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제품정보


한국에서 만나는 글로벌 보안 이슈 2016.03.31

“한국 시장의 강점은 크기가 아니라 신뢰성”
SECON 2016 참가한 글로벌 기업 인터뷰


[시큐리티월드 문가용] 중국의 내수 시장 규모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다. 해외 진출 같은 거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그 어마어마한 인구와 땅덩이. 가뜩이나 작은데 반으로 잘리기까지 한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도대체 여기에 왜 해외 기업들이 드나드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SECON이라는 기회를 통해 여러 글로벌 CEO들을 만나 이걸 물었을 때 그들은 오히려 “왜 그렇게 자신이 없느냐”며 되물었다. 한국말도 못하는 그들이 오히려 기자에게 친절히 알려주는 한국 시장의 모습은 이랬다.

Greg Nagler, Director of OEM Sales 플리어(Flir)
“한국 시장에서 같이 윈윈할 수 있는 파트너 찾는 것이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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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상 카메라 기술로 유명한 플리어의 그렉 내글러(Greg Nagler) 아태지역 총괄은 1997년 한국이 IMF 위기를 겪을 때에 다른 회사 소속으로 한국 시장에 있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한국 시장과의 인연을 이어나간 덕분에 꽤나 한국을 잘 이해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유동적인 경제 시스템이 특징”이라며 “작지만 세계에서 신뢰도가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알찬 시장”이라고 평가한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건 높은 기술력과 신뢰도로 승부할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며, 여기서 살아남았다는 건 곧바로 세계 시장에서 ‘거래해볼만한 기업’이라는 뜻이 됩니다.”

현재는 신뢰도 높은 한국 시장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함께 공유할 파트너를 찾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플리어가 카메라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파트너 사는 드론 제작업체가 될 수도 있고 CCTV 업체도 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앱 제조사가 될 수도 있다.

“당장의 큰 수익보다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누군가가 제일 시급합니다.”

Jason Kim, Senior Director 래너(Lanner)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내후년까지 시장 50% 점유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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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네트워크 장비 생산 기업으로 3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기업들의 34%가 이미 래너의 고객이다.

“안정적인 시스템과 엄청난 맨파워가 강점”이라고 설명하는 제이슨 킴(Jason Kim) 한국 지사장은 한국에서도 이미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내후년까지 50%로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놀랍게도 한국 현지 법인에 설립된 건 올해다. 시장의 30%를 차지하기까지 사실상 원맨 사무실로 운영되어 오다가 더 이상 혼자서 처리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일이 커지자 법인 사무실이 발족된 것이다.

래너의 장비엔 어떤 장점이 있어서 이렇게 떠밀리다시피 한 현지 법인이 설립된 것일까?

“한국 시장에 있는 기업들은 각자마다 특화된 기술과 환경이 있습니다. 네트워크 환경도 정말 다양하고요. 일률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공급해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래너는 고객 각자의 특성을 존중해, 그에 맞게 장비와 서비스를 조정해서 제공합니다. 맞춤형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죠.”

Joe Chuang, CEO 어뉴파우(ANewPow)
“어두운 곳이 있을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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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를 주력으로 하는 대만 업체로 최근에야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보통 압축전지들은 1년에 한 번 교체해야 하는데, 저희 제품은 4~5년씩 갑니다. 또한 비교적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고요.” 매우 수줍은 인터뷰를 진행한 조 추앙(Joe Chuang) CEO의 설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두운 곳이 있을 틈이 없다”고 보안과 안전 전시회인 SECON 2016에 어울리며 다소 해학적이기도 한 장점 자랑을 곁들이기도 했다.

사실 배터리 제조사이기 때문에 보안 외에도 사용처가 굉장히 많고, 뻗어나갈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게 어뉴파우의 진정한 강점이다. 실제로 한국에서 군부대, 정보통신사, 일반 사기업, 조명 업체 등 다양한 곳들과 거래를 늘려가고 있다고 한다.

“한국 시장은 분야가 다양하고 많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도 높아 아시아 시장에서는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보안 전시뿐 아니라 조명, 태양광 등의 전시회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

Judy Huang, International Business Manager 코레닉스(Korenix)
“하드웨어 제작도 가능하다는 장점 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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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매우 코리아스러운 이 기업은 12년 동안 보안 스위치를 제조해온 대만의 중견 기업이다. 대만의 교통, 전기, 국방, 산업, 감시 산업에 고루 제품을 제공해왔다.

한국 시장에는 5년 전에 들어와 주로 교통 및 운송 산업 쪽으로 고객들을 소리 소문 없이 늘려왔다.

최근엔 ‘사이버 보안 리던던시(Cyber Security Redundancy)’라는 모토를 내걸고 특히 무선 스위치 제품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이번 SECON 2016에 나온 주디 황(Judy Huang) 국제사업부총괄은 “스위치 제품의 미래가 무선 기술에 달려있다고 판단했다”며 “사이버 보안 산업에도 발을 걸치고 있으면서 하드웨어까지 제작할 수 있다는 코레닉스의 강점을 살려 보다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 시장은 규모면에서 큰 이점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고도로 발전된 곳이라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로 이만한 곳이 없습니다. 덩치와 규모의 중국 시장과는 또 다른 느낌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죠. 저희에겐 굉장히 중요한 곳입니다.”

Ken May, Regional Sales Director for Asia Pacific 타이코(Tyco)
“안전은 원래 따로따로가 아니라 통합적으로 꾀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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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코는 미국에서 1960년에 처음 설립된 기업으로 당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아서 타일러(Arthur Tyler)라는 인물의 이름 앞 글자를 회사명에 그대로 가져다 썼다.

처음엔 투자회사로 시작했고, 실제로 많은 기업들을 인수해가며 확장했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타이코가 사실 ‘당신의 회사를 넘겨라(Take Your Company Over)’의 준말이라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SECON 2016에서는 ‘통합된 보안 솔루션’을 들고 나왔다. 영상 감시 및 분석, 접근 통제, 침입 탐지, PSIM 기술력을 모두 보유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안전이란 건 어떤 한 부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외곽부터 입구까지, 또 입구에서부터 내부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통합된 시스템이 점점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켄 메이(Ken May) 아태지역 총괄 책임자는 설명한다. 하지만 지금은 과도기라 타이코의 모든 보안 기술은 따로따로 도입 또한 가능하다.

그런 시장 전반의 흐름을 예견하고 있어서일까, 켄 메이는 한국 시장으로의 진출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이다.

“한국 시장은 외국 기업들이 진출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타이코는 특정한 소수의 분야만을 가지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게 아니고, 안전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과 그것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독특한 솔루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습니다.”

Jorg Lamprecht, Managing Director 디드론(Dedrone)
“드론 발전, 통제할 수단과 함께해야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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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산업의 성장 속도가 아찔할 정도다. 드론과 관련된 사건사고는 글자 그대로 매일 일어나고 있으며, 공격 방법 또한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 짐을 최대 30kg까지 실을 수도 있어 물리공격이나 사고까지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가 되었다. 디드론은 그런 ‘드론의 세계’에서 드론의 접근을 탐지하고 막아주는 기술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디드론의 공동 창립자인 요르그 램프레흐트(Jorg Lamprecht)는 이렇게 빠른 드론 기술 발달의 이유가 바로 “잠정적인 피해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사용자 혹은 소비자이기도 한 사람들이 그걸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니 피해가 매일처럼 발생해도 드론은 계속 첨단화되고 있는 것이며, 유일한 해결책이, 아이러니컬하지만, 자신들처럼 안티드론 기술을 같이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을 잇는다.

현재 한국에서는 STX가 디드론의 기술에 대한 판권을 가지고 있다. 공장과 같은 대규모 시설이나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500m 반경에서 드론을 ‘탐지’하는 센서 장비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전파방해를 통해 탐지된 드론을 포획하는 기술도 가지고 있지만 해당 기술은 아직 대부분 국가에서 불법이기 때문에 상용화되고 있지 못하다.

Zhang Pin Guang, Chairman YTOT
“한국 CCTV 시장, 중국 공세 이겨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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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OT의 장핀광 사장은 빠른 성장의 비결로 두 가지를 꼽는다.

“100명이 넘는 젊은 개발연구원들과 완전히 자동화된 생산 공정입니다. 렌즈는 소모품이고 자꾸만 새로운 기술력을 가진 제품이 등장하기 때문에 어제의 거래처가 오늘도 거래를 한다는 보장이 없어요. 거래를 이어가려면 저희는 계속해서 연구하고 새로운 걸 시장에 제시해야 합니다. 양과 질을 연구원의 맨파워와 자동화의 생산력으로 모두 해결했죠.”

그러면 이제 남은 목표는 한국 시장의 100% 점유?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한국 시장은 워낙 덩치가 작아 100%를 차지한다고 해도 1년 제공 물량이 하이크비전에 납품하는 한 달 물량의 1/10도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전시회에까지 직접 나오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현재 한국의 CCTV 시장이 중국 기업들의 물량공세에 밀려 상당히 안 좋은 상황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설 곳이 좁아지고 있죠. 그런데 저는 한국의 기업들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극복해오는 모습에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현장에 직접 있고 싶을 뿐 아니라 중요한 조력자가 되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한국 업체들은 늘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로 말도 안 되는 일을 이루어왔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도 타개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Gord Loney, Vice President 센스타(Senstar)
“35년의 실수와 수정이 자신감의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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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스타(Senstar)는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야외 센서 제조사로 캐나다 업체다. 야외 센서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의 생산업체라고 한다.

“적외선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센서를 다 개발하고 제작한다”는 고드 로니(Gord Loney) 부회장은 인터뷰 내내 엄청난 자신감을 숨길 수 없는 표정이었다. 자신감의 비밀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여러 가지 숫자를 댔다.

“80개국, 10,000개의 현장, 4만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커버리지. 그리고 기업이나 사람이나 실수와 실패를 통해 자라는데, 저희는 35년이나 실수를 고쳐왔거든요.”

고드 로니는 한국 시장에 대해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는 걸 첫 손에 꼽는다. “그런데 마침 센스타에서 한국 시장에 맞는 가격의 제품이 나왔습니다. 플렉스존(FlexZone)이라고, 외곽 울타리 및 펜스 센서입니다.”

이미 전시회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올린 모양이며 계속되는 바이어와의 상담이 있어 인터뷰가 매우 자주 끊겼다. “이번에 성적이 좋아서 내년엔 부스를 늘릴 계획입니다. 이번에 부스 숫자를 적게 해서 참가한 것 역시 저희 실수였죠. 그렇게 또 수정해가면서 센스타는 한 걸음 더 앞으로 걸을 수 있을 겁니다.”

36년을 맞는 내년엔 어떤 숫자를 자신 있게 들고 올지, 가격에 민감하고 보안에도 민감한 한국 시장에서의 성적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글 시큐리티월드 국제부 문가용 기자(sw@infothe.com)]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231호 (sw@infothe.com)]<저작권자 : 시큐리티월드(http://www.securityworldmag.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