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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정보보호산업, 무엇이 문제인가? 2008.01.09

우리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도입한 데이터베이스마케팅(DBM),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은 국내 기업환경에 맞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 하지만 해외 선진 기업들은 이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생산성을 증대시킨 사례가 많다. 이 같은 해외 사례를 통해 국내 개인정보보호 산업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짚어본다.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마케팅 생산성의 획기적 증대를 기대하며 데이터베이스마케팅(DBM), 고객관계관리(CRM) 등 선진국에서 개발된 최신 마케팅 기법을 앞 다투어 도입했다. 그러나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효율성이 향상되지 않음에 따라 선진 마케팅 기법들이 우리 기업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반면에 DBM/CRM을 활용해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해외 선진 기업 사례는 무수히 많다. 이에 해외 사례 연구를 통해 해외 개인정보 산업의 현황과 그 시사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개인정보서비스 산업이란 기업이 DBM, CRM 등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고객정보를 제공해주는 데이터 판매 산업을 말한다. 최근 데이터베이스마케팅(Database Marketing),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rketing), 고객 중심 마케팅 등의 새로운 마케팅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매스마케팅이 고객 모두가 동일한 욕구를 갖고 있다는 가정아래에 수행하는 마케팅이라면 DBM이나 CRM 등과 같은 새로운 마케팅은 고객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마케팅 활동을 차별화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마케팅 개념들이 추구하는 공통적인 목표가 개개인의 고객이 차별화 되어 고객의 일생가치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므로 미래 마케팅 경쟁력의 핵심은 고객중심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다.


고객 데이터는 DBM, CRM 등의 새로운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한 원재료라 할 수 있다. 고가의 첨단 IT와 분석도구를 갖추고 있어도 고객 데이터 없이는 DBM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개별 고객정보를 확보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데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고객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하는 이유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가 보유한 데이터 항목들 간에 차이가 점차 사라지면서 업체끼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에 따라 이익률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업체 간 인수합병도 하루에 몇 건씩 행해지고 있다. 대형 개인정보서비스업체는 서비스 차별화와 이익률 증진을 위해 데이터 판매나 대여 업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


서비스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모델링, 마케팅 조사, 컨설팅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 최종적으로는 기업의 마케팅 기능을 통째로 대행해 주는 마케팅 브로커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즉, 원하는 고객명단을 기업에 대여하기 보다는 자신의 고객 데이터베이스에서 직접 고객을 선별하고 프로모션을 수행하여 의뢰 기업의 제품을 판매한 후 판매된 물량에 대한 일정 수수료를 청구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데이터 판매 산업 발달


미국의 경우 KT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고객데이터에 관한 총체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600여 개가 넘는 주요 DM 기업들이 등록되어 있고 이들 기업들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종류는 50여 가지에 이르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개인정보 서비스 산업이란 기업이 DBM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고객정보를 제공해주는 데이터 판매 산업을 말한다. 미국이 세계 DBM 산업을 리드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개인정보 서비스 산업이 매우 잘 발달돼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에 반해 우리의 경우 개인정보 산업이라는 용어조차 낯선 환경인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가 기업에게 어떤 종류의 혜택을 제공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3가지의 서비스를 살펴보면 첫째,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한 기업의 고객주소를 정기적으로 갱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경우 1년에 4000만명 이상이 주소지를 바꾼다고 한다.


소비자의 17% 그리고 기업의 경우 22% 정도가 매년 이사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경우처럼 고객정보 파일을 보유한 각 기업들이 각자 주소갱신을 하자면 엄청난 자원이 낭비될 수 있다. 주소갱신을 하지 않으면 DM의 반송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둘째,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는 고객 데이터 항목 첨부(list enhancement) 서비스이다. 예를 들어 InfoUSA의 자회사 도넬리마케팅은 미국에 거주하는 1억 가구, 2억 2500만 명에 대한 개인 상세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별로 성별, 나이, 소득, 가옥소유유무, 가옥의 가치, 거주형태, 신용카드 정보, 우편주문 여부, 자동차 유무, 인종, 결혼유무 등 250개 데이터항목을 보유하고 있다.


InfoUSA는 또한 기업별 상세 데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1,400만 미국 기업의 개별 데이터를 구축하여 사업의 종류, 판매량, 직원 수, 최고경영자의 인종, 설립일, 신용점수, 전화·팩스번호 등 70개 데이터 항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데이터 항목 첨부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은 원하는 데이터 항목과 함께 고객명단과 주소를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에 보낸다.


그러면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에서는 자신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여 필요한 데이터 항목을 보내준다. 데이터 항목이 없을 경우 해당 고객이 거주하는 지역 주민 수십 명의 평균 값을 제공하기도 한다.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가 제공하는 세 번째 중요한 서비스는 잠재고객 명단과 주소·전화번호를 대여해 주는 서비스다. 위의 두 서비스는 의뢰한 기업의 기존고객에 대한 서비스라면 세 번째 서비스는 잠재고객에 대한 서비스다.


즉 기업은 표적시장의 신규 고객을 획득하려 할 때 DM이나 TM을 수행하기 위한 고객명단과 주소 및 전화번호가 필요하다. 전화번호가 기재된 고객에게 무차별로 접촉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 효율성이 낮아진다.


그러므로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에 필요한 잠재고객의 성격을 제시하여 요구된 특성에 부합되는 고객만을 선정해 달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특정 지역에 거주하면서 골프가 취미인 30~60세까지의 남성고객 1만 명의 명단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개인정보 서비스 업체는 위의 세 가지 주요 서비스 외에도 고객 주소에 위도와 경도 값을 제공하는 지리정보데이터, 이를 지도에 그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 고객을 유사한 동질집단으로 분류해 주는 군집(cluster)정보 등도 제공하기도 한다.


법적 근거 마련으로 합법적 고객정보 사업 활발


미국에는 수많은 고객정보 서비스 업체가 있지만 고객 데이터에 관한 총체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는 인포유에스에이(InfoUSA), 액시엄(Acxiom), 엑스페리언(Experion), 에퀴팩스(Equifax) 등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방대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 여러 기관이나 업체로부터 데이터를 구매하고 이를 가공하여 기업에 판매한다. 최근 업체들 간의 차이는 없어져가고 있는 것이 추세이다.


1969년 설립된 대표적인 미국 고객정보 서비스 업체인 액시엄은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액시엄은 2001년 이후 최근 3년 간 약 15%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세계 고객정보 서비스 산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에는 앞서 언급한 4대 메이저 고객정보서비스업체 외에도 100여 개 이상의 군소 고객정보 서비스 업체가 성행하고 있다. 1999년 수행한 A.T. Kearney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고객정보서비스 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1600억 달러(192조 원)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 비해 개인정보보호 의지가 강력한 유럽에서도 고객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많다. 예를 들어 프랑스 고객정보 서비스 업체인 컨소데이터(Consodata)는 1995년 설립되어 현재 영국, 스페인,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중국 등에까지 지부를 두고 있다. 2003년 매출액 증가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설립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컨소데이터의 사업영역은 미국의 고객정보 서비스 업체와 거의 비슷하다. 컨소데이터의 핵심 사업영역은 고객 리스트 대여, 표적고객 선정, 고객정보 갱신 서비스 등 고객정보서비스 사업이다. 그러나 최근 캠페인 대행, 데이터 분석대행, 고객데이터 관련IT 인프라 구축 등 다른 DBM 관련 산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고객정보 서비스 산업은 DBM 산업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DBM 선진국들은 합법적인 고객정보 판매 및 교환을 위한 법적 근거를 일찍부터 마련해 놓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수준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유럽 국가들조차 고객정보서비스 산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데이터항목에 대해서는 판매를 허용하는 추세이다.


적절한 규제와 인식제고로 올바로 사용해야


최근 전미직접마케팅협회(DM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DBM·CRM 시장 규모는 미국의 40분의 1, 일본의 15분의 1로 상대적 경제 규모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DBM·CRM 도입 성과가 선진 기업에 비해 저조한 이유는 세 가지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첫째, 우리 국민은 기업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마케팅에 활용 하는 행위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다. 이메일이나 휴대폰을 통해 원치 않는 광고 스팸 메일을 끊임없이 받아 본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기업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저항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은 선진국에 비해 그 보호 강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제를 강화할수록 기업의 고객정보 획득 비용이 동시에 올라가기 마련이고 또한 합법적인 고객정보 유통을 어렵게 만들수록 불법적인 정보유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합법적인 고객정보 획득 비용이 너무 높다면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불법으로 고객정보를 취득하려 하기 때문이다.


둘째, 합법적인 고객정보 유통의 제한으로 우리나라 기업은 신규 고객정보를 획득하거나 기존 정보를 갱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고객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우리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이 보유한 고객정보의 질이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신규 고객정보를 획득하거나 기존 고객정보를 갱신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기업이 직접 고객을 접촉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필요 정보항목을 소유한 기관에서 구입 하는 방법이다. 주소와 같은 고객정보 판매가 법적으로 용인된 선진국에서는 보통 정보 판매업체에서 필요 정보를 구입한다.


그러나 고객정보 구입이 거의 불가능한 우리나라 기업은 시장조사 등을 통해 자신이 직접 고객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는 막대한 데이터 수집·갱신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셋째, 우리나라 기업들은 데이터웨어하우스, 데이터마이닝 소프트웨어, DBM·CRM솔루션 등 관련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면 DBM·CRM이 자동으로 된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말 그대로 DBM·CRM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보조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DBM·CRM과 같은 최신 마케팅 기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앞서 해외 사례에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적절한 규제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수집된 개인 정보를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글: 양용석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정책비서관>

 

[월간 정보보호21c 통권 제89호(inf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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