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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종의 테러라이브-10] 비트코인, 테러자금으로 악용될 수 있나 2018.01.19

테러자금 조달방지 측면에서 새로운 문제 야기될 수 있어
EC, 가상통화의 범죄 악용과 테러자금 조달 차단 위한 행동계획 발표


[보안뉴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 최근 ‘비트코인’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는 얘기에서부터 범죄에 악용될 수 있으니 투자에 주의하라는 경고까지 말들이 무성하다. 한국도 투기 과열과 가상통화를 이용한 범죄행위 등에 대한 정부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작년 1월 1일 998달러에 시작했었던 가격은 한해 동안 1300% 이상 상승했다. 지난 2년 동안에는 3000% 이상 급등했다. 대체 비트코인이 뭐길래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것일까.

[이미지=iclickart]


2009년에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 ‘사토시 나카모토‘에 의해 만들어진 비트코인은 세계 최초의 P2P 방식 네트워크 기반(여러 이용자의 컴퓨터에 분산돼 작동하는 시스템)의 전자 금융거래 시스템이다. 기존의 화폐 체계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이상적인 화폐를 구현하려는 동기에서 출발했지만, 탄생은 아직 10년이 되지 않은 ‘가상화폐’이다.

가상화폐는 말 그대로 사이버 상에서만 존재하는, 실체가 없는 화폐를 말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화폐는 실물이 존재한다. 하지만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실물이 없기 때문에 만질 수 없다. 단지 사이버 상에서 돌아다닐 뿐이다. 비트코인 이외에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들도 유명하다. 전 세계적으로 무려 700여 개의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비트코인은 일반적으로 컴퓨터로 암호를 풀어냄으로써 생성할 수 있는데, 시스템 상 최대로 생산 가능한 비트코인의 수는 2100만개로 한정되어 있으며, 발행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가상화폐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럼 직접 만질 수도 없는 가상화폐를 어떻게 믿고 거래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실물 화폐는 중앙은행이 직접 찍어내고 유통을 관리한다. 그래서 믿고 거래할 수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별도의 중앙통제기관이 없다. 거래 당사자인 개개인이 서로의 거래를 검증하고 관리한다. 여기에는 ‘블록체인’이란 기술이 적용된다.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장부’라고도 불린다. 거래장부는 금융거래의 핵심이다. 돈이 오고간 내역을 장부에 기록하는 이유는 이 기록을 바탕으로 금융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거래장부를 공개해두고 관리한다는 뜻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새로운 비트코인 거래는 ‘블록’에 기록되는데, 이 블록의 정보가 모든 네트워크 이용자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기존 블록에 연결된다. 이렇게 연결된 블록들이 일종의 거대한 금융거래 장부를 형성하는 것이다. 비트코인 거래자 모두가 관리자이자 감시인이 되기 때문에 외부 해킹이 어렵다.

그래서 거래장부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는 거래장부를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복잡한 인적·물적 보안 대책을 세운다. 함부로 은행 서버에 접근할 수 없도록 거래장부를 저장한 서버를 두고 각종 보안 장비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비원과 보안 담당 직원도 고용한다.

한번 상상해보자. 은행을 거치지 않아도 전 세계 누구에게나 돈을 직접 전할 수 있다면 어떨까. 환전과 송금에 드는 수수료를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서버가 필요 없는 클라우드 저장소가 있다면 어떨까. 해커가 공격할 거점이 없어지니 데이터를 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관리자가 필요 없는 인터넷 주소 시스템은 어떤가. 비트코인이 창출하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역으로 이런 효율성은 비트코인이 테러자금 조달방지 측면에서는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비트코인과 같은 전자통화의 범죄 악용과 테러자금 조달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이다. 한마디로 테러리즘은 세계 여러 국가를 무대로 한 넓은 네트워크로 자금조달이 반드시 필요하다. 불법자금은 테러의 젖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은행 등 新금융업의 등장, 비대면 방식 금융거래 확대 등으로 자금세탁의 통로 및 수법은 진화하는 반면,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을 위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테러집단 및 지원세력의 자금 등 자산의 이동을 탐지·방지하고, 자금이동 추적을 통해 테러리스트를 추적하는 것은 대테러활동의 핵심적 사항이다. 한국 역시 2008년부터 제정 시행되고 있는 ‘공중협박자금 조달법’의 국가적 대응을 강화하고, 대응역량을 집중하는 등 대테러방지체계 전반의 운영을 효율화해야 한다.
[글_ 이만종 한국테러학회 회장·호원대 법 경찰학부 교수(manjong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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