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안다반사] 동지섣달 보안 어두운 밤에 | 2017.12.22 |
밤이 제일 긴 날, 크리스마스 연휴, 불금 겹치는 날
밤에 살찌는 해커? 보안도 밤에 살이 찔 수 있어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1년 중 가장 밤이 길다는 동지다. 미신이긴 하지만 긴 밤을 무사히 넘기려 우리 조상들은 팥죽도 끓여먹었다. 밤이고 낮이고 환하기 만한 우리들이라면 만들어내지 못했을 풍습이다. 길어진 어두움이 그렇게도 무서웠을까. 깜깜해보지 않았다면 그 마음을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 ▲ 야근하러 가는 길 [이미지 = iclickart] 오지까지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곳에서 몇 년 살아본 적이 있다. 어머님은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닌데 절기에 민감해지셨다. 몇 년이 지나니 동지 같이 밤이 가장 긴 날은 달력을 보지 않아도 감으로 어느 정도 맞추실 정도였다. 그런 환경에서 경험했던 깜깜한 밤은 너무나 생생하고 단단하게 느껴져 노크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두움에 대한 인간의 공포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것도 그때뿐, 환하기 만한 서울에서는 그 입체감 넘치는 어두움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두움은 환함을, 환함은 어두움을 금세 잊게 만든다. 어둠이 빛을, 빛이 어둠을 몰아내듯, 가끔 ‘이 정도면 잘 하고 있어’라고 생각하다가도 갑자기 들어오는 동료 기자의 말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 때가 있다. 얼마 전에는 회의 중에 살아있는 에너자이저 같지만 이름만은 잘 못 외우는 모 기자님께서 “보안뉴스 기자라면 ‘불금’에 가장 집중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때가 그런 ‘깨어나는 순간’ 중 하나였다. 직장인이라면 일요일 새벽부터 기다려진다는 ‘불타는 금요일.’ 기자라고 해도 다를 게 없어, 금요일만 되면 퇴근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려고 오전부터 스퍼트를 올리곤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서 그 깜깜해져 오는 밤을, 누구나 설레어 하는 그 긴긴 밤을, 다른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건 당연히 사이버 범죄자, 혹은 해커들. 아직은 AI나 자동 보안 시스템이 초기 단계에 있는 때라 정보 보안은 사람의 능력에 많이 좌지우지 된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능력치가 떨어지는 시간대에 해킹 시도가 활발히 일어난다. 그건 주로 밤 시간대와 주말, 연휴 기간 때다. 이걸 생각하면 ‘불금이 보안뉴스 기자들에겐 제일 중요한 시간이어야 한다’는 그 말에 왜 정신이 번쩍 차려졌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렘에 집중하다가 파수꾼으로서 ‘기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를 망각하고 있었다. 동시에 ‘마이너한’ 보안이라는 분야의 장점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런 깨어남의 순간들이 잦다는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살 수 있게 해준다. 인간이 만든 소프트웨어들의 보안 구멍들이 없었다면 난 IT 기술이 각광받는 요즘 마냥 위대한 인류의 업적을 찬양하는 기사만 써댔을지도 모른다. 거래소 보안 사고가 아니었다면 비트코인 성공 신화를 믿었을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맹점을 접하지 않았다면 가정자동화나 스마트카를 갖고 싶어 안달이었을 것이다. VR에 대한 조심스런 눈초리와 SNS에 대한 타당한 거부감도, 보안에 근거를 두고 있어 자랑스럽다. 요즘 세계적인 위협거리가 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각종 보고서들이 해외에서 나오고, 그걸 정치색 없이 보도할 수 있다는 것도 보안의 장점이다. 정치인들이 ‘내용물’을 가지고도 특정한 날짜와 프레임을 짜기 바쁠 때 보안 업계는 이미 북한을 워너크라이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었고, 사이버전을 벌이는 대신 국가가 앞장서 금전적인 목적의 공격을 감행하는 것을 바탕으로 ‘국고가 비어간다’는 그 나라 사정도 추측도 할 수 있었다. 보안 업계는 이미 캄캄한 어둠 속에서 길을 제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지와 비슷했던 그 곳에서 만지작거렸던 어두움의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 내가 얼마나 환한 곳에서, 어두움을 등한시 한 채 살아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이해가 있었기에 작은 계기에도 민감하게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을 할 수 있다. 동지에는 팥죽이 조금 더 맛있어진다. 메이저가 아닌 산업에 있어도 만족스럽다. Happy 그 자체. 오늘의 ‘불금’은 동지, 1년 중 밤이 제일 긴 날이다. 게다가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된다. 가장 긴 밤과 주말, 연휴가 모두 한 날에 겹쳤다. 어디론가 떠나기 이상적인 기간이지만 안타깝게도 보안을 담당하거나 다루는 사람들에겐 가장 경계하고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연휴를 지나본 모든 직장인들이 실감하듯, 연휴는 빨리 끝나고 날은 반드시 밝는다. 어둠을 실감나게 느낄수록 얻어지는 것들이 영양가 높게 찾아올 것이다.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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