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후보 UCC 퍼날라도 선거법 위반? | 2007.08.13 |
UCC에 대한 선거법 과도한 해석에 시민단체 헌법소원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이었던 조지 앨런 후보는 8월 거리유세에서 민주당의 짐 웹 후보 진영의 인도계 청년이 자신을 촬영하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의 이름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macaca(원숭이)’라 부르는 것이 좋겠다. macaca가 미국에 온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 장면이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 앨런 후보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혀 거센 비난을 받았다. 몬태나 주 상원의원이었던 콘래드 번스 후보는 농장법안과 관련된 공청회 도중 잠깐 졸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 약 10초 정도의 이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UCC ‘번스의 낮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농민의 반감을 사 낙선하고 말았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UCC 등 사용자 제작 콘텐츠인 UCC를 통한 선거운동에 크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UCC가 200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선관위 “퍼나르기도 선거에 영향 미치려는 의도”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은 네티즌의 정치참여라는 긍정적인 면을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배글이나 근거 없는 비난, 폭로 등으로 인해 후보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을 근거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93조에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 도서,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기타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지난 6월 22일 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을 인터넷 게시판이나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선관위의 강한 의지에 따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블로그, 카페 등에 게시한 네티즌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으며, 한 인터넷 신문 편집국장이 구속되는가 하면 정치포털사이트인 <서프라이즈닷컴>이 선관위에 고발되기도 했다. 문화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등 6개 시민사회단체는 공선법 93조에 대한 위헌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공선법은 선거의 주인이 되어야 할 유권자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후보와 언론은 날마다 대선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선거의 주체인 유권자는 후보에 대한 평가와 검증과정에서 입을 다물라고 요구한다. 공선법은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 명예훼손을 넘어 후보에 대한 지지,추천, 반대까지 불법행위로 간주하고 단속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연일 논평을 내고 기자회견을 열면서 “선관위의 단속이 시작된 후 대선후보를 언급한 게시글이 70% 이상 감소했다. 이것이 바로 검열과 규제, 감시의 효과”라며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권자의 입에 재갈을 물려놓고 후보와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만으로 대선을 치르라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시민단체 “선관위 UCC 운영지침, 시대착오적” UCC에 대한 문제는 선거법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주목하는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패배한 조지 앨런·콘래드 번스 후보처럼 언제 어디에서 후보의 모습이 찍혀 인터넷을 떠돌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관위는 별도의 UCC 운영지침을 만들어 공표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시대착오적인 지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UCC 지침을 반대한다. 게시판의 글만으로 글쓴이의 목적을 따지기 어려우며, 자의적이고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유권자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RSS, 트랙백, 퍼가기, 스크랩 등 정보공유와 소통을 위한 기술적 환경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UCC 반복게시를 금지한 것은 시대착오적이라 할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온라인 인구가 30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들이 미니홈피와 블로그, 카페 등 자신만의 미디어 공간에서 일촌, 이웃, 회원 등으로 얽혀있는 상황에서 선거법을 확대 적용해 유권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국회는 자신에게 유리한 선거 룰을 만들기 위해 공방을 벌였지, 선거 주체인 국민의 선거참여 확대는 등한시했다”며 “UCC 등 온라인상의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정치활동과 선거활동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은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를 해칠 것이며,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큰 저항과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선관위는 “확대해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법상 규제대상이 되는 것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당선·낙선을 유·불리하게 하기 위한 의도를 포함하는 경우이며, 해당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게시하거나 퍼 나르는 것 역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 선관위의 입장이다. 팬클럽이나 개인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 인터넷 유머사이트에 올린 글, 같은 정치적 성향을 가진 모임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UCC, 카페 운영자에 의한 신문기사의 복사와 전송 역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UCC, 대선향배 좌우할 변수 될까? UCC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큰 폭으로 제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UCC는 대선의 향배를 좌우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 2004년 4·15 총선 당시 논란이 된 정동영 열린우리당의장의 노인폄훼발언과 같은 예상하지 못한 실수가 어떤 후보 진영에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거기간 동안 특종을 노리는 언론과 인터넷 포털들은 저마다 선거 UCC전략을 마련하면서 네티즌을 끌어들이고 있다. 주요 언론사들은 동영상 UCC 공급업체나 포털과 제휴해 대선을 위한 UCC 기자단을 선발하고 있다. 야후코리아는 지난 3월, 다음은 7월 대선사이트를 오픈했으며, 네이트는 8월 중순 경 대선페이지를 오픈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10월 경 관련뉴스를 종합해 볼 수 있는 수준의 대선페이지를 준비하고 있으며, 다른 포털과 함께 선관위 대선사이트 공동운영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각 후보 캠프에서도 UCC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팬카페나 팬클럽에서 후보에 대한 UCC 응모전을 펼치는 등 일반 네티즌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UCC는 선거법의 제약 때문에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노골적인 내용은 네티즌의 호응을 받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 UCC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쓰일 때 더 효과가 크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 UCC가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대선에서의 변수를 미리 점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UCC는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다. [김선애 기자(boan1@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