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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조끼, 경찰도 안쓴다 ‘찬밥 신세’ 2007.10.30

무겁고 불편, ‘입어도 불안하다’ 65%에 달해

 


경찰의 안전을 책임지는 호신조끼가 경찰에게도 홀대 받으면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경찰들은 현재 지급되고 있는 호신조끼가 ‘무겁고 불편하다’며 사용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이 지난해 호신조끼를 사용하는 전국 경찰관 65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1384명인 21.1%가 호신조끼를 착용해도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보통(2880명)이라고 응답한 경찰을 포함하면 전체 65%가 조끼를 입어도 안전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는 불안감을 느끼는 4264명을 대상으로 착용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이들 대부분은 불편해서(2941명), 귀찮아서(571명) 등이었고 무겁고 행동이 불편해서라고 응답한 것도 317명이나 됐다.


이처럼 호신조끼가 사용되지 않은채 그대로 방치돼 있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사용자 중심보다는 안전성만 고집했기 때문이다. 물론 안전을 위해 고한 된 제품인 만큼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 있지만 결국 사용자가 이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호신조끼는 지난 2004년 경찰관 2명을 살해한 뒤 도주한 이학만 사건 이후 경찰관의 안전보호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자 기존 무거운 방탄조끼를 개선·보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청은 올해까지 모두 47억9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 외근형사용과 지구대원용으로 전국 경찰서에 배포했다.


배포만 하면 끝? 부실한 A/S 등 의혹 투성이


지난 2005년 납품된 모 회사의 제품(2990개, 11억 원)의 경우 미국 현지 에이전트에서 경찰청을 방문해 제품의 하자 의혹을 제기하면서 부실제품이 드러났다.


이는 경찰청이 납품된 제품의 성능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됐다. 그러나 경찰청은 책임은 커녕 오히려 사건 은폐를 위해 A/S를 한 후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한 자세를 보여 비난을 샀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근거에 의해 조목조목 따지며 호신조끼 납품에 대한 부정입찰과 제품의 문제점 등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이 착용을 꺼리는 무게에 대해서도 규격보다 14.8%가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A/S 제품 대형사이즈의 무게는 1550g으로 당시 규격 1350g보다 200g이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책임 회피를 위해 서둘러 A/S를 했지만 불량품을 포장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호신조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방검성능과 활동자유를 위한 무게는 염두에 두지 않아 불합격 제품을 재생산한 꼴 밖에 되지 않았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이처럼 호신조끼의 불량 요소 원인은 외부 충격을 완화해주는 부직포에 있다. 하지남 현재 사용되고 있는 호신조끼의 대부분이 오랜 눌림상태가 지속되면서 부직포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며 방검성능의 저하를 가져온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부직포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원단의 겹을 늘려 무게 감소와 방검성능을 높였다.


실제로 미국현지 시험기관인 H.P White Lab에서 실험한 결과 원단 21겹과 눌려진 부직포 1겹으로 되어있는 현재 조끼 상태를 실험했을 때는 불합격 판정이 나왔으며 원단만 사용한 경우에는 같은 21겹이라도 합격됐다.


정 의원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제로 이용을 안하고 있다면 또 다시 제2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며 “사용자 중심의 호신조끼 개발과 함께 의혹이 일고 있는 부실제품에 대해서도 조속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군득 기자(boan3@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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