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판] 소문 무성한 로봇들, 지금 어디에 있나? | 2020.04.11 |
자동화와 로보틱스 기술, 소문 무성하지만 체감될 정도는 아냐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로 오히려 창고와 운송업의 노동 인구 늘어나고 자동화의 세 가지 사이클 예상돼...2030년 들어서면서 본격적 인력 대체 있을 것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인공지능이라는 기술 때문에 많은 산업과 기업들이 ‘달라진 작업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그 변화의 ‘정도’와 ‘속도’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체감되는 것이 달라지겠지만, 뭔가가 일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인공지능이 그려 갈 미래에 대한 상상력도 곧잘 논란에 부딪히곤 하지만, 아무튼 우리는 그쪽으로 분명히 가고 있다. ![]() [이미지 = iclickart] 최근 MIT 슬로운(MIT Sloan)에 ‘로봇들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대량 실직 사태에 대한 염려가 실상은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자동화와 로봇을 도입한 조직들의 생산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도 아니”라며, “기술이 우리가 상상하고 광고했던 것보다 영향력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증명됐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오히려 지난 몇 년 동안 이른 바 블루칼라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주장은 올바른 것일까? 자동화가 보편화 되어도 기존의 노동력이 여전히 필요할까? 아마 당분간은 저 주장이 유효할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특히 전자상거래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다. 누군가는 실제 물건을 보관하고 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 글의 작가는 2013년부터 2018년 사이 운송과 창고 산업의 고용률이 20% 이상 증가했다는 자료를 제시하는데, 이는 전체 경제 성장률인 9%과 비교해서 상당히 높은 수치다. 게다가 아마존이 창고와 운송 네트워크 유지 및 운영을 위해 10만 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이 현상은 더 힘을 받기도 한다. 지금도 우리는 거대한 창고에서 출발해 전 세계로 흩어지는 거대한 트럭들의 행렬을 종종 보곤 한다. 새벽마다 고속도로는 이런 차들로 가득하다. 자동화 기술이 발달하면 운전 기사들이 제일 먼저 퇴출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람의 감독 없이 창고에서 혼자 물건을 골라 싣고 알아서 차를 몰아 배달을 완료하는 기술은 아직 준비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운송과 창고업에서는 당분간 사람의 힘이 필요할 것이다. 실제 2016~2026년 사이의 창고업 고용률은 21%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지표들이 ‘아직 로봇은 무용지물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하는 건 아니다. 게다가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반드시 물리적인 형태를 가진 로봇만은 아닐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형태로 개발되는 로봇들이 오히려 더 이런 면에서는 무섭게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콜센터 근무자들은 이미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들에게 답을 제공하는지 모니터링 되고 있는데, 이 모니터링 요원이 바로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다. 그 외에도 숙박 산업, 제조업, 창고업 및 일반 소매상에서도 인간 노동자들을 모니터링하면서 동시에 다음 할 일을 알려주는 인공지능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물론 모니터링을 한다고 해서 채찍을 들고 있거나 거친 목소리로 강압적인 명령을 하는 건 아니다. 아직은 사람의 능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받아들여지고 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나중에도 그럴까? 현재 센서와 카메라, 네트워크 기술은 점점 고도화 되고 있으며 동시에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은 보다 정교하고 정확한 감독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이 인공지능 감독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작업의 프로세스와 단계들을 분석함으로써 지금의 인간 노동력을 돕고 있지만, 사실은 미래에 올 자동화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공상 과학에서 꿈꾸는 완전 무인, 완전 자동화를 위한 기초가 차근차근 쌓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블루칼라에 속하는 사람들만의 위기가 아니다. 엔지니어링과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의 깊숙한 침투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도대체 이 로봇들은 언제 우리 눈 앞에 나타날까? 1961년 인공지능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마틴 민스키(Martin Minsky)는 주장했다. “우리는 지금 스스로의 지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기계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심지어 장악할지도 모르는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고 말이다. 당시 민스키는 정확히 ‘언제’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아마도 십수 년 내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이 그런 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민스키의 우려가 발표되고서 6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우린 여전히 로봇의 존재를 체감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조금 늦어지고 있는 것일뿐, 민스키의 말이 허황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늘어나는 창고업에서도 자동화 및 로보틱스 기술이 점점 더 많이 도입되고 있다. 심지어 창고업을 겨냥한 로보틱스 시장은 2023년까지 5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2017년의 시장 규모는 24억 달러였다. 전자상거래의 발달로 창고 산업에서 고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앞서 말했다. 재미있는 건 이 인력들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주문이 들어온 상품을 박스로 포장하는 부분에서는 확실히 로봇들의 역할이 많아지고 있다. 포장된 상품을 제대로 골라서 차에 싣는 건 아직 사람들이 하지만, 이 역시 조만간 로봇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신기술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 둘, 너무 느려서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지만, 분명히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예들이 생기고 있다. 이러다 언젠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완전 자동화 창고가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PwC는 최근 연구 보고서를 통해 자동화의 세 가지 사이클에 대해 설명했다. 이 사이클은 서로 겹치며, 2030년대까지도 이어질 전망이고, 인간의 직업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이 세 가지는 순서대로 ‘알고리즘 사이클’, ‘증강 사이클’, ‘자율성 사이클’이다. 알고리즘 사이클은 2020년대 초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인공지능 때문에 위협 받는 직업은 3%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202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증강 사이클이 시작되고 약 20%의 직업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PwC는 보고 있다. 이 20%는 2030년대 중반이 되면 3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고를 로봇들이 거의 다 차지하고 반자율화 차량이 물품을 배송하는 것은 2020년대 후반 정도가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 조사 기관인 포레스터(Forrester)의 부회장이자 수석 컨설턴트인 후아드 스미스(Huard Smith) 역시 2030년까지 위치 기반 직업들의 38%가 자동화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해 아래 새 것은 없나니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결국 많은 직업들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건, 고효율과 속도를 가장 높은 가치로 여기고 추구하는 오래된 인간 사회의 속성 때문이다. 20세기로 막 접어든 그 옛날, 경제학자이자 공학자였던 프레데릭 테일러(Frederick Taylor)도 노동자들에 대한 과학적 관리 이론을 주장했었다. 시간과 움직임을 연구함으로써 가장 효율적이면서 빠르게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그는 믿었던 것이고, 그 믿음은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에 팽배하다. 결국 경영학이라는 학문도 사람들의 퍼포먼스라는 것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지 않은가. 테일러의 시간과 움직임에 대한 연구는 이제 인공지능 기반의 컴퓨터 비전, 사물인터넷 센서, 초연결성 등 디지털 기술들이 앞장서서 하고 있다. 그러면서 ‘더 빠른 출시’, ‘더 효율적인 개발’, ‘비용 절감’ 등의 키워드가 여러 경영진들을 유혹하고 있다. 데이터 과학과 고급 분석 기술이 필요에 의해 생겨났고, 지금 큰 대우를 받고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덴소(Denso)와 같은 경우, 드리슈티 테크놀로지스(Drishti Technologies)라는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북미 공장에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그 이유는 병목 현상을 줄이고 생산 최적화를 위한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일관되게 우리는 자동화 기술로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부는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 덕분에 일터에서 인간이 더 재미있고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무리 발전해도 우리를 돕는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경우 미션 레이서(Mission Racer)라는 비디오 게임을 고객 주문 물품을 포장하는 생산 라인에 적용해, 직원들이 마치 게임을 하듯 일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했다. 포장을 빨리 하면 할수록 미션 레이서 속 자동차에 속도가 붙는 방식이다. 포장 속도는 센서로 무장한 인공지능이 측정한다. 재미 외에 다른 요소도 있다. 최근 버클리대학 노동연구센터의 발표에 의하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노동자 관리 시스템’ 덕분에 업무 현장 제어라는 분야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한다. 노동자의 기능 발휘를 기술적으로 제어하니, 좀 더 세밀하면서도 규모 조절 면에서 유연하고, 엄격한 관리 체제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이를 좀 더 발전시키면 작업과 임무, 역할의 ‘마이크로매니지먼트’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센터는 발표했다. 현존하는 마이크로매니지먼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라는 말도 덧붙였다. 좀 복잡하게 썼는데, 효율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것도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은 기계가 아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만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업무 지시가 내려왔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기쁨과 거리가 멀다. 누가 시키는 것만으로도 거부감이 불쑥 일어나는데, 하는 과정과 절차, 방법까지 정해준다고 했을 때 정말 인간은 고효율을 발휘할까? 그것도 게임처럼 재미있게? 아직 인간은 확실히 기계보다 유연하고 정교하다. 하지만 이것이 언제 역전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확실한 건 2029년에 가까워질수록 로봇은 우리의 일상 속에 더 깊이 들어올 거라는 것이다. 그 때쯤이면 상황도 많이 바뀌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더 이상 로봇의 침투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환영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오히려 ‘왜 내 직업은 로봇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가?’라는 불평이 나올 수도 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미래에 로봇이 있는 건 확실하다. 글 : 개리 그로스먼(Gary Grossman), Edelman AI Center of Excellence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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