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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다반사] 몰디브 사태와 En선생, 학습하는 겸손 2018.02.07

추락하는 권력 되지 않으려면, 미리 학습 능력 발동시켜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어제는 몰디브가 화제였고 오늘은 시인들의 이름이 세간의 관심사다. 둘의 공통점은 ‘권력’으로, 몰디브는 정치적 위기에 처한 현 대통령이 갑자기 국가 비상 사태를 선포하며 군으로 대법원을 장악하면서, ‘여행 자제’라는 키워드와 함께 여러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오늘 활발히 검색되고 있는 시인은 문단 내 권력을 이용해 성추행을 빈번하게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미지=iclickart]


권력을 가진 자가 시간이 지나도 손가락질 받지 않는다는 건 힘든 일인 듯 하다. 요즘엔 전 세계적인 추앙의 대상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마저 아동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하늘에 닿을 듯 높아졌던 공인이나 연예인도 과거 일이나 유명세 뒤에서 은밀히 저지른 일 때문에 하루아침에 깊은 지하로 꺼져버린다. 유재석 씨 정도만 남았으려나.

이런 권력에 의한 오염 현상을 최대한 밝고 긍정적으로 풀어보자면, ‘언젠가 권력을 가질 것’이라는 걸 알고 과거부터 착실히 관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사람이라면 권력을 본능적으로 갈망하는 게 당연한데, 그런 희망과 달리 권력자로서의 미래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만큼 겸손한 구석이 우리 안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겸손한 구석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가 권력자의 위치에 올랐음에도 그걸 자각하지 못해 몸가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범죄에 가까운 행위들을 ‘겸손’으로 포장하고자 함이 아니다. 자기의 글을 목마르게 기다리는 여자 편집자를 겸손하게 ‘주물렀을’ 수는 없다. 다만 수많은 몰락 사례가 있음에도 의도적이든 겸손해서든, 자기가 가지고 있거나 언젠가 가질 수도 있는 ‘권력’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건 기본적인 학습 능력을 의심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학습이 안 될 정도로 지나치게 순수한 구석 또한 ‘겸손’의 옆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겸손이든 뭐든, 학습할 줄 모르면 아름다울 수 없다.

정보보안 분야는 큰 전쟁 몇 번에 강성해진 군수 산업과 마찬가지로 막강한 힘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국방 분야에 은근슬쩍 섞여 들고 있고, 사이버전과 사이버 범죄 산업은 극심해지고 있다. 사이버 보안 산업의 성장은 사이버 범죄 산업과 발을 맞출 수밖에 없는데, 일단 반대편의 성장은 ‘랜섬웨어’라는 단어가 옥스퍼드 사전에 들어갈 정도로 급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일부 국가들에서는 ‘냉전 시대로의 회귀’가 매체에 공공연하게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각종 스파이전이 예상되는데, 이는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질 공산이 크다. 보안 전문가는 계속해서 모자라고 양육 시스템은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이것을 밝은 전망이라고만 남몰래 마음 속 기쁨으로 품고 있다면, 그건 아름다운 겸손일까. 차라리 공공연하게 ‘보안은 곧 흥할 것이니, 그 때를 대비해 미리 행동 양식을 정해놓다’는 화두를 던지는 게 오만하게 보일지라도 학습을 통한 현명함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이쯤에서 생각나는 건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그 유명한 고별 연설문이다. 그는 대통령직을 떠나며 국방산업의 지나친 성장을 경계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군사력으로 세계 정상의 위치에 선 미국의 국민들이 위대한 미국에 도취되어 있던 때, 더군다나 소련과의 신경전이 한창이던 때에, 지도자로서 하기 힘든 말이었을 것이라 더욱 빛나는 연설로 남아있다. 그 일부를 발췌해본다.

“최근의 우리 세계 분쟁들에 이르기까지 미국에는 방위 산업이 없었습니다. 미국의 보습 제조업자들은 시간이 지나고, 요청을 받으면 칼도 만듭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국방에서 즉흥적인 위기 해결이라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방대한 규모의 영속적인 방위산업을 창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350만의 남녀 국민이 국방 체계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년 군사적 안보에 미국 기업 전체의 순익보다 많은 비용을 쓰고 있습니다.

이 방대한 군사 체계와 대규모 방위산업의 결합은 미국의 새로운 경험입니다. 그 전체적인 영향력, 즉 경제, 정치, 심지어 정신적 영향은 모든 도시와 모든 주와 연방 정부의 모든 기관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발전의 긴급한 필요성을 인식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것의 심각한 함의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의 노력과 자원과 생계가 모두 관련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사회의 구조 자체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정부의 협의회에서, 우리는 추구했든 추구하지 않았든, 군사, 방위 산업 단지에 의한 부당한 영향력의 획득을 경계해야 합니다. 잘못 주어진 권력이 파괴적인 발호 가능성은 존재하며 또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결합이 우리의 자유나 민주적 절차를 위협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당연시해서는 안됩니다. 기민하고 현명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국민들만이 거대한 산업적, 군사적 방위 기구를 우리의 평화적인 방법 및 목표와 적절하게 조화시킬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안보와 자유는 함께 번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보안 기자라서가 아니라, 지금 시간의 흐름 자체가 보안을 점점 더 ‘권력’에 가까운 위치에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전의 ‘국방 산업’과 비슷한 성격을 가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산업적으로 부유해질 것이라는 좋은 소식이지만, ‘힘’의 옳은 사용을 미리 학습하지 않는다면 대법원을 장악한 몰디브의 군처럼, 혹은 온 세상에 망신살 뻗친 En선생의 손처럼 악용될 수도 있다. 지금은 ‘숨어서 보호에 매진해야 하는 겸손함’도 좋지만 동시에 ‘보안 산업이 힘을 갖는 때를 위한 대비책 마련’도 함께 추구해야 하는 시기다.

고로 좋은 때, 좋은 선례 남겨주신 몰디브 대통령님과 한국의 En선생께 감사한다. 하지만 벌은 달게 받으시고 배우시라.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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