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2016.03.01 | ||||||||||||||||||||||||
테러, 과정 그 이상의 과제
안전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때 [시큐리티월드 문가용] 위험과 안전은 종이의 양면이나 빛과 어두움처럼 쌍으로 붙어 다니는 것인지, 테러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 커질수록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면 강조될수록 우린 마음 한 구석에 커져가는 게 안도감이 아니라 오히려 공포감이라는 걸 확인한다. 안전보다는 공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사람인지라 잦은 테러들은 알게 모르게 삶 자체를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그것을 제일 먼저 포착할 수 있는 건 바로 법이다. 법의 변화를 관찰해가며 2016년의 베일을 살짝 들춰보았다.
2015년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테러’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전 세계는 매일 테러 사건에 대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특히 프랑스는 연초와 연말에 한 번씩, 두 번이나 충격적인 테러를 겪으면서 분위기가 굉장히 삼엄해지고 있다고 한다. 거기다가 IS는 대담하게도 테러 표적 국가를 60여개나 선정해 ‘조심하라’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이에 많은 나라들이 대테러법을 마련하고 통과시키는 등 준비태세에 돌입했다. 그러나 대테러법은 전통적으로 여러 자유, 평등 관련 권리와 충돌하기 때문에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크다. 어쩌면 2016년의 키워드는 ‘대테러(Anti-Terrorism)’가 될 것도 같은 분위기다. 먼저 여러 나라들이 어떤 식으로 대테러법을 마련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세계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테러법 호주는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2중 국적 제도를 건드렸다. 호주를 포함한 2중 국적자가 해외의 금지 단체와 함께 싸웠거나 연관이 있다고 밝혀진 경우 호주국적을 없앤다는 방침이다. 또한 그런 사유로 호주국적을 박탈당한 자의 경우 입국도 금지된다. 호주는 테러의 위험성이 꽤나 높은 축에 속하는데, 현재 호주국적을 가진 인물 110여 명 정도가 IS 등에 가입하여 싸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중 45명은 전투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호주 정부는 그들에 대한 경계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01년에 있었던 911테러 이후 대테러법을 처음 마련한 독일도 지난 11월 기존의 대테러법을 손봤다. 테러를 담당하는 보안기관은 2021년까지 은행, 항공사, 통신사로부터 정보를 요구하고 받을 권리가 생겼다. 항공사는 필요에 따라 고객의 비행 스케줄부터 이름, 주소까지 넘겨야 하고 은행은 계좌번호와 입출금 내역도 정부에 공개해야 한다. 슬로바키아 역시 테러법과 관련하여 15개 개정안이 마련되었다. 테러 용의자의 구금 기간을 5일에서 10일로 늘린다는 등 대부분은 형량을 가중시키는 내용이다. 당연히 경찰 및 사법 기관에도 더 강력한 권한이 부여되고, 스파이/첩보 기관으로 알려진 슬로박정보국(Slovak Intelligence Service)도 더 많은 힘을 갖게 된다. 이 법안은 현재 매우 빠른 속도로 처리되고 있다고 한다. 몰디브에서도 대 테러 관련 정책이 새롭게 마련되고 있는 중이다. 몰디브의 특징은 조심해야 할 테러 단체를 규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세부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별 다른 테러를 겪지 않았지만 브라질 역시 보수 정당 및 단체의 요구에 의해 대테러법이 제안되고 있으나 반대 세력에 의해 막히고 있는 상태다. 보스니아 역시 더 강력한 테러법을 고려중에 있다고 한다. 오세아니아와 유럽 일부, 남미와 아시아 지역에까지 대부분 정부들이 테러 때문에 단단히 긴장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왜 여기에 가장 많은 테러에 노출되어 있는 미국이나 올해 두 번이나 테러를 겪은 프랑스에서는 별다른 소식이 없는 걸까? 간략한 테러법의 역사 간단하다. 이들은 모두 이미 테러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에 구체적인 테러법 마련의 가장 큰 계기가 된 사건은 911이다. 하지만 유럽은 훨씬 이전부터 테러법과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었다. 비교적 조그만 크기의 땅덩이에 온갖 나라들이 뭉쳐서 아웅다웅 살아왔다는 걸 생각해봤을 때 테러 혹은 그와 비슷한 성격의 각종 폭력 사태에 대한 규범과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은 게 이상할 지경이다. 테러법이 일찍부터 있어왔던 건 그만큼 그 사회가 일찍부터 테러의 공포를 알아왔다는 것과 같은 의미다. 그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할 수 없으니 19세기 말부터 시작해보자. 19세기 말 경, 미국과 유럽, 러시아에서는 폭력성과 불법성을 띈 새로운 급진운동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차르 왕조에 대항한 젊은 러시아의 지성들이 시작한 것으로 니콜라이 체르니셰프스키의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작품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암살과 폭발이라는 폭력적인 수단까지 동원해 체제를 전복하려고 했다. 이것은 몇몇 인물들과 사조를 거쳐 허무주의 운동과 무정부주의 운동으로 발전하고 빠르게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특히 영국과 스위스 등은 당시 정치 망명자들을 잘 받아주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러시아에서 발생한 이런 운동가들이 이런 나라들로 도망친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1880년대에는 무정부주의자들에 의한 폭발 및 암살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특히 정부요원들이 상당 수 희생되었다. 1893년에는 프랑스의 무정부주의자인 오귀스트 바이양(Auguste Vaillant)이 프랑스 하원 의회 건물을 폭파시킨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정부들이 아니었다. 곧바로 탄압에 들어갔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오귀스트 바이양 사건 이후 곧바로 첫 대테러법을 마련해 통과시켰다. 물론 이 법에 대해서 논란이 일었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지금의 그것과 비슷했다. 기본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었다. 실제 프랑스의 첫 대테러법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반군국주의에 대한 생각이나 발언은 엄청난 제재를 받았다. 칼 마르크스가 망명했을 정도로 정치적 망명에 대해 활짝 열린 나라였던 영국마저도 1890년대에는 탄압이 굉장했다. 너무나 많은 무정부주의자들의 망명을 허락한 까닭에 대륙에서 쫓겨난 무정부주의자들이 전부 영국에서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그다지 큰 테러사건이 없었음에도 영국 내에서는 이들을 계속해서 받아주느냐 아니냐, 탄압이 정당하냐 아니냐로 거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논쟁 끝에 이주의 자유를 억제하기로 결정이 났고, 이는 곧 이민에 대한 통제법으로 이어졌다.
테러의 공통분모 대테러법이 등장하던 때의 분위기와 테러의 시대인 현재의 그것을 비교해보면 몇 가지 공통된 키워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념의 충돌, 체제의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대항, 관용의 배신, 자유의 침해, 국가 전체의 분열, 강력해지는 군사력/경찰력이 그것이다. 당시 테러리스트들은 허무주의 및 노동운동, 무정부주의 등에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그 시대의 권위주의에 대항해서 발생했다. 무슬림 극단주의자들로 대표되는 현대의 테러는 무슬림의 교리에서부터 출발하지만 그 동안 유럽 사회에서 비주류로 지내야했던 무슬림인들의 불만과 응어리가 표출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이념(교리를 이념의 일부라고 봤을 때)의 충돌, 체제의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대항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관용과 평화를 바탕으로 정치적 망명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었던 것이 오히려 유럽 전역에 폭력 사태를 불러왔다는 것은 최근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 탈출한 난민들을 왜 유럽이 받기 꺼려하는 지 짐작케 한다. 그러면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받아야 한다는 입장과 안전을 위해서 제한해서 받던지 아예 금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것 또한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영국의 경우에서도 보듯, 첨예한 대립 끝에 승자는 ‘안전’이었다. 대테러법은 아니지만 ‘위협에 대한 정보는 무조건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요지의 법이 ‘사이버 공간’의 안전을 위해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최근 통과된 사례를 보았을 때 결국은 안전이 모든 이상과 사상보다 우선시 된다는 것 역시 비슷하다. 자유의 침해 부분에 있어서는 - ‘침해’라는 표현을 하는 데에 있어 매우 조심스럽긴 하지만 - 이미 테러를 겪은 프랑스와 그 이웃국가인 벨기에에서 이미 목격된 바 있다. 바로 국가 비상사태를 말하는 것인데, 11월 13일 테러가 일어난 직후 프랑스는 대통령의 선포에 의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처음에는 12일 간 지속되기로 한 것이 3개월로 늘어나기도 했다. 비상사태 동안 정부는 영장발부 없이 수색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택 연금, 전자기기 압수 수색, 통행금지 발동, 집회 통제를 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프랑스 경찰은 2,000여 건의 현장 급습을 실행했고 260명을 체포했다. 또한 300여 명이 현재 가택 연금 중에 있다. 비상사태인 만큼 법적인 관리 없이 이루어진 일이고, 그러니 이들이 과연 올바른 처벌을 받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필 11월 말에 프랑스에서는 기후정상회의(Climate Summit)가 열릴 예정이었고, 이를 맞아 프랑스의 활동가들이 집회를 가지려고 했으나 정부가 이를 금지시켜버렸다. 이에 활동가들은 반발했고, 결국 경찰들과 충돌했으며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택 연금 처분을 받았다. 경찰 측은 이들의 집회가 폭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그 이유를 발표했다. 평소 같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한편 지난 12월 15일에는 스웨덴에서 두 명의 남성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013년 시리아에서 벌어졌던 살인사건 때문이었다. IS가 한창 살인 영상을 세계에 공개하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을 때, 이 두 명의 인물이 참수형 영상 및 인질 살해 영상에 등장한 것이다. 물론 둘이 영상 속에서 직접 살인을 저지른 건 아니지만 뒤에서 이를 자축하고 있었다. 스웨덴이 아니라 시리아에서 일어난 사건이며, 당사자들이 직접 살인에 가담한 것도 아닌데 스웨덴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것 역시 대테러법의 힘이다. 물론 죄질이 매우 악독한 것임에는 사실이긴 하지만, 법리상 시리아가 아닌 스웨덴 정부가 종신형씩이나 줄 수 있을만한 일이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현대 테러의 차이점 호주 시드니에서도 테러리스트 용의자를 체포하는 경찰의 활동이 왕성해지고 있다. 최근 대테러법에 의해 총 11명의 인물들을 체포했는데 보통 20대 초반이었고 심지어 15세 청소년도 있었다. 연이은 테러 소식 중에 아이들이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킨 예가 꽤나 많고, 우리나라에서도 IS에 가담했다고 생각되는 김 군이 꽤나 뜨거운 이슈였기 때문에 15세 청소년이 호주에서 테러 용의자로 체포되었다는 소식이 그다지 놀랍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꽤나 새로운 테러의 전술이며, 새로운 효과가 있다. 타이밍도 기가 막혀 국가 불문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악랄해져가는 시점이라 이미 청소년 보호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알게 모르게 있었던 때이기도 했다. 테러가 자의든 타의든 자꾸만 청소년들에 의해 자행된다면 청소년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고 돌보는 것의 법적 정의가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와 맞물려 현대 테러리즘이 보여주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는데, 바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테러 활동이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테러리스트 집단인 IS는 인터넷을 통해 전투요원들을 모집하고 있으며 텔레그램이라는 암호화된 메신저 프로그램을 주로 활용해 지령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여러 정부기관이나 인기가 많은 SNS 계정을 해킹해 자신들의 선전 창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민간 핵티비스트들이나 정부가 운용하는 정보부대 등이 같은 공간에서 테러리스트들의 통신을 해석하거나 선전 창구로 활용된 계정을 폐쇄시키는 등 활발히 맞서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해커들의 연령이 평균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토크토크(TalkTalk)라는 통신사가 해킹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즉각 수사를 시작하고 용의자들을 5명 검거했는데, 이 5명이 전부 10대였다. 미국에서도 스스로를 고등학생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FBI와 NSA의 주요 인물들의 이메일 계정 등을 해킹한 일이 있었고,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가운데 수사가 벌어지고 있다. 테러 활동에 어린 연령의 사람들이 가담하고 있다는 것과 사이버 공간으로까지 테러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거기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범죄활동에 역시 10대들의 참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몇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젊은 세대와의 전쟁 맥마스터 대학교의 헨리 기루스(Henry Giroux) 교수가 피력하듯 현대에 있어서 테러와의 전쟁은 곧 젊은 세대와의 전쟁을 뜻한다. 기루스 교수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의 테러 사건에서 간과되고 있는 건, 폭탄 테러가 있었던 장소가 콘서트홀이나 카페, 스포츠 스타디움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라는 것과 테러범들 역시 굉장히 젊다는 사실”이라며 “왜 IS가 젊은 세대를 표적으로 삼는 건지 파악하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그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젊은 세대는 새로운 대안, 보다 자유로운 세계관을 상징하는데, 이는 그 자체로 IS에게 위협이 됩니다. 무슬림 극단주의가 말하는 이상향에 대해 의문을 품을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젊기 때문에 잘 설득만 하면 목숨까지도 바칠 수도 있죠. 그대로 두면 후환이 두렵지만, 잘만 활용하면 가장 헌신적인 도구가 되어 준다는 겁니다.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 표적이 되거나 테러범이 되거나 젊은 세대가 반복해서 테러에 엮여 든다면 어떨까요? 테러의 공포가 피부에 가깝게 와 닿는 곳에서라면 이들에겐 점점 선택지가 두 개로 좁혀집니다. 희생되거나 희생시키거나. 서서히 공포로 젊은 세대를 옥죄어가며 허무주의와 무력감을 심어주는 거죠. 그렇게 병든 마음에 교리가 훨씬 더 깊이 뿌리를 내리거든요.” 즉, 테러와의 싸움은 젊은 세대와의 전쟁도 대비해야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그들을 보호하고 포섭하는 것도 뜻한다. 그런데 아직 이런 쪽으로의 고민은 전개되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주도권 싸움 - 이번엔 정보가 매개체 올해 초 이른바 샤를르 에브도 테러 사건이 프랑스에서 터졌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첩보를 반드시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법안으로까지 만들어 온갖 반대에도 기어이 지난 12월 18일, 상원이 통과시킨 법안에 대통령 서명을 마쳤다. Cybersecurity Intelligence Sharing Act, 일명 CISA라고 불리는 이 법안은 이제 제정의 과정만을 앞두고 있다. 이것이 ‘감시법’의 또 다른 형태라고 불리고 반대에 부딪혔던 건, 첩보를 공유한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풀이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테러리스트들은 민간 기업들이 개발한 SNS나 메신저 앱을 통해 소통을 한다. 정부가 이 내용을 엿들을 수 있다면 그 어떤 테러 계획이라도 사전에 방지할 수가 있게 된다. 다만 그 엿듣는 과정이 반드시 자율적인 제도 아래 설립된 민간 기업을 거쳐야 한다는 데에 문제가 있었다. 즉,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라는 회사에 ‘A 사용자와 B 사용자를 추적하고 있는데, 이들의 대화 내용을 넘기시오’라고 요구한다고 할 때 기업들이 얼마든지 ‘싫다’고 할 수 있고, 이를 강제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는 것. 그런데 이를 CISA가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 아니, 심지어 이제 민간 기업들이 아직 모호하게만 정의된 ‘첩보’를 정부에게 스스로 알리지 않으면 법을 어기게 되는 상황이다. 여러 모로 정부가 ‘정보의 통제권’이란 칼자루를 쥐게 되었다는 게 보안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은 심지어 유럽연합의 프라이버시 관련법들을 비난하고 나서기도 했다. 테러나 안전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감시와 프라이버시의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발표는 하고 있지만 세계 여러 정부와 기관들, 업체를 감시해온 것으로 악명 높은 NSA를 운영하는 나라에서 그게 과연 립 서비스 차원을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분열된 권력을 하나로 강화시키고 국민들의 저항 심리를 한 번에 깨끗이 해결하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이었다. 귀족들이건 왕이건 모두 다른 꿍꿍이속을 품은 채 ‘영토 확장’이나 ‘세속주의자 박멸’, ‘평화 유지’, ‘식민지 건설’ 등 다양한 대의를 담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전 세계가 테러와의 전쟁을 목전에 두고 있거나 이미 돌입한 때에 ‘안전’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CISA가 사이버 버전의 대테러법이라고 한다면 미국 정부가 이를 발판으로 점점 더 많은 정보 통제권을 ‘합법적으로’ 가져가는 국면도 충분히 예상된다. 게다가 영국을 필두로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통신 암호화를 전부 금지시켜 언제든 안전상 필요할 때 정부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움직임도 있어 이는 비단 미국만의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리해서... 지금 세계는 테러의 공포에 휩싸여 우왕좌왕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가진 도구나 능력으로는 죽을 각오로 들어오는 폭탄의 파괴력과 총탄을 아무렇지 않게 튕겨낼 수 없다. 즉 사건 당시의 방어는 현대 기술로는 불가능한 것이며 수많은 사망자들에게 후속조치란 의미가 없는 짓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대테러는 반드시 사전예방에 성공해야 한다’는 전제의 출발이 되며, 이 전제는 수상쩍은 사람 혹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감시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법적인 허가 없이 누군가를 감시한다는 건 ‘불법’이고, 여러 정부들은 이를 합법으로 만들기 위해 대테러법이라는 걸 마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첫 단추처럼,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정보를 공유한다는 CISA가 미국에서 통과되었다. 여기에 더해 이런 광음과 같은 시대의 흐름 가운데 젊은이들을 노리는 IS의 주요한 전략이 간과되고 있으며, 그렇기에 그 수많은 전략과 법안, 정책들이 실제 지켜야 할 걸 지키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소수의 분석이 존재한다. 또한 테러의 시대를 지나갔을 때 정부가 그 자체로 화폐이며 권력인 정보에 대한 주도권을 틀어지게 될 가능성도 다수 제기되고 있다. 2015년, 세상에게 테러라는 문제가 던져졌다. 2016년은 그 풀이 과정의 첫 단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답은 과연 ‘테러리스트 박멸’과 ‘안전’일까? 정말 누군가는 정보의 주도권 싸움으로 이를 몰고 갈 것인가? 2016년이 벌써 파란만장하다. [글 시큐리티월드 국제부 문가용 기자(sw@infothe.com)]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228호 (sw@infothe.com)] <저작권자 : 시큐리티월드(http://www.securityworldmag.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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