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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길영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박사 “유비쿼터스, 개인정보 오남용 막아야” 2007.06.28

오길영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박사 “IT 발달로 감시천국 될 것”


“유비쿼터스 기술은 지극히 내밀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취합?분석해 각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컴퓨팅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술도입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개인정보의 오남용으로 인한 역기능입니다. 역기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는 한 기술의 사회적 수용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법학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길영 박사는 “IT발달에 따라 대한민국은 감시천국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박사는 유비쿼터스 사회가 다가올수록 기술발달에 따른 역기능으로 ‘빅 브라더’의 지위가 국가에서 IT로 이동된다고 지적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는 사람들의 일상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조직이다. 기술발달 이전에는 정부가 ‘빅 브라더’의 역할을 했으나 IT의 발달로 인해 빅 브라더위 지위가 IT로 넘어간다는 것이 오길영 박사의 주장이다.


오 박사는 “빅 브라더 활동의 시초는 검열”이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최초의 통신모델은 우편이며, 국가는 우편제도를 독점하면서 검열을 통해 손쉽게 ‘빅 브라더’로 활동할 수 있었다.


새로운 통신기술인 전신?전화가 등장하면서 국가는 전신·전화를 공적 영역으로 편입시켜 감시와 통제를 계속 했다. 공적 영영으로 포함시키지 못한 경우에는 그에 대응하는 별도의 감청시설을 마련했다.


IT가 등장하면서 국가가 독점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기술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국가가 독자적으로 빅 브라더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국가는 IT를 통제하기로 한다. IT를 적절히 조정하면 국가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빅 브라더가 된다.


한편 IT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가의 권력을 이용하기로 한다. 이를 위해 IT는 국가에  자신의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국가는 IT 기술의 상업화를 용인하고, 양자가 서로의 이익유지를 위해 대등한 지위로 손을 잡는다.


기술개발의 역량이 없는 국가는 시간이 지날 수록 IT에 기생하는 형태로 변해 결국 IT의 결정에 예속된다. 결국 IT가 빅 브라더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는것이 오 박사의 설명이다.


“IT는 상인에 의해 운영…개정 통비법 부작용 예상”


“이번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은 국가가 IT를 조정하는 단계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비법은 기술적 한계로 인하여 종래의 자체감청 방식을 포기하고 IT가 감청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국가는 뒤에서 IT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러한 ‘리모콘’ 방식은 국가의 입장에서는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IT가 이익추구에 매진하는 상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예상됩니다.”


통비법 문제로 화제를 돌린 오 박사는 “개정 통비법은 유비쿼터스 기술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규제대상 사업자를 ‘전기통신사업자’에서 ‘전기통신사업자 등’으로 바꾸어, 종래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새로운 기술형태의 사업자를 포함할 수 있는 여지를 두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비쿼터스 기술에서 실시간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새로이 포함시켜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유비쿼터스 기술에 무임승차하겠다는 이번 개정안은 새로운 기술이 진입하는 것을 막고, 정보를 상업화·권력화 할 것이다.


사업자 입장에서 감청에 적합하지 않은 기술은 배척하게 되므로, 기술개발의 단계에서는 늘 감청적합성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과 사업은 시장에서의 성적표를 받아보기 전에 국가의 사전심사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오 박사는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통비법을 통해 더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털어서 먼지 날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오 박사는 “먼지가 나느냐 안 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시민이 털어진다는게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통비법은 시민의 정보통신 관련 기록을 1년간 보관하도록 해 범죄와 무관하게 모든 시민의 정보통신 관련 기록을 1년 단위로 축적한다. 시민의 자기정보 결정권이 박탈되는 것이다.


“정보통신상품을 구매하는 한, 시민의 동의여부나 범죄여부와 무관하게 데이터 축적이 진행되므로 헌법에 의해 시민의 손에 쥐어졌던 멀쩡한 권리 하나가 증발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헌법이 마련한 권리를 국가가 소멸시킬 때는 시민과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하지만, 이번 통비법 개정 과정이 그렇게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오 박사는 “지금 필요한 건 통비법 개정이 아니라 개인정보보호 제도의 개혁”이라고  강조하며 “기술발전과 사회적 수요에 능동적인 새로운 법률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기술에 대응하는 단일법률의 제정으로 일관해 오던 종래의 입법방식을 지양하고,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을 불문하여 개인정보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관리?운영 할 수 있는 모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너무나 투명한 물에는 물고기가 살수 없듯이, 보안만이 강조된 사회에서 행복한 삶이 공존할 수 없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기술의 발전과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냉엄한 현실속에서도 가끔 목가적인 삶을 꿈꾸며 제법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된 것이지 철두철미한 보안시스템의 덕분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IT기술의 발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님을 거듭해서 강조하며 “국부의 양산을 위해 기술우호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통비법 개정안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는 IT 종사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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