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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정보사회 윤리헌장’ 발표가 갖는 의미 2018.06.04

지능정보사회 윤리헌장 발표, ‘사람 중심’의 지능정보사회 대전제
지능정보사회, 진입 시작 단계부터 윤리에 대해 논의돼야


[보안뉴스=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올해 마지막 봄날인 5월 31일. 조만간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사회인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한 ‘윤리헌장’ 초안이 정보문화포럼에 의해 발표됐다. 이번 윤리헌장은 지난 2016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가을에 발표했던 ‘지능정보사회 윤리 가이드라인’의 대중적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명 ‘Seoul PACT’라고도 불리는 지능정보사회 윤리 가이드라인이 4대 원칙 38개 세부지침으로 다소 상세하게 구성된 반면, 이번 윤리헌장은 전문 3문장과 본문 6문장 등 모두 9문장으로 간략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이나 IEEE와 같은 국제학회를 중심으로 2016년부터 쉼 없이 발표됐던 인공지능(AI) 윤리헌장 및 윤리선언과 시대적 요구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처럼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지능정보기술 관점에서의 윤리 이슈를 제기함과 동시에 지능정보사회라는 우리가 살아갈 환경 관점에서의 윤리적 규범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이번 윤리헌장은 ‘사람 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대전제로 하고 있다. 자율적 도덕행위자인 인공지능체(지능형 로봇)와 사람과의 공생을 추구하고는 있지만, 이는 수평적 공생이 아니라 수직적 공생을 가정한다. 따라서 인간은 모든 인공지능체에 대한 궁극적인 제어권을 가져야 할 뿐만 아니라 기술,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개발과 공급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인공지능 로봇 자신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 져야 한다(본문 3).

물론 지능정보사회가 진전됨에 따라 구성원들의 인식과 문화가 자연스레 변하면서 수평적 공생에 대한 요구도 커질 것으로 예견되지만, 그렇다고 소수의 선각자들이 이러한 흐름을 앞서 주도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지능정보사회의 가치를 논의하고 이러한 사회적 요구의 변화를 포함해 장차 발생 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수가 아닌 구성원 모두가 공론의 장에 참여하여 열린 마음으로 협의하는 문화가 지능정보사회에서는 필요하다(본문 5).

장차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지능정보기술이 인간의 개입 없이 어떤 결정을 자율적으로 내릴 경우, 그 결정과정(알고리즘)은 관련 당사자에게 설명될 수 있을 정도로 가급적 투명해야 한다. 이처럼 투명하게 결정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 그 안에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이 숨겨져 있지는 않은지 혹은 의도적인 은닉기능은 없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된다(본문 4).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른 긍정적 사회 변화가 예견됨에도 불구하고 많은 구성원들이 변화를 우려하거나 불안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장차 이루어질 변화가 나를 포함한 인간의 존엄과 안전을 해치거나 전통적으로 지켜온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왜곡·훼손할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본문 1). 이는 지능정보기술 활용에 따른 지능정보사회로의 이행과정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며, 기술 혁신에 따른 사회적 변화 모두에서 항상 전제되고 만족되어야 하는 일종의 공공성이다.

일부 전문가들이 예견하듯이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됨에 따라 중산층이 몰락하고 빈부격차가 심화되며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할 줄 아는 소수에게만 부의 편중현상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지능정보사회에서 앞으로 이루어질 성과와 혜택은 소수에게 편중되기 보다는 모두에게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본문 2).

[사진=서울여자대학교 김명주 교수]

이번 윤리헌장은 앞으로 맞이할 지능정보사회를 전제하고 있기에 사회구성원 전체가 지능정보사회에 주인처럼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디지털시민성 함양을 마지막으로 강조한다(본문 6). 디지털 시민성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이미 공론화 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로서, 지능정보사회 구성원들이라면 꼭 갖추어야할 필수 역량을 뜻한다. 이는 의무적인 시민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시민으로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사회구성원에 대한 교육 시스템 전체도 함께 바뀔 것을 요구한다.

흔히 윤리는 돈이 되지 않는 소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좀 더 긴 안목으로 생각하고 우리 주변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윤리적인 것이 가장 경제적이며 가장 긴 생명력을 갖게 됨을 발견할 수 있다. 개인도, 기업도,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윤리는 지능정보사회로의 진입 시작 단계부터 적극 논의돼야 한다. 다수 국민들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더 많이 만들어 지능정보사회에 대한 담론과 스토리텔링이 본격화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지능정보사회 윤리에 대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지능정보사회 윤리헌장이 이러한 공론의 장에서 회자되는 감초 같은 존재,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_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교수/前 한국인터넷윤리학회 회장(mjkim@s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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