선거운동 기간이 주어졌고, 기자단에 들고자 했던 매체 기자들은 기자단 기자를 상대로 로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수 십 명에 이르는 기자단을 일일이 만나 잘 부탁한다며 점심, 저녁에 술 까지 접대했다. 한 달 여를 보내고 투표하는 날, 기자단 편입을 요청한 기자들은 기자들 앞에서 소속된 매체 소개와 출입하게 되면 어떻게 취재를 할 것인지 장황하게 설명한 후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개표결과 7개 매체 중 해당 기관에 10년 이상 출입한 한 매체만 기자단 등록이 통과됐고 나머지는 떨어졌다. 통과된 매체의 기자는 그 자리에서 닭 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단지 친목단체에 들기 위해 무려 10년을 가슴앓이를 해 왔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 아닌가? 기자실 통·폐합, 언론에만 공개하던 정보 국민에게 공개
업무의 특성과 지리적인 위치를 고려해 청와대와 국방부, 금융감독위원회, 검찰청, 경찰청 브리핑실과 송고실은 유지하며, 지방 경찰청 브리핑룸과 송고실은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는다. 합동 브리핑센터에는 브리핑실과 송고실, 취재지원실이 들어선다. 정부는 취재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전자브리핑 시스템을 도입한다. 인터넷으로 중앙 행정기관의 브리핑을 볼 수 있어 일반인도 행정부처의 브리핑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언론에서 기자실 통·폐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공무원의 업무공간에 무단으로 출입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 때문이다. 공무원에 대한 취재는 현행대로 공보관실을 경유해 이뤄지도록 했다. 정부가 공무원에 대한 취재를 제한한 것은 매번 반복되는 편파·왜곡 보도와 공무원들의 사소한 실수 하나하나가 기사화 돼 구설수에 오르는 것에 대한 대책이다. 일반 기업에서도 사소한 멘트 하나도 반드시 홍보담당 부서를 거치도록 한다. 담당자가 실수로 기업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고, 잘못된 오해로 왜곡된 기사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미국 드라마 중 백악관 홍보처인 웨스트 윙 직원들의 삶을 그린 <웨스트 윙>이라는 작품이 있다. 여기에서 기자들은 정례 브리핑 시간에 브리핑 룸에 모였다가 끝나면 각자 취재를 위해 떠난다. 기자실에는 몇 개의 책상과 의자만 있으며, 이곳에 머무르는 기자는 거의 없다. 기자들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은 브리핑룸과 기자실뿐이며, 다른 직원들을 만날 수도 전화통화 할 수도 없다. 문의할 것은 공식적으로 웨스트 윙 직원들을 통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일 특종이 터지고, 진실이 밝혀진다. 물론 드라마에서 설정한 상황이므로 현실과 비교할 수 없지만, 실제로 미국 언론에서는 백악관에서 터져 나오는 특종이 엄청나게 많다. 아무리 살펴보고 또 살펴봐도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양과 통로를 좁히는 것’이라고 할 만한 내용이 없다. 취재지원 선진화의 주요 내용은 언론에게 독점적으로 전달했던 정보를 일반 국민에게도 공개한다는 것이다. 또한 추진하는 정책을 알리는 창구를 통일시켜 몇 몇 공무원의 사소한 실수나 고의적인 말·행동으로 정보가 편협·왜곡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언론은 국민들에게 사실을 전달하는 직업이다. 정부가 나서서 사실을 사실대로 전달하겠으며, 보다 많은 정보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겠다고 공표하면 언론은 양 손을 들고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우리 언론의 행태는 자신들이 독점하던 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한다고 투정을 부리는 것이나 매 한가지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언론이 비판해야 할 일은 비공개 정보도 공개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정부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개할 것인지, 정보공개의 기준이 무엇이며, 그 기준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것이다. 정보는 공유할 때 힘을 얻는다. 공유되지 않는 정보는 정보로서 가치가 없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비공개 정보를 공개하도록 만들어 정보로서의 가치를 누리게 해야 한다. 기자실 통·폐합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공개 범위 확대를 치열한 논쟁을 벌여야 할 때이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kr)]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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