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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CPTED의 새 역사가 시작된다 2016.01.05

경찰의 CPTED 활성화 정책 시행

[시큐리티월드 원병철] 시큐리티월드에서 CPTED란 용어를 소개한 것도 오랫만이지만, 최근 CPTED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CPTED 활성화를 위해 수면 아래에서 열심히 노력하던 한 기관의 노력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경찰이다. 경찰은 최근 경찰 창설 70주년과 CPTED 도입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CPTED 활성화 추진계획을 펼쳐왔다. 국민안전을 위한 방안으로 CPTED를 선택한 경찰의 움직임을 시큐리티월드에서 보다 자세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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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CPTED 활성화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
경찰+정부기관+시민 = 안전


지난 9월 18일, 경찰은 경찰 70주년 및 범죄예방 디자인 시행 10주년을 맞이해 범죄예방 디자인(CPTED) 등 협업치안 우수단체 10곳을 지정,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인증패를 수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강신명 경찰청장은 치안은 경찰만이 단독으로 대응할 수 없고, 자치단체·공공기관·민간단체 및 주민 모두가 협업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협업치안에 대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범죄예방 디자인(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은 환경설계를 통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기법 혹은 제도를 말한다. 이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도시안전을 위해 일찌감치 도입해왔으며, 우리나라 역시 앞서 소개한 것처럼 약 1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도시설계에 반영해 왔다.

CPTED 도입과 적용에서 나오는 문제점들
경찰과 서울시 등 지자체, 그리고 학계와 각종 단체에서 CPTED에 대한 연구와 도입을 추진하고, 각종 신도시와 아파트 건설이 맞물리면서 이슈가 됐던 CPTED는 이후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경찰은 최근 생활안전과 내에 CPTED를 위한 TF팀(Task Force Team)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범죄예방 디자인을 추진하고 나섰다.

경찰에서 추진하고 있는 ‘범죄예방 디자인’은 건축물, 시설, 공간, 제품 및 시스템 등에 있어 범죄예방 기능을 최적화 시킨 설계·시설·기술 등을 말한다. 특히, 경찰청의 범죄예방 디자인은 기존 CPTED보다 더 넓은 개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청 생활안전과 연구TF는 오래전부터 선도적으로 CPTED 개념을 소개했고, 이러한 원리가 정책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2005년에 최초로 CPTED를 활용한 범죄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그해 부천 등 일부지역에서 시범사업을 벌였다. 이후 사업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여러 지자체에서 이를 도입하기 시작하였고, 건축법령 등에 범죄예방관련 조항이 삽입됐다.

물론, 문제점도 있다. 최근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지자 여러 지자체는 물론 행자부, 문체부, 교육부, 법무부 등 다양한 국가기관에서 CPTED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벤트성 사업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있고, 지속적이고 제도화된 사업은 많지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경찰 역시 CPTED는 상황적합성이 매우 요구되는 전략으로, 특정 대상물과 지역의 범죄상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그에 따른 차별화된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경찰과의 협력을 위한 체계가 정교하지 않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 상황에 최적화된 범죄예방디자인 연구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나라마다 범죄유형이 다르고 범죄자의 성향이 다른데 우리의 사업은 영국·미국 등의 이론과 사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전국적으로 통일되고 체계적인 사업추진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경찰과 지자체 등과의 협업 시스템을 추진하고,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려는 계획을 선보였다. 바로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범죄예방기본법이 그것이다.

범죄예방 기본법, 기관과 민간 협업이 절실하다
범죄예방 기본법은 가장 먼저 범죄예방이 더 이상 경찰만의 책임이 아니라고 선언한다. 재난과 같은 경우에는 여러 국가기관과 지자체가 예방책임을 공유하고 협업을 통한 대응체계도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정작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범죄에 대한 예방은 오로지 경찰이 전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신속하고 단호한 진압과 검거가 범죄예방의 주요 전략이던 시절에는 이러한 체계가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을 미연에 변화시켜서 범죄를 예방하는 현대적 범죄예방 전략은 결코 경찰 혼자 전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 법안을 준비한 경찰청 연구TF의 주장이다.

연구TF에 따르면, 여러 기관이 협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범죄예방과 관련한 경찰과 관계기관의 협업형태를 보면 특정 사건이 터진 이후에 관계기관 합동 대응체계를 만들고 대처하는 방식이라는 것. 특히 연구TF는 이러한 대처방식으로는 효과적으로 범죄에 대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범죄예방기본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범죄예방 의무를 규정하고, 범죄예방 자문회의의 상설화를 통해 주요 범죄에 대한 협업적·체계적 대응을 활성화하고 상설화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안에는 또한 범죄예방 자원봉사단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조항도 있다. 영국이나 일본 등의 사례를 보면 민간단체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범죄율을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범죄예방기본법 역시 민간 자원봉사단체와의 협업을 활성화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담아 민간과의 협업을 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법안에는 긴 호흡의 범죄예방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5년마다 범죄예방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간 경찰은 현안이 되는 사건에 대한 신속한 진압과 처벌에 역량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고, 지휘관들의 임기가 길지 않아서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기 힘든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기본법을 통해 장기적이고 과학적인 범죄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따른 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 범죄예방정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연구TF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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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의 협업 통해 실질적인 CPTED 적용 추진
경찰청은 이번 범죄예방 디자인 활성화 계획을 추진하면서 국토부와의 협업도 계획했다. 그 이유는 우선, 건축법령의 개정으로 올해부터 일정 기준 이상의 건축물의 경우에는 범죄예방 건축설계가 의무화 되었고, 설계기준도 고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시행은 미진한 상태라는 것이 연구TF의 설명이다.

연구TF는 CPTED 기준이라는 것이 상황과 장소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되어야 하는데다가 다소 추상적인 기준이 많아, 건축허가 담당공무원이 범죄예방기준을 충족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지역의 범죄정보와 범죄예방기법을 잘 알고 있는 경찰과의 협업체계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지리적 범죄정보 시스템(GeoPros)을 갖추고 CPTED 전문교육과정을 신설했으며, 전담경찰관 300여명을 각 경찰서에 배치하고 있지만 정작 할 일은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국토부와의 MOU를 통해서 경찰의 범죄예방 노하우와 지자체 공무원의 허가관련 노하우, 그리고 CPTED 전문가들의 전문적인 지식이 잘 조화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국토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 연구TF의 설명이다.

아직 MOU가 마무리된 상황은 아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우선, CPTED 전담 경찰관이 대상 건축물 주변의 범죄 상황, 유의점, 건축물의 특성에 따른 범죄예방 고려사항 등의 다양한 정보를 건축주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법령상 의무화된 요건의 경우 충족여부에 대한 의견을 허가관청에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경찰은 CPTED 필수적용 건축물 허가에 경찰의견 제출을 제도화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아파트, 오피스텔, 교육시설, 편의점 등의 건축허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범죄예방 건축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데, 기준 충족여부 결정에 있어 경찰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업무 프로토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찰이 건축물의 설계단계부터 참여해 의견을 제출하게 할 경우, 건축주가 경찰의 의견을 반영하기 쉽고 경찰의 인증제와 연동하기에도 용이하다는 것이 경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전북청과 영국의 사례를 예로 들었는데, 전북청은 ‘범죄예방 건축기준’ 고시(4월 1일) 이후 협력방안 마련을 위한 실무협의를 진행하여, ‘다중생활시설 건축물(공동주택, 집단 원룸지역, 고시원 등)로 범죄예방을 위한 전문적인 판단과 검토가 필요한 시설’에 대해서는 인·허가시 사전에 관할 경찰서에 자문을 의뢰하기로 하고, 건축 인허가 사이트인 ‘세움터’의 협의기관 협업 시스템을 활용해 경찰관이 대상 건축물의 도면을 검토한 후, 기준 충족여부에 대한 의견을 송부하도록 했다.

자치경찰제인 영국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별로 경찰과 협약을 맺어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 허가에 있어서는 경찰의 의견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고, 이를 위해 시와 경찰이 정교한 업무 프로토콜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경우 경찰청(생활안전과)과 국토부(건축정책과)가 허가절차에 경찰이 참여하도록 합의하고, ‘범죄예방건축고시’등에 그 내용을 반영할 경우 빠른 시간 안에 전국적인 제도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PTED 활성화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현재 경찰은 CPTED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 그동안 추진해왔던 범죄예방기본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CPTED 사업 우수 지자체에 대한 표창은 이미 완료했다.

앞으로 남은 계획은 국토부와의 CPTED 제도화·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것과 11월 6일에 개최하는 한국셉테드학회와의 ‘국제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 마지막으로 국토부와 행자부 등 관련 부처와 함께 공동으로 CPTED 해외 시찰을 나가는 것 등이다.

경찰 70주년과 CPTED 도입 10주년을 맞아 경찰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CPTED, 범죄예방 디자인 사업이 과연 어떤 성과와 효과가 있을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지금껏 경찰이 추진해온 사업의 성과나 주변 여건, 안전에 대한 국민인식의 변화 등을 볼 때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시큐리티월드 원병철 기자(sw@infothe.com)]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226호 (sw@infothe.com)]<저작권자 : (http://www.securityworldmag.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