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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나 스마트시티나 본질은 ‘영상 데이터’ 2018.02.02

리오 마오 아태 총괄에게 듣는 다후아의 스마트시티와 영상보안 시장전략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돈으로 돈을 버는’ 시대가 통찰과 맥락의 시대로 변하고 있다. 영상보안장비 제조사도 이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기술적으로 정교한 카메라 몇 대만 만들어 판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중국의 영상보안 대기업인 다후아도 마찬가지다.

중국식 ‘물량공세’는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 이들은 오히려 고급화를 선언하고, 다소 의아하게도 ‘스마트시티’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CCTV 기술만으로는 생장점을 폭발시킬 수 없기 때문이란다. 한국지사도 설립한지 1년 만에 두 배 넘게 인력이 증가됐다. ‘한국기업’이 되기 위함이라고 한다. 어떤 얘기인지 알아보려 리오 마오(Rio Mao) 다후아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을 만났다.

▲리오 마오 다후아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진=다후아]


웬 말인가, 다후아가 스마트시티라니 정책적인 측면과 기술 발전의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먼저 정책적인 측면을 보자면 중국 정부가 최근 도시와 마을의 안전을 도모하는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투자도 과감히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중국은 땅이 너무 넓고 사람도 많아서 이를 인력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따라서 영상감시 장비와 영상 분석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즉 스마트시티의 핵심은 ‘영상 데이터’이고, CCTV를 만들어오던 다후아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역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최근 모든 기업들의 화두는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이다. 자동차 산업은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점원이 사라지는 기술이 실제로 구현되고 있다.

이런 흐름의 ‘본질’이 바로 영상 데이터다. 거리의 상태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무인 자동차가 성립되고, 도시 안의 위험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어야 스마트시티가 구현된다. 마찬가지로 점원이 없는 매장 역시 비디오 기술이 매우 발달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CCTV가 그저 감시를 목적으로 한 것에서부터 시장 분석, 고객 분석 툴로 활용된 것은 이미 한참 전 이야기다. 본질은 결국 영상이다.

영상 데이터만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도 필수여야 하지 않을까 당연히 인공지능(AI) 기술도 보유하고 계발 중에 있다. 카메라, 영상분석, AI 등 각 기술 분야의 연구진들을 모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업계 1, 2위를 다투는 CCTV 회사라도 스마트시티 사업을 벌이는 회사로 변해야만 한다’는 시장의 큰 흐름을 읽고 분석하는 연구원들만도 100명이 넘는다.

그들이 세계 시장을 돌아다니고, 각종 전시회를 부지런히 참가해 전체적인 변화의 맥락을 짚어낸다. 그런 배경이 있어야 개별적인 기술 연구가 빛을 볼 수 있는 때다. 이제 좋은 카메라 모델 하나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것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기업은 없다.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한 환경 자체를 조성할 수 있거나, 새롭게 조성된 환경 안에 의미 있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전이나 보안 문제가 특정 범죄 몇 가지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넓게는 국제 정세까지도 고려하는 등 상황 전체를 분석하는 것으로 변화하는 것과 비슷하다.

기술도 아니고 시장을 연구·분석만 하는 사람이 100명이라니. 그 규모도 규모지만 그들의 연구 결과가 사업에 실제로 반영된다는 게 놀랍다. 경영진의 ‘느낌’이나 ‘확신’이 많은 것을 결정하는 분위기는 없는가 정확히야 어떻게 알겠냐만 일단 회사 CEO인 리첸 푸라는 인물이, 나의 빅 보스(big boss)인데, 시장을 꿰뚫는 통찰에 관한 정보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표피의 현상 밑에 흐르는 원인들을 보고 싶어 한다.

한 번은 나랑 태국 출장을 같이 간 적이 있다. 리첸 푸는 언어 소통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실무 차원에서 관계자들과 대화를 한 내가 볼 수 없었던 것을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말해주더라. 정말 놀랐다. 우리 사장님이라 자랑하는 게 아니라, 뭔가 남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100명의 연구진들을 꾸려가고 사업에 반영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한국시장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것인지가 더더욱 궁금해진다 세세한 전략이야 공개하기 곤란하지만 큰 명제는 하나다. 바로 ‘한국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건 사실 삼성한테 배운 거다. 삼성이 중국 시장에서 절대로 ‘한국기업’ 티를 내지 않는다.

물론 중국인들 중에 삼성이 한국기업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광고나 홍보를 통해서도 ‘한국이 개발한 최첨단 기술’이라든가 ‘한국에서 수입한 기술’이라는 느낌을 내지 않고, 중국인들과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니 거부감이 없다.

다후아 역시 최대한 한국의 기업이 되고 싶다. 물론 그것이 ‘이미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후아라는 회사 자체가 ‘고객 만족’을 가장 우선시 여긴다. 그래서 세계 지사가 30곳인데 AS를 위한 고객센터는 50곳을 넘는다. 지사를 설립해서 치고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대한 확실한 서비스로 기반을 다지는 것이 먼저라는 전략이다. 사람 많고 돈 많은 시장이라고 잘 해주고, 후진국이라고 물건만 파는 행위는 절대로 지향하지 않는다. 다후아 물건이 들어가는 곳이라면 최대한 AS 센터를 설립해 전문가들을 고용한다.

아직까지 CCTV 업체라고 하면 프라이버시와 관련하여 이미지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CCTV 영상이 유출되기도 하고, 특히 중국 정부는 신호위반과 관련하여 보행자들의 얼굴을 인식하는 장치를 마련하기도 해 사생활 침해 논란이 많았다. 누군가 이런 점을 활용해 다후아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릴 때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가 불미스러운 사고들이 일어나고 경쟁이 치열한 곳에 있다 보면 거짓 정보들이 난무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후아뿐 아니라 CCTV 업체들 전부 자신들의 장비에 기록된 영상 정보들에 신경 쓸 수가 없다. 일단 정보가 너무 많아 고객들의 은밀한 모습들을 찾아낸다는 게 웬만한 노력으로는 되지 않는다.

물론 분석이나 연구를 위해 고객들의 영상은 극히 일부가 사용되기도 하는데, 비율로만 봐도 정말 극소수다. CCTV 업체가 사업상 모으게 되는 자료들은 합법적으로 관리된다. 정부가 요구할 때도 있지만 다후아는 정부와 이런 식으로 협력하지 않는다.

다만 도시의 안전을 위한 기술 지원 정도는 한다. 제일 중요한 건 다후아가 누군가의 프라이버시를 절대 방해하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누군가의 뒤를 쫓는 것보다, 미래 시장의 흐름을 쫓아가기도 벅차다. 하루에 새로운 기술이 얼마나 많이 쏟아져 나오는가.

그러고 보니 본인도 경영진의 입장인데,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어떻게 다 소화해내는가. 이과 출신인가 인도네시아어를 전공했다. 사실은 그래서 아태 지역 담당이 될 수 있었다. 언어를 전공하면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 최신 정보를 입수할 때도 언어 특기가 있으면 유리한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난 언어를 많이 권장하는 편이다.

최근 IT 업계의 흐름이나 변화가 너무 빨라 애를 먹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엔지니어들조차도 척척 이해하는 건 아니더라. 그냥 하나하나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해가 갈 때까지 읽고, 통찰이 생길 때까지 수집하고 저장하는 것, 그 어려운 걸 누가 더 꾸준히 해나가는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딱히 왕도가 있지 않다.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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