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인식 업계 빅뱅 가능할까① | 2007.09.10 | ||
‘빅뱅(Big Bang)’ 우주를 탄생시킨 대폭발을 의미하는 말이다. 뭔가 획기적인 대개혁을 단행하거나 또는 거대한 두개의 힘이 부딪힐 때도 우리는 빅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돌려 말하지 않겠다. 최근 국내 바이오인식 업체들끼리의 빅뱅, 즉 대규모 M&A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직은 가능성에 그 의미를 두고 있지만 이들은 ‘생존’을 위해서 M&A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에 동감한다. M&A라는 단어라면 반감만 갖고 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지면서 M&A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내 바이오인식 업계의 M&A 가능성 진단 전 세계 바이오인식 업계 ‘헤쳐모여’ 시작됐다 국내 바이오인식 업계는 그동안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다.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속속 개발돼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Made in Korea’로써 높은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는 분명 낙후된 국내시장을 터전으로 삼고 있는 업계로써는 거의 기적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거대기업들이 탄생하면서 국내 업계에 커다란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한 바이오인식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한다. 물론 성경에는 골리앗이 다윗에게 패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신체적으로 왜소한 다윗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진리다. 골리앗을 이길 수 있는 비책을 찾아라!
중동지역 관공서에 수출을 물색 중인 한 업체의 관계자는 “최근 들어 L1이나 Daon 등 M&A를 통해 덩치를 키운 대형기업들과 해외시장에서 격돌하는 횟수가 부쩍 늘어났다”고 전한 뒤 “국내 업계도 무엇인가 자구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큰 어려움에 빠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걱정을 털어놓았다. 사실 국내 바이오인식 업계는 그동안 높은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지문인식 분야는 전 세계 어떤 나라와의 경쟁에서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항상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자금력을 앞세워 거대기업을 탄생시켰고, 이는 국내 바이오인식 업계에는 커다란 재앙의 씨앗으로 자라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다간 당한다, ‘위기의식’ 증폭 M&A를 통해 만들어진 거대기업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것은 제품의 A/S와 같은 사후 서비스에 강점을 나타낼 수밖에 없고, 이는 오로지 기술력만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국내 기업들에는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 국내기업들의 선전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다른 국가와는 달리 국내는 유난히 바이오인식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질 않았으며, 인증에 대한 오류율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여기에 2002년에 발생한 ‘패스21 사건’은 벤처기업 위주의 바이오인식 업계에 찬물을 끼얹어 버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와 같은 국내시장 상황은 바이오인식과 관련한 정부 중심의 각종 사업이나 투자를 뒤쳐지게 만들었으며, 자연스럽게 바이오인식 업계는 국내시장의 한계를 직감하고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어떤 사업이든지 자국내 시장이 성숙하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는 9·11 테러를 기점으로 ‘바이오여권’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프라이버시보다는 안전과 보안이 강조되는 상황이 조성됐고, 이를 기폭제로 각종 보안 산업에서 바이오인식을 이용한 새로운 제품들이 앞 다퉈 출시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런 것들이 거대 바이오인식 그룹의 탄생배경이 된 것이다. 또한, 최근 우리보다 바이오인식 분야에서 한참 뒤쳐졌다고 판단됐던 중국이나 싱가포르, 일본 등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싱가포르는 자국인이 맡고 있는 ABC 의장 직위를 이용해 바이오인식 기술과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중국은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바이오인식 산업에도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일본은 후지쯔, 히다찌, 미쯔비시, 산요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바이오인식 산업에 뛰어들면서 또 다른 바이오 대국으로 나설 태세를 갖춘 상황이다.
해결과제가 ‘산 너머 산’이로다~ 현재 업계는 이런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로 ‘우리도 M&A를 통해 대기업을 탄생시켜야 하지 않느냐’라는 생각에는 암묵적으로 동의가 된 상태다. 하지만 이것이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는 해결해야 될 과제가 너무나 많다. 우선 국내 업계는 지문과 얼굴, 홍채와 정맥, 서명과 음성 등의 기술들이 모두 제각각의 영역을 차지한 채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모든 바이오인식 기술이 합쳐지고 있는 경향과 비교해 본다면 상반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문인식 분야에만 치중되고 있는 산업구조는 그나마 경쟁력을 갖춘 국내기업들의 대부분을 지문인식기술 테두리에 묶어놓고 있으며, 이로 인해 L1과 같은 M&A 방식(얼굴+홍채+지문+스마트카드)을 통한 기업 탄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또한, 그동안 국내 및 해외시장에서 국내기업들끼리 격렬한 경쟁을 펼쳐온 탓에 서로 간 껄끄러운 분위기를 갖고 있다는 것도 M&A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올해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졌던 A기업과 B기업의 해외시장 영역 싸움은 국내 바이오인식 업계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L1과 같은 커다란 투자자가 없다는 것도 큰 문제로 지목될 수 있다. 국내 업계는 거의 벤처기업들이 대부분이라 하나의 업체가 다른 업체를 인수하기에는 여의치 않은 구조다. 따라서 여러 개의 업체를 한꺼번에 합칠 수 있는 큰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움직여줘야 하는데, 앞서 말했다시피 내수시장의 협소함은 대기업들에게 바이오인식시장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간 시큐리티월드 통권 제128호 권준, 김용석 기자(info@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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