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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자여권 소지자만 무비자 입국 허용 방침 2007.09.13

전자여권 수요 급증 ‘여권 대란’오나?


미국이 우리나라가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가입하더라도 전자여권을 소지한 사람에게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는 제한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국이 내년에 VWP에 가입할 경우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하려는 우리 국민들의 전자여권 수요가 급증하면 여권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이 VWP에 가입할 경우 전자여권을 소지한 사람만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우리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문 등 여권 소유주의 개인정보가 칩 형태로 내장된 전자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한해 무비자로 미국 입국을 허용하되 기존 여권으로 입국하려는 사람은 현행대로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것.


외교부는 내년 중 VWP가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이 같은 방침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입국 희망자의 전자여권 발급 수요가 급증, ‘여권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자여권제의 시행 초기에 발급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 기술적으로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미국 당국을 상대로 기존 여권으로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측이 출입국관리는 개별 국가의 주권 사항임을 내세우고 있어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현재 미국의 원안대로 VWP 가입이 이뤄지면 한국 내 여권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해 전자여권제도의 안정적 도입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며 “유연성있는 VWP 운영이 이뤄지도록 미국측과 협상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전자여권을 내년 1/4분기 중 외교관과 관용 여권 등에 한해 시범 발급하고 같은 해 7월부터 모든 신규발급 신청자로 확대 발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전자여권이 도입되더라도 현행 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유효기간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외교부는 현재 미국과 비자면제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중이기 때문에 전자여권 소지자만 무비자 단기 입국이 가능하도록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등 기존의 비자면제 혜택 국가들처럼 현재의 사진전사식 여권으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미국측에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이 ‘출입국관리는 고유한 주권 사항’임을 내세워 우리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전자여권 발급 체제를 대폭 개선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외교부는 여권 신청접수 업무를 현재의 66개 기관에서 160∼200개 기관으로 확대할 예정이고 이렇게 되면 전자여권 발급 과정에서 적체 현상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인터넷 여권신청 예약 접수제 역시 특정 접수창구에 여권 신청량이 집중되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성능개선을 통해 여권발급기의 처리용량을 현재의 여권 1권당 90초에서 70초로 단축시킬 예정이며 여권 수요가 늘어날 경우에는 24시간 발급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38개 인권시민단체는 “세계 각국이 생체여권을 도입하게 된 것은 미국에서 제정된 하나의 법 때문”이라며 “미국의 요구 때문에 27개국의 법과 제도가 변경되는 웃지 못 할 코미디가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국경보안과 비자개혁법안’은 미국의 비자면제를 받는 국가들에게 생체여권을 도입할 것을 의무화하였다”며 “미국의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가입된 국가는 총 27개국으로 이 법이 제정된 후 미국의 비자면제국가로 남기 위해 일제히 생체여권을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능한 논의테이블을 모두 활용해 생체여권의 문제점을 알려나갈 계획이며 앞으로 있을 국정감사 질의를 비롯해 국회 관련 위원회 의원들을 만나 생체여권의 위험성, 인권침해 요소를 설명하는 등 법적 제도적으로 직접 개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이러한 여러 가지 논쟁으로 의견이 분분했던 전자여권 문제는 한국이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가입하더라도 전자여권을 소지한 사람에게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는 미국의 방침으로 일단락 될 수 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전자여권의 도입이 미국의 일방적 요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모든 국내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와 또 지금도 논쟁이 되고 있는 전자여권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제 전자여권 도입이 눈 앞에 다가오고 있다. 앞서 우려한 문제들은 전자여권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사용하면서 개선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 여론 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3명 가량이 출국 시기와 상관없이 빠른 시일 내에 전자여권을 신청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나 전자여권에 대한 인식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형 기자(boan2@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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